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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블레이크 시점:
로비에서의 대립은 전채 요리에 불과했다. 굴욕의 메인 코스는 한 시간 뒤, 회사 내선 전화를 통해 내 책상으로 직접 배달되었다.
개발 환경을 설정하려 애쓰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그 날카로운 소리가 사무실의 낮은 웅성거림을 갈랐다. 나는 수화기를 들었다.
“블레이크 스틸입니다.”
“10분 지났어.”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악의에 찬 가르랑거림이었다. 제이든이었다. 강태준의 사무실에서 내 내선 번호를 알아낸 게 틀림없었다.
“내 커피는 어디 있지?”
나는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죄송합니다, 주 이사님. 탕비실 머신은 캡슐을 사용해서요, 갓 내린 원두가 아닙니다. 직원용으로 다른 머신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캡슐?”
그녀는 개인적으로 모욕을 당한 듯한 목소리였다.
“장난해? 여긴 수조 원짜리 회사야, 모텔이 아니고. 난 제대로 된 아메리카노가 필요해. 에스프레소 투 샷에, 뜨거운 물을 그 위에 붓는 거. 반대로 하면 안 돼, 알아들어? 크레마는 보존되어야 해. 그리고 그 흉측한 회사 로고 박힌 종이컵 말고, 세라믹 머그잔에 담아와.”
그 디테일의 수준은 터무니없었다. 그녀는 그냥 커피를 요구하는 게 아니었다. 충성도 테스트를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원해.”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덧붙였다.
“기다리게 하지 마.”
“처리 중입니다.”
나는 그녀가 또 다른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나는 기술적으로 접근 권한이 없는 임원층 전용 고급 키친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시간은 느린 고문이었다. 층을 지날 때마다 울리는 ‘딩’ 소리가 압박감을 증폭시켰다. 머신은 번쩍이는 은색 괴물이었고, 복잡하고 위협적이었다. 원두를 가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만 꼬박 3분이 걸렸다.
에스프레소 샷이 추출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강태준에게서 온 문자였다.
[별일 없지? 제이든이 좀 예민해 보이네.]
나는 그 글자들을 쳐다보며, 목구멍에서 씁쓸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좀 예민하다고? 그녀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는 마치 그녀가 그저 약간 불편한 아침을 보낸 것처럼 굴고 있었다.
답장을 입력하기도 전에, 복도에서도 들리는 내 책상 전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소리는 광란적이고 집요했다. 나는 마지막 에스프레소 방울이 떨어지자마자 머그잔을 잡고 서둘러 돌아갔다. 뜨거운 세라믹이 손을 데웠다.
개발팀 전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전화벨은 꽤 오랫동안 울리고 있었다.
내가 받자마자 제이든의 목소리는 비명에 가까웠다.
“어디 갔다 왔어? 무능해? 간단한 커피 한 잔 시켰지, 콜롬비아 가서 직접 원두 따오라고 한 거 아니잖아!”
“머신 예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나는 억지로 평정을 유지하느라 굳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커피는 가는 중입니다.”
“시간이 좀? 시간이 좀?”
그녀가 꽥 소리쳤다.
“내 기분 다 망쳤어! 내 체질이 얼마나 섬세한지 알아? 너무 오래 둬서 산도가 다 틀어졌을 거야! 탄 맛 나면, 너희 부서 전체에 책임 물을 줄 알아!”
그녀는 스피커폰 상태였다. 모두가 그녀의 광기 어린 폭언을 들을 수 있었다. 얼굴들은 연민, 혐오, 그리고 상당한 공포가 뒤섞여 있었다. 이것이 그들의 일상이었다. 이 유독하고 비이성적인 여자가 그들의 생계를 쥐고 흔들고 있었다.
나는 이 터무니없는 상황에 맞서 방패처럼 전문성을 유지하려 애썼다.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주 이사님, 방금 막 내린 겁니다.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머그잔을 든 채 임원실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가 더 빨랐다. 그녀는 복도에서 팔짱을 낀 채, 먹구름 같은 얼굴로 나를 마주했다.
말없이, 그녀는 내 손에서 머그잔을 낚아챘다. 뜨거운 커피가 잔 가장자리를 넘어 출렁이며 내 피부를 데었다. 나는 날카로운 고통의 신음과 함께 비명을 질렀고, 본능적으로 손을 뒤로 뺐다.
“칠칠치 못한 멍청이!”
그녀가 낚아챈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쉭쉭거렸다. 그녀는 연극적으로 한 모금 마시더니, 극도의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미지근하잖아. 그리고 에스프레소는 태웠고. 한심해.”
