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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인공 수정 수술
차도민은 발걸음을 재촉해 즉시 움직였다.
안유진은 혼란스러웠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설마 차도재가 깨어났나?
급하게 뒤돌아서 둘러봤지만,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차도재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규칙적이면서도 조용한 숨소리로 새근거리고 있었다.
단지 딱 하나 달라진 것은, 손 한 쪽이 이불 밖으로 나와 있다는 사실이었다.
안유진은 고개를 기울이며 손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비쩍 마른 그 손은, 아마도 차도민을 피할 때 그녀가 침대 프레임에 부딪히자 미끄러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도재 씨?" 안유진은 부드럽게 불러 보았다.
어떤 반응도 없었다.
안유진은 조금 더 큰 소리로 재차 불렀다. "저기, 차도재 씨!"
그녀는 여전히 어떤 반응도 얻지 못했다.
안유진은 긴장한 채 침대 옆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녀는 신중하게 그의 손을 잡아 이불 아래에 다시 넣었다. 차도재는 안유진이 손을 다시 이불 속으로 넣는 동안에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의 마음을 크게 안심시켰다. 그는 여전히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아마도 차도민이 취한 상태에서 환각을 떠올린 것일지도 몰랐다.
안유진은 안심하며 가슴을 쳐들었다.
방은 다시 여느 때와 같은 조용한 상태가 되었다. 안유진의 심장은 여전히 쿵쾅거리고 있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차도재가 한 순간 눈을 뜨고 일어날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차도재를 지켜봤다.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다음 날, 안유진은 자신이 침대 가장자리에 누워 잠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급하게 고개를 돌려 차도재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그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제 안유진은 두 어깨를 짓누르던 불확실한 두려움을 조금은 내려 놓을 수 있었다.
마침내 안유진은 어젯밤에 차도민이 완전히 취해서 잘못 본 것이 확실했다. 차도재가 깨어났다는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이다.
안유진은 이내 세수를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거울을 보고 그녀는 전에 없던 붉은 자국이 목에 생겼다는 걸 발견했다. 누군가 강하게 누른 듯한 것처럼 보였다.
어젯밤 차도민과의 몸싸움을 떠올리고, 안유진은 이게 그의 짓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가 이걸 만들었을 것이다.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그녀는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안유진은 칫솔을 내려놓고 침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자국을 가리기 위해 터틀넥 상의를 입었다.
안유진은 옷을 챙겨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가 계단 밑까지 내려온 순간, 차도민이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서는 구석으로 그녀를 휙 끌어당겼다.
"어제 밤, 차도재가 깨어났던가?" 그는 누군가 듣기라도 하면 안 된다는 듯, 귓속말로 속삭이며 물어봤다.
안유진은 차도민의 모습을 보고 속이 메스꺼웠다. 그녀는 두 걸음 물러서며 표정 없이 대답했다. "아니. 그렇지 않아."
"좋은 소식이네. 어젯밤 너무 많이 마셨나 봐. 잠깐 동안 그 자식이 눈을 떠서 나를 바라보는 줄 알았다고. 착각이라니, 참 다행이네." 차도민은 깊은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안심했다. 다시 평소와 같은 밝은 미소로 돌아왔다.
이 미소는 과거에 안유진을 설레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저 역겨웠다. 안유진은 눈속의 혐오를 숨기기 위해 시선을 내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차도민은 안유진이 어젯밤 일 때문에 이런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부드러운 말투로 사과를 건넸다. "어제 일은 미안.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 그렇게 험하게 다루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 너도 알잖아, 내가 너를 얼마나 아끼는데."
안유진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
그리고 그녀는 핑계를 만들어 구석에서 나왔다.
식당에 가서, 안유진은 이미 테이블에 앉아있는 차혁수를 보았다. 그는 잘 웃지 않는 사람이었다. 안유진이 먼저 인사를 했을 때에도, 그는 약간 머뭇거리며 차가운 느낌과 무관심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한편, 차도재의 계모인 강미영은 열광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차도민의 생물학적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의 계획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과하게 표현한 따뜻함과 친절함은 그녀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강미영도 그 계획을 알고 있다는 것 외에는 이런 태도를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안유진은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 식사 후 차혁수는 안유진을 데리고 차 씨 가문에 소유한 사립 병원으로 갔다.
차도민도 그곳에 동행했다.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까지 그는 줄곧 그녀 옆을 따라다녔다.
안유진은 그가 보내는 눈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 계획을 잊지 않았음을 보여주려고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몸을 돌리자마자 그녀의 웃음은 사라졌다.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그때 그녀 마음속의 두려움은 점점 깊어져갔다. 차도민이 그녀의 여동생과 사랑을 나누며 그녀를 배신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녀는 다시 한 번 강한 다짐을 했고, 자신의 것을 돌려받을 것이라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인공 수정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창백한 얼굴을 한 안유진은 휠체어에 앉아 수술실 밖으로 나왔다. 의사는 마스크를 벗고 차혁수에게 말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그 결과는 한 달 후의 검사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차도민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반대로 차혁수의 얼굴은 웃음으로 밝아졌다. 아마도 시각 장애인조차 그가 그 소식에 만족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안유진을 바라보았다. 그 후, 차혁수는 자신의 운전기사 중 한 명을 불러 안유진과 차도민을 집으로 데려다 주도록 일렀다.
집으로 향하는 가는 동안, 차도민은 분노로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그의 이마와 관자놀이 쪽에 혈관이 뚜렷해질 정도였지만, 그는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안유진 또한 말을 건다거나 그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도민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안유진의 팔을 붙잡고 그녀를 정원으로 끌고 들어가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뭐 하는 짓이야, 안유진! 그 계획은 수술을 망치기로 계획했잖아. 왜 하지 않았냐고!"
안유진은 딱히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차도민의 손을 흔들어 떨쳐버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동생아. 나는 이제 네 형수니까!"
차도민은 손으로 머리를 쥐어 뜯으며 분노로 가득 찬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가까이 있는 나무를 세게 찼다. "뭐라고? 농담하는 거야?"
안유진은 혈관이 터져 빨개진 눈을 보고 심장이 아팠다. 그녀는 휙 돌아서려 했지만 차도민이 다시 그녀를 끌어당겼다.
"내가 떠나라고 했어? 어딜 맘대로 가려고 그래, 안유진! 아직 내 말 다 안 끝났어!" 차도민의 눈엔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안유진은 두려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짜증이 났다. 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벗어나려고 애썼다. "손 놔!"
"미친!" 차도민은 양 손으로 그녀를 붙잡고 몸으로 밀어붙였다. "우리가 합의한 건 이런 게 아니잖아. 차도재와 결혼했다고 이젠 나한테 등을 보이려는 거야? 알겠지만, 넌 나를 떠날 수 없어. 지금 네가 임신했다는 게 확실한 것도 아니고. 만약 임신이라 하더라도 차도재는 그깟 아기와 너를 지켜줄 수도 없어."
"하!" 안유진은 비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차도재 아직 살아 있잖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는 네 형수야. 받아들이는 게 좋을걸!"
그 말은 차도민을 더욱 열받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를 때리려고 손을 올렸다.
그러나 그가 안유진을 때리기 전에 가정부 한 명이 뛰쳐나와 외쳤다. "도재 도련님께서 깨어났어요! 유진 아가씨! 지금 도련님께서 당장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챕터 목록
총 40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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