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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내 아들은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내 목소리가 지휘 본부의 소음을 갈랐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창백한 얼굴의 권재혁을 쳐다봤다.
“이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지검장님. 내 선택이 아니에요. 딸을 살리든가, 살인자를 계속 보호하든가. 이제 여섯 번의 기회가 남았습니다.”
네 번째 이의신청 때가 생각났다.
나는 그의 번쩍이는 마호가니 집무실에 서 있었다.
그는 서류에 서명을 하면서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차수현 씨.”
그의 목소리에는 거만한 동정심이 뚝뚝 묻어났다.
“슬픔은 때로 없는 것도 보게 만들죠. 부검의는 국내 최고입니다. 경찰도 사건을 종결했고요. 이제 받아들이고 아드님을 편히 쉬게 해주셔야 합니다.”
나는 그의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편히 쉬라고요? 길가에서 짐승처럼 치여 죽게 내버려 뒀는데! 제가 제출한 증거는 보시기나 했어요?”
“내가 본 증거는,”
그가 마침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마주 보며 말했다.
“마약으로 가득 찬 독극물 검사 결과와, 아들의 우울증에 대한 여자친구의 진술서뿐입니다. 당신의 ‘증거’는 고인과의 관계로 인해 신뢰도가 오염됐어요.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전 이 도시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라서요.”
그날 변호사가 나를 사무실 밖으로 끌어냈다. 그만두라고 조언했다.
“검찰청을 상대로 싸울 순 없어요, 차수현 씨. 당신만 묻힐 뿐입니다.”
그만둘 수 없었다.
눈을 감을 때마다 진우가 보였다.
부검대 위의 부서진 몸이 아니라, 결승선을 통과하며 승리의 두 팔을 번쩍 들던, 웃음 가득하고 생기 넘치던 내 아들이.
그의 미래는 하늘처럼 밝고 활짝 열려 있었다.
그 모든 걸 내던질 아이가 아니었다.
내가 두 번째 도구를 집어 들자 생중계 시청자들이 숨을 삼켰다. 지혈 겸자였다.
윤서아는 무릎을 꿇었다.
“제발, 안 돼, 또 그러지 마. 여보, 뭐라도 좀 해봐! 저 여자가 원하는 걸 줘!”
그녀는 남편의 양복 재킷을 붙잡고 발악했다.
“그럴 수 없어!”
그도 평정을 잃고 소리쳤다.
“보고서엔 자살이라고 나와! 그게 유일한 보고서란 말이야!”
거짓말이었다.
나는 다희의 다른 쪽 팔 위로 지혈 겸자를 가져갔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아이의 연약한 팔뚝 살에 도구를 갖다 댔다.
피부는 뚫지 않았지만, 깊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자국이 남을 만큼 꽉 쥐었다.
아이의 작은 몸이 테이블 위에서 움찔했다.
“여섯 번.”
나는 죽은 듯 단조로운 목소리로 반복했다.
내 살균실 밖의 세상은 미쳐 돌아갔다.
경찰은 내 위치를 추적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늦어버린 애처로운 울음소리였다.
그들은 나를 찾지 못할 것이다.
방송은 세 개국의 암호화된 서버 십여 개를 거쳐 송출되고 있었다.
나는 몇 달 동안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
나는 과학수사대 팀장이었다. 그들의 수법을 훤히 꿰고 있었다.
댓글 창은 분노의 강물처럼 흘러갔다.
저건 괴물이야. 찾아서 죽여버려.
사형시켜야 마땅해.
저 어린애한테 무슨 짓이야. 차수현, 저주한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저주하든, 증오하든 내버려 둬라.
“당신들의 저주는 내게 아무 의미 없습니다.”
나는 얼굴 없는 대중을 향해 말했다.
“나는 이미 지옥에 있으니까. 내 아들을 빼앗긴 그날부터 쭉. 아들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이 짓까지 해야 한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겁니다.”
챕터 목록
총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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