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5년 전, 나는 평창의 설산에서 약혼자의 목숨을 구했다.
그날의 추락은 내게 영구적인 시각 장애를 남겼다.
내 완벽했던 시력을 포기하고 그를 선택했던 그날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눈앞에 아른거리는 잔상처럼.
그는 내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그의 절친 오윤서가 춥다고 불평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평창 결혼식을 몰래 부산으로 바꿔버렸다.
나는 그가 내 희생을 "감성팔이"라 부르는 것을 엿들었고, 내 드레스는 비웃으며 그녀에게 6천만 원짜리 드레스를 사주는 것을 지켜봤다.
결혼식 당일, 그는 제단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버려두고, 기가 막힌 타이밍에 시작된 오윤서의 "공황 발작"을 돌보기 위해 달려갔다.
그는 내가 용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언제나 그랬으니까.
그는 내 희생을 선물이 아닌, 나의 복종을 보장하는 계약서쯤으로 여겼다.
그래서 마침내 그가 텅 빈 부산의 예식장에서 전화를 걸어왔을 때, 나는 입을 열기 전 그가 설산의 바람 소리와 예배당의 종소리를 똑똑히 듣게 해주었다.
"내 결혼식이 곧 시작될 거야."
내가 말했다.
"네 결혼식이 아니라."
챕터 목록
총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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