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백은 길드의 연회장은 빛과 소리의 숨 막히는 장관이었다. 청림 팩의 소박한 나무판자 홀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었다. 이곳에서는 작은 마차만 한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얼어붙은 별처럼 빛을 쏟아냈고, 그 빛은 잘 닦인 대리석 바닥에 반사되었다. 공기는 수백 가지 다른 마법의 기운이 뒤섞여 팽팽하게 진동했고, 값비싼 향수와 샴페인, 그리고 야망의 냄새로 가득했다. 현악 4중주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하객들의 세련된 대화 사이를 유유히 흘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주목받는 기분을 느꼈다.

소희는 나에게 그녀만의 마법을 부렸다. 그녀가 찾아준 드레스는 한밤의 하늘색, 깊고 반짝이는 남색이었다.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다 바닥에서 활짝 퍼지는 디자인이었다. 어깨는 드러났고, 머리는 우아하게 틀어 올려 길고 하얀 목선을 드러냈다. 장신구는 심플한 은 귀걸이 한 쌍뿐이었다. 나는 우아하고, 강력하며, 동시에 몹시 두려웠다.

하지만 내가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문가에 있던 작은 무리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속삭임이 내 드레스 자락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저 사람이야… 청림 팩의 원소술사.”

“불을 얼릴 수 있다고 들었어.”

“알파의 반려가 대회에 참가하다니? 들어본 적 없는 일인데.”

속삭임에는 동정이나 경멸이 아닌, 마지못해 인정하는 듯한 호기심 어린 존경이 담겨 있었다. 대회에 참가 자격을 얻은 것만으로 나는 내 팩에서는 결코 얻지 못했던 지위를 얻었다. 취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입가에 작고 자신감 있는 미소를 띠고 자세를 바로 했다. 오늘 밤, 나는 단지 태준의 반려가 아니었다. 나는 참가자, 서은하였다.

나는 방 건너편에서 그를 보았다. 근엄한 표정의 알파들 무리 속에 서 있는 태준. 그는 맞춤 제작한 검은 정장을 입고 권력과 권위의 화신처럼 보였다. 그의 눈이 내 눈과 마주쳤다. 그리고 아주 잠깐, 나는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보았다. 소유욕의 불꽃. 녹은 금 같은 눈을 가진 잘생긴 다른 알파가 나를 향해 미소 짓고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았을 때, 그의 턱이 굳어지는 것을.

*이제야 내가 보여?*

씁쓸한 만족감이 속에서 피어올랐다.

*다른 남자들이 나를 주목하니까? 당신과 상관없이 내 가치가 생기니까?*

그가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은 인파를 가르는 단호하고 거침없는 직선이었다. 늘 그랬듯, 사람들은 그를 위해 길을 열었다. 심장이 갈비뼈를 향해 미친 듯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무엇을 요구할지 알 수 없었다. 화를 낼까? 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나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그의 지배력을 다시 확인하려 할까? 그 생각은 두려우면서도, 부끄럽게도 약간은 짜릿했다.

그가 방을 반쯤 가로질렀을 때, 그 일이 일어났다.

낮고 격렬한 진동이 고대 건물의 기초를 뒤흔들었다. 지진이 아니었다. 더 깊고, 더 마법적인, 마치 세상 자체가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놀란 숨소리가 군중 속에서 터져 나왔다. 은 쟁반 위의 샴페인 잔들이 부딪쳤고, 현악 4중주는 불협화음을 내며 멈췄다.

내 시선은 위로 향했다. 저 높은 곳, 고대의 마력이 깃든 수정으로 가득 찬 거대한 샹들리에 중 하나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수 세기 동안 버텨온 고정 장치가 천장에서 뜯겨 나가면서 역겨운 마찰음이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잔인한 운명의 장난처럼, 샹들리에의 치명적인 궤적은 태준과, 마치 소환된 듯 그의 곁에 나타난 유채리, 그리고 내가 모두 서 있는 바로 그 대리석 바닥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

시간은 느려지지 않았다. 산산조각 났다.

내 머릿속은 단 한 번의 끔찍한 심장 박동 안에 수천 가지 세부 사항을 처리했다. 유채리의 목에서 터져 나온 겁에 질린 비명. 천장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먼지와 석고 가루. 연회장 전체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 떨어지는 수정에서 굴절된 빛이 바닥에 수천 개의 공포에 질린 무지개를 그리는 모습.

태준은 우리 사이에 서 있었다. 그의 반려인 나와, 그의 집착인 유채리 사이에.

내 안의 늑대가 마음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공포에 찬 원시적인 울음소리이자 절박하고 본능적인 애원이었다.

*반려가 우리를 구할 거야. 우리를 지켜줄 거야.*

하지만 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찰나의 계산, 선택의 순간을. 망설임은 없었다. 갈등도 없었다. 오직 본능만이 있었다.

그의 본능은 나를 향하지 않았다.

잔인할 정도로 빠르고 파괴적으로 명확한 움직임으로, 그가 움직였다. 하지만 나를 향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나를 밀쳤다. 세게. 한때 그토록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았던 그의 손이 내 어깨를 강타했다. 그것은 주된 샹들리에를 피하게 하려는 밀침이 아니었다. 폭력적이고 생각 없는 배제였다. 그는 나를 옆으로 내던졌다. 초기 충격 지점에서 쏟아져 내리는 무거운 수정 파편과 부서지는 나무 조각들 속으로.

그는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세상은 고통과 배신의 만화경이 되었다. 내가 뒤로 비틀거리며 발목이 꺾이는 동안, 내 마지막 의식에 남은 광경은 태준의 모습이었다. 그는 강력하고 보호적인 방패처럼 뛰어올라 유채리를 감쌌다. 그는 그녀를 가슴에 품고, 나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채, 그가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떨어지는 석고의 작은 충격들을 흡수했다.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의 입술에는 내 이름이 없었다. 그의 생각에는 내 안전이 없었다. 나는 그가 소중한 것을 구하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길에 있는 장애물, 치워버려야 할 가구 조각에 불과했다.

그리고 세상이 폭발했다. 묘비처럼 무거운 화려한 천장 조각이 내 옆구리를 강타했다. 고통은 눈을 멀게 하고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하얀 초신성이었다. 부서지는 수정 소리, 비명 소리, 내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내가 들은 마지막 소리였고, 그 후 세상은 끝없는, 고요한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계속 읽으시겠어요?

이어서 읽으면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이어서 읽기

챕터 목록

총 10장

  1. 1장제1화
  2. 2장제2화
  3. 3장제3화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