그녀는 이미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내 손을 내려다봤다. 걱정의 기색은 조금도 없었고, 오직 경멸뿐이었다.
“꼴 좀 봐.”
그녀가 비웃었다.
“간단한 배달 하나 제대로 못 해서 다치기나 하고. 강 대표님한테 말 좀 해야겠어. 너 같은 사람들은 여기서 일하면 안 돼. 넌 골칫덩어리야.”
고통은 날카롭고 욱신거리는 불길이었지만,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분노는 더 뜨거웠다. 손가락이 주먹으로 말렸다. 모든 본능이 그녀의 그 거만하고 잔인한 표정을 얼굴에서 지워버리라고 소리쳤다. 나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턱이 아플 정도였다.
“블레이크 씨, 안 돼요!”
내 매니저인 박 팀장이 갑자기 나타나 내 팔을 잡았다. 그의 눈은 공포로 커져 있었다. 그는 물리적으로 나를 뒤로 끌어당겨, 자신을 나와 제이든 사이에 세웠다.
“주 이사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는 달래는 목소리로 말했다.
“신입이라서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그는 거의 애원하고 있었다. 지켜보기에도 굴욕적이었다.
그는 나를 돌아보며 내 팔을 꽉 잡았다. 그의 속삭임은 절박하고 낮았다.
“그냥 넘어가요, 블레이크 씨. 제발, 그냥 넘어가요. 저 여자가 당신 해고시킬 거예요. 우리 모두를 해고시킬 거라고요.”
그는 마지막 단어들을 강조했다. 나의 반항이 모두에게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냉혹한 상기였다.
제이든은 박 팀장의 겁에 질린 얼굴과 나의 분노에 찬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느리고 의기양양한 미소가 그녀의 입술에 번졌다. 그녀가 이겼다. 그녀는 자신의 우위를 주장했고, 부서 전체가 그것을 목격했다.
“좋아.”
그녀는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 팀장님이 그렇게 정중하게 부탁하시니.”
그녀는 방금 마실 수 없다고 선언했던 커피를 천천히 한 모금 더 마셨다.
“마침 생각났는데.”
그녀는 모여 있는, 사로잡힌 개발자 청중을 향해 선언했다.
“여긴 좀 답답하네. 작은 투어나 해볼까. 하찮은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좀 봐야겠어. 구내식당부터 시작하지. 점심 메뉴가 아주 끔찍하다고 들었거든.”
내 피가 차갑게 식었다. 구내식당은 수백 명의 직원을 상대하는 거대한 운영 시설이었다. 엄격한 위생 및 안전 규정이 있는 곳, 제이든 같은 통제 불능의 인물이 진짜 피해를 줄 수 있는 곳이었다.
“주 이사님.”
나는 낮고 강철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내식당은 비조리 인원의 출입이 제한된 구역입니다.”
박 팀장의 손이 다시 내 팔을 꽉 쥐었다. 입 다물라는 조용하고 절박한 애원이었다.
“아, 그래?”
제이든이 완벽한 눈썹을 치켜올렸다.
“걱정 마. 강 대표님은 신경 안 쓰실 거야. 어쨌든,”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덧붙였다.
“그이랑 나는… 아주 가까운 사이거든. 그는 나한테 모든 걸 말해.”
그 암시는 공기 중에 기름진 위협의 얼룩처럼 떠돌았다. 그녀는 단순히 CEO의 친구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을 그 이상의 존재로 포지셔닝하고 있었다.
“저 여자는 내일 당장 해고 명단에 당신 이름 올릴 수 있어요.”
박 팀장이 내 귀에 미친 듯이 속삭였다.
“그냥 당신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요. 싸우지 마요. 이길 수 없어요.”
나는 제이든을 마주 보았다. 머릿속에는 약속이 스쳐 지나갔다. 강태준과 내가 했던 약속. 우리는 존중과 진실성에 기반한 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잔인하고 변덕스러운 여왕이 있는, 공포 위에 세워진 군주제였다.
제이든이 유리 깨지는 소리 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왜 말이 없어, 신입 개발자?”
그녀는 거만한 승리감에 엉덩이를 흔들며 뒤돌아섰다.
“오늘 너희들한테 무슨 도움이 나오는지 한번 보자고.”
그녀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충격적인 침묵과 희미하고 씁쓸한 탄 에스프레소 향의 흔적을 남긴 채.
“너 해고시킬 거야.”
그녀는 어깨너머로 외쳤다. 나를 직접 겨냥한 마지막, 작별의 한 방이었다.
“약속하지.”
챕터 목록
총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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