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340/coverbig.jpg)
/0/97854/coverbig.jpg)
제2화
이세라 POV:
"저는 나눠 가진 왕좌 따위엔 관심 없어요."
내 목소리는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처럼 차갑고 단단했다.
"저는 여왕이 될 겁니다. 위로상이 아니라요."
아버지는 내 얼굴을 샅샅이 훑으며 나를 쳐다봤다. 그는 그곳에서 흔들리지 않는 결의를, 내 뼛속 깊이 자리 잡은 새로운 냉혹함을 보았다. 그가 아끼고 보호했던 딸이 하룻밤 사이에 어른이 되어버린 것을 보았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배신은 너 하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레티 가문에 대한 배신이다. 나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고."
나는 그의 눈에서 무언가 변하는 것을 보았다. 익숙하고 위험한 섬광. 그것은 전쟁을 앞두고, 명예의 빚을 피로 갚기 전에 그가 짓던 표정이었다.
"내가 뭘 해주길 바라느냐."
그의 목소리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들이 고통받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속삭였다.
"그가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깨닫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여자는… 그 여자는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처리하지."
그가 말했다. 방 안의 공기는 그의 권위, 보스의 절대적인 힘으로 팽팽해졌다.
"그놈은 추방될 것이다. 이름, 권력, 모든 것을 빼앗길 거야. 그리고 그 계집은… 그놈은 자신의 불충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그녀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음울한 만족감이 내 가슴에 자리 잡았다. 행복은 아니었지만, 내 삶의 폐허 속에서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무언가였다. 복수에 대한 약속.
내가 지고 있는 줄도 몰랐던 무게가 어깨에서 사라졌다. 결정은 내려졌다. 길은 명확했다.
서재를 나서려는데 그녀를 보았다. 안지아. 그녀는 복도 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수수한 흰 원피스를 입은 순수함의 화신. 그녀는 나를 보고 달콤하고 상냥한 미소로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세라 언니! 마침 언니 보러 가던 길이었는데."
그녀는 나를 안으려는 듯 팔을 벌렸다. 역겨운 가드니아 향기가 먼저 나를 덮쳤고, 메스꺼움이 밀려왔다. 그것은 기만의 냄새, 내가 도둑맞은 미래의 냄새였다.
나는 그녀의 손길이 나를 태울 것처럼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그만해."
내 목소리는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떨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계산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왜 그래요? 제가 뭐 잘못했어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걸작을 연출했다. 그녀는 어설프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발목이 불가능한 각도로 꺾였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내 발치에 부서진 인형처럼 쓰러졌다.
"안지아!"
복도 저편에서 마강우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순식간에 나타났고,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은 오직 그녀에게만 향해 있었다.
그는 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발목을 살폈다.
"무슨 일이야?"
은수와 혁이 그의 바로 뒤에 서 있었고, 그들의 얼굴은 비난으로 어두웠다.
"언니가... 언니가 절 밀었어요."
안지아는 눈물 어린 눈으로 마강우를 올려다보며 흐느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얘기 좀 하려고 했을 뿐인데."
"난 손도 안 댔어."
내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그제야 마강우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에 서린 실망감은 물리적인 타격과도 같았다. *유치하게 굴지 마.* 그의 시선이 말하는 듯했다. *왜 쟤한테 친절하게 대해주질 못해?*
그는 마치 그녀가 아무 무게도 나가지 않는 것처럼 품에 안아 올렸다.
"병원에 데려갈게."
그는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몇 년 동안 내게 사용한 적 없는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나를 한 번 더 쳐다보지도 않고 스쳐 지나갔다. 그의 부하들은 충성스러운 의장대처럼 그를 따랐다. 그는 나를 복도에 홀로 남겨두었다. 그녀의 가짜 흐느낌 소리가 여전히 공중에 맴돌았다.
나중에, 나는 내 발코니에서 아래 정원에 있는 그들을 지켜보았다. 마강우는 무릎을 꿇고 얼음주머니로 안지아의 발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그를 숭배의 눈빛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날카롭고 불쾌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작년, 나는 승마를 하다가 말에서 떨어졌다. 손목뼈가 깨끗하게 부러져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었다.
마강우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나를 도와주었지만, 그의 손길은 마지못해 하는 것 같았고, 그의 표정은 원망스러워 보였다.
"갈라 파티 때까지 완벽한 모습이 아니면 아버지한테 나만 죽어나."
그는 중얼거렸다. 내 팔을 잡은 그의 손아귀는 필요 이상으로 강했다. 그는 사랑이 아니라, 아버지가 명령한 의무감 때문에 내 상처를 돌봤던 것이다.
나는 지금 그를 보았다. 조작된 상처를 입은 안지아에게 정성을 다하는 그를. 그는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헌신을 바치고 있었다.
뼛속까지 시린 차가운 확신이 나를 덮쳤다. 이건 단순히 키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그가 아주 오래전에 내린 선택에 관한 문제였다.
그는 그녀의 손을 마치 귀한 유리인 양 소중하게 감싸고 있었다. 나는 그가 내 부러진 손목을 마치 짐처럼 다루었던 것을 기억했다.
그리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걸어 나왔다.
챕터 목록
총 24장
/1/110911/coverbig.jpg)
/1/110094/coverbig.jpg)
/0/77555/coverbig.jpg)
/0/41353/coverbig.jpg)
/1/101390/coverbig.jpg)
/1/129329/coverbig.jpg)
/1/129395/coverbig.jpg)
/1/129328/coverbig.jpg)
/1/129330/coverbig.jpg)
/1/131294/coverbig.jpg)
/1/131303/coverbi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