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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서하윤 POV:

고통과 불신이 뒤섞인 유라의 눈이, 마치 나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내게 고정되었다.

"차시혁?"

그녀는 피를 막으려 애쓰며 웅얼거렸다.

"새벽의 서약 팩의 수석 힐러? 네까짓 게 그분을 어떻게 알아!"

유라는 달려들어 세아의 목에 걸린 부적을 잡아채려 했다. 나는 더 빨리 움직여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내 손아귀 힘에 유라가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멍든 손목을 감싸 쥐며 뒤로 물러섰다.

"너 같은 하찮은 오메가는 그분 이름조차 입에 담을 자격 없어."

그녀는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독을 뿜었다.

"우리 엄마 곧 오실 거야. 넌 무릎 꿇고 우리 알파에게 용서를 빌게 될걸. 나한테 한 짓에 대해서 말이야."

나는 그녀를 무시했다. 내 시선은 바닥, 세아의 발치에 흩어진 찢어진 종잇조각에 고정되었다.

연맹의 공식 합격 통지서. 그녀의 출입증.

기억의 파도가 밀려왔다. 새벽까지 공부하며 피로로 창백해졌던 세아의 얼굴. 거울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단호하게 발표를 연습하던 세아의 모습. 내 딸은 인턴십뿐만 아니라, 힘없는 오메가의 딸도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노력했다.

유라는 내 시선을 따라갔다. 잔인한 미소가 그녀의 입술을 비틀었다. 그녀는 다가가 찢어진 출입증을 구둣발로 짓이겼다. 공식 인장이 찍힌 부분을 일부러 흙으로 더럽혔다. 종이에 희미하게 남아있던 내 딸의 희망찬 향기가 완전히 뭉개졌다.

제시간에 출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사라졌다.

"봤지?"

유라가 비웃었다.

"쓰레기는 바닥에 있어야지."

유라의 패거리에 속한 아들의 아버지인 한 덩치 큰 남자가 끼어들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미래의 루나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게 분명했다. 그는 내 팔을 잡고 힘을 주며, 자신의 베타 등급 힘으로 나를 강제로 무릎 꿇리려 했다.

"무릎 꿇어, 오메가."

그가 으르렁거렸다.

"알파 님의 미래 루나를 기다리게 하기 전에."

나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려 그의 눈을 마주 봤다. 내 눈은 지난 10년간 위장해왔던 온기가 사라진 채 차갑게 식어 있었다.

"박 이사님."

나는 소음을 뚫고 들릴 만큼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말했다.

"석천 팩 소속이시죠. 알파님 성함은 정우성이시고요. 맞죠? 당신네 영토는 범람원 위에 자리 잡고 있던데. 제방은 은월 그룹에서 매년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유지되고 있고요. 제 서명이 있어야 갱신되는 보조금이죠. 이제 그 지원은 없는 걸로 아세요."

남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마치 불에 덴 것처럼 손을 확 뺐다. 자신의 팩 이름, 알파의 이름. 오메가 따위는 알 리가 없는 정보였다. 그는 두려움이 깃든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바로 그때, 회의실 문이 다시 활짝 열렸다.

번쩍이는 싸구려 보석과 몸에 꽉 끼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들이닥쳤다. 그녀의 저렴하고 역한 꽃향수 냄새가 내 감각을 공격했다.

"이게 다 무슨 소란이야?"

그녀는 소리치며 울고 있는 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유라야, 아가! 누가 이랬어? 어떤 년이 감히 미래의 알파가 될 내 딸을 건드려?"

임지현이었다.

"쟤야, 엄마!"

유라가 떨리는 피 묻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지현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그녀의 눈은 내 소박하고 실용적인 옷차림을 경멸적으로 훑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 유라의 다른 쪽 뺨을 다시 한번 후려쳤다. 이번에는 선명하고 마지막을 고하는 소리가 났다.

"네가 감히!"

지현이 비명을 질렀다.

"감히."

나는 그녀가 들어본 적 없는 권위가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셔츠 깃 안으로 손을 넣어 항상 차고 있던, 옷감 아래 숨겨져 있던 목걸이를 꺼냈다. 그 끝에는 작고 정교하게 조각된 은 원반이 달려 있었다.

나는 그것을 들어 올렸다. 초승달 앞에서 울부짖는 늑대, 은월 가문의 고대 인장이 희미한 불빛 속에서 빛나는 듯했다.

"나는 은월 가문의 마지막 후계자, 서하윤이다."

나는 힘이 실린 목소리로 선언했다.

"내 메이트는 블랙우드 팩의 알파, 강태준. 그리고 너희는 내 딸을 건드렸다."

잠시 동안 충격적인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지현과 유라가 폭소를 터뜨렸다.

"은월? 그 가문은 수십 년 전에 망했잖아!"

지현이 비웃었다.

"싸구려 장신구 하나로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아? 내 딸 병원비나 물어내. 10억!"

"좋아."

나는 차갑게 말했다.

"그럼 당신은 내 딸 옷값을 물어내야겠네. 파리의 디자이너가 보호 룬을 짜 넣어 맞춤 제작한 옷이야. 당신 차보다 비쌀걸. 그리고 내 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도 해야 할 거고."

지현의 얼굴이 분노로 보랏빛이 되었다.

"이 거짓말쟁이 년! 누가 진짜 힘을 가졌는지 보여주지!"

그녀는 명품 핸드백을 뒤져 카드 한 장을 테이블 위로 던졌다. 묵직하고 값비싼, 세련된 블랙 골드 카드였다. 표면에는 블랙우드 팩의 상징인 으르렁거리는 늑대 머리 토템이 새겨져 있었다.

숨이 멎었다. 심장이 차가운 주먹에 쥐어짜이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카드를 알아봤다.

그것은 팩 내에서 최고 수준의 접근 권한과 특권을 부여하는 알파의 메이트 카드였다. 지난달 최고 평의회에서 내 공로를 인정해 수여한 카드. 내가 남편인 태준에게 보관해달라고 맡겼던 카드.

그리고 그 카드 위, 팩 토템 바로 아래에는 지현의 싸구려 향수 냄새가 희미하게 배어 있었다. 태준의 익숙한 소나무와 흙 내음과 뒤섞인 채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 내 결혼 생활의 관에 마지막 못이 박혔다.

그는 단순히 바람을 피운 게 아니었다. 그는 내 지위, 내 명예, 그의 루나로서의 내 존재 자체를 이 여자에게 넘겨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