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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대체품

시청 직원은 안경을 고쳐 쓰며 혼인관계증명서 복사본을 몇 번이나 확인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여사님, 제출하신 이 서류는 위조된 것입니다. 저희 시스템에는 여사님과 박민섭 씨의 혼인 등록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강은지는 숨이 멎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귓가에서는 윙윙 소리가 울렸다.

입을 벌려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그저 입술만 헛되이 떨릴 뿐이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저희 2년 전에 이곳에서 혼인 신고를 했어요." 그녀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직원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자료실에 가셔서 다시 확인해 보실 수 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겁니다. 만약 속았다고 생각하신다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은지는 무기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반환된 위조 결혼증명서를 건네 받았다.

손끝으로 서류의 가장자리를 스치자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지난 2년간 그녀가 소중히 간직했던 결혼증명서가 이제는 낯설고 일그러진 물건으로 보였고 위에 찍힌 사진과 인장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느껴졌다.

시청 밖으로 나온 강은지는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계단에 멈춰 섰다.

그녀는 지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조용한 곳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머릿속을 정리해야 했다.

근처 카페에 들어간 그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쓴맛은 그녀의 마음을 할퀴는 쓴맛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때, 휴대폰 화면이 밝아지며 박민섭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은지야, 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 퇴근할 때 사갈게.]

화면에 뜬 메시지를 한참이나 쳐다보던 그녀는 갑자기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떨리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강은지는 답장을 입력했다. [아니야. 내가 저녁 준비할게.]

박민섭의 답장은 거의 바로 도착했다. [알겠어. 퇴근하고 바로 집에 갈게.]

강은지는 더 이상 답장을 보내지 않고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문득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3시 30분이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말도 없이 회사에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박민섭의 회사는 도시 동쪽에 위치한 현대적인 건물에 자리하고 있었다.

강은지는 예전에 그에게 자주 점심을 가져다 주곤 했기에, 프런트 직원들도 그녀를 알아보고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여보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8층에 도착한 그녀는 익숙한 길을 따라 남편의 사무실로 향했다.

모퉁이를 돌자, 익숙한 목소리가 휴게실에서 들려왔다. "나도 고민이 많아.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난 소월이를 포기할 수 없어."

강은지는 마치 번개를 맞은 듯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녀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 기둥 뒤에 몸을 숨기고 귀를 기울였다.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강은지는 바로 그 목소리가 박민섭의 절친인 주태웅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강은지와 결혼한 상태에서 유소월과 계속 엮일 생각이야? 민섭아, 그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강은지는 그 말을 듣고 마치 가슴에 칼이 꽂힌 듯한 고통을 느꼈다. 벽에 손을 짚어야 간신히 버틸 수 있었다.

'유소월과 엮이다니?'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날카로운 칼날처럼 강은지의 심장을 정확히 후벼 파고 있었다.

"나도 불공평하다는 거 알아." 박민섭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하지만 그 당시 소월이는 일 때문에 나와 헤어진 후 해외로 간 거였어. 그때 난 진짜 미칠 것 같았어. 그러다 강은지를 만났고... 강은지는 소월과 너무나 닮았어. 걔와 시간을 보내면서 나의 상처받았던 마음이 치유되었고 다시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어."

강은지는 입술에서 비릿한 피 맛이 느껴질 때까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내가 유소월과 닮았다고? 그럼 난 단지 대체품에 불과했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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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13장

  1. 1장제1화 위태로운 결혼
  2. 2장제2화 대체품
  3. 3장제3화 정략결혼을 받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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