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4095/coverbig.jpg)
/0/97764/coverbig.jpg)
제2화
"나갈 거예요." 그 말은 내 입에서 단단하고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내 것을 되찾을 거예요."
"네가 가진 건 아무것도 없어!" 엄마가 소리쳤다. 그녀의 정성 들여 꾸민 얼굴이 으르렁거리듯 일그러졌다. "네가 가진 모든 건 우리 덕분이야! 이 집도, 네가 먹는 밥도!"
"내가 산 밥이죠." 나는 위험할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로 정정했다. "세희 언니가 '경험'을 위해 멋진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동안 내가 투잡 뛰어서 번 돈으로요."
"네 언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 아빠가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서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내 얼굴에 손가락질을 했다. "세희는 품격이 있어. 미래가 창창하지. 넌 그저 삐딱한 열등감만 가득하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과거만 있을 뿐이야."
"당신들이 부끄러워하는 과거 말이군요." 내가 쏘아붙였다.
그가 내 팔을 잡았다. 손가락이 살을 파고들었다. "이 은혜도 모르는 년. 우리가 너한테 해준 게 얼만데."
"이거 놔요."
"네 아빠한테 존댓말 써." 엄마가 악의에 찬 눈을 번뜩이며 쉭쉭거렸다. "그냥 널 찾은 곳에 내버려 뒀어야 했는데."
그 말은 거의 와 닿지 않았다. 나는 이제 그들에게 무감각해졌다. 마치 낯선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 같았다.
"당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돈과 지위뿐이에요." 나는 그녀의 얼굴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그게 당신들이 평생 중요하게 여겨온 전부죠. 가족은 신경도 안 써요. 체면만 신경 쓰지."
나는 아빠의 손아귀에서 팔을 비틀어 빼내고 복도 테이블 위에 놓인 크고 화려한 도자기 쪽으로 몸을 돌렸다. 윤씨 집안에서 온 선물이었다. 그들의 새로운 동맹의 상징.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팔을 휘둘러 그것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도자기는 수천 조각으로 박살 났다.
그 소리는 해방감을 주었다.
엄마는 마치 내가 자기를 때리기라도 한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 "저거 유명 작가 도자기야! 엄청 비싼 거라고!"
"세희 언니 지참금으로 메울 수 있겠죠." 나는 비꼬는 투로 말했다.
아빠의 얼굴은 분노로 보랏빛이 되었다. 그는 나를 때리려는 듯 손을 들었다. 나는 움찔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도전했다.
바로 그때, 현관문이 열렸다.
세희 언니가 꿈꾸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그녀는 거의 떠다니는 것 같았다.
"엄마? 아빠? 무슨 소리야?" 그녀가 동그랗고 순진한 눈으로 물었다.
순식간에 부모님의 표정이 바뀌었다. 분노는 사라지고 아첨하는 듯한 걱정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아, 얘야, 걱정 마." 엄마가 그녀 곁으로 달려가 드레스를 매만지며 속삭였다. "그냥 작은 사고였어."
"좋은 시간 보냈니?" 아빠가 이제는 부드럽고 자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민준 군이 집까지 잘 데려다줬고?"
"완벽했어요." 세희 언니가 한숨을 쉬며 손을 들어 다이아몬드가 불빛 아래서 반짝이게 했다. "정말 완벽했어요. 그쪽 부모님은 벌써 식장 얘기를 하고 계세요. 이것도 주셨어요."
그녀는 엄마에게 벨벳 상자를 건넸다. 엄마가 그것을 열었다. 안에는 진주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어머, 세희야! 정말 아름답구나!" 엄마가 감격하며 말했다. "넌 이 모든 걸 받을 자격이 있어. 네가 우릴 정말 자랑스럽게 해줬어."
세희 언니는 마침내 도자기 파편 속에 서 있는 나를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녀의 미소가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굳어졌다.
"지우? 너 여기서 뭐 해? 일하는 줄 알았는데."
"일했지." 엄마가 나에게 독기 어린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발작을 일으키고 있단다."
"아, 지우야." 세희 언니가 가짜 동정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부드러운 걱정을 가장하며 내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속상해 보여?"
그녀가 내 팔을 만지려고 손을 뻗었고, 나는 움찔하며 피했다.
"만지지 마."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세희 언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이해할 수가 없네. 난 네가 날 위해 기뻐해 줄 줄 알았어. 민준 씨가… 자기가 말했다고 했는데."
"문자 한 통 보냈더라." 나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어머, 안 돼." 세희 언니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속삭였다. "그렇게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 사람이 너랑 얘기하려고 했어. 엄청 미안해하더라고. 너희 둘은 그냥 안 맞는다고 했어. 그리고… 네 과거가 자기 집안에서 받아들이기엔 너무 벅차다고. 그쪽에서 걱정했대… 알잖아… 네 안정성 문제."
그 말들은 완벽하게 선택된 것이었다. 하나하나가 날카롭고 의도적인 상처였다. 그녀는 새로운 약혼자의 말을 인용하며, 부모님이 이미 내 등에 꽂은 칼을 비틀고 있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어?" 나는 텅 빈 목소리로 물었다. 그것이 부모님을 위한 연기라는 것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내 작은 일부는 그것을 들어야만 했다.
"그 사람은 널 아끼지만, 그렇게… 망가진 사람과는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했어." 세희 언니는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했다. "네 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맞다고 했어."
고통은 물리적인 것이었다.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감. 나는 내 쌍둥이 언니, 완벽한 복제품을 보았고, 그 안에서 괴물을 보았다.
뒤틀리고 씁쓸한 미소가 내 입가에 번졌다. "와. 대단하다. 너 진짜, 진짜 대단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그녀가 흐느꼈다.
"그만해, 지우!" 아빠가 소리쳤다. "네 언니 인생 최고의 날에 기분을 망치고 있잖아!"
"얘 말이 맞아, 얘야." 엄마가 세희 언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우는 그냥 질투하는 거야. 네가 행복한 걸 못 보는 거지. 돌아온 이후로 우리가 최선을 다해 제대로 키우려 했지만, 10년의 상처를 지울 수는 없는 법이란다."
"아니면… 우리 둘 다 민준 씨 만나면 어떨까?" 세희 언니가 거짓된 진지함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난 괜찮은데. 우린 자매잖아. 다 같이 행복하면 좋지."
그 엄청난 대담함, 믿을 수 없고 모욕적인 위선에 숨이 멎을 지경이었다. 나는 그녀를, 그리고 이것이 합리적인 제안인 양 고개를 끄덕이는 부모님을 쳐다보았다.
날것 그대로의, 미친 듯한 웃음이 내 목구멍에서 터져 나왔다.
챕터 목록
총 7장
/1/129914/coverbig.jpg)
/0/93014/coverbig.jpg)
/1/128937/coverbig.jpg)
/1/109668/coverbig.jpg)
/0/95740/coverbig.jpg)
/1/129329/coverbig.jpg)
/1/129395/coverbig.jpg)
/1/129328/coverbig.jpg)
/1/129330/coverbig.jpg)
/1/131294/coverbig.jpg)
/1/131303/coverbi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