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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나는 떨어질까 봐 두려워 묶고 있는 밧줄을 꽉 쥐고 있었다. "제발, 제발 날 죽이지 마세요."
나는 이미 그의 의도를 알아챘다. "날 죽여도 나용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거예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갑자기 내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이다빈이 사진을 보내온 것이었다.
사진 속 그녀는 옷이 흐트러진 채로 나용준 가슴에 누워 있었다.
나용준은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마치 진귀한 보물을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배에 올려놓고 있었다.
"내가 아이만 낳으면 달의 여신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했어! 그때가 되면 나는 가장 존경받는 보스의 아내가 될 거야. 그리고 넌? 너는 아무것도 아닐 거고!"
나는 그녀의 메시지에 답할 형편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내가 일부러 답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하여 그녀는 나용준과의 친밀한 사진들을 미친 듯이 보내기 시작했다.
집에서, 호텔에서, 회의실에서,
심지어 숲에서도....
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수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순간 구역질이 나서 몸을 움츠리자,
나의 움직임 때문에 뒤의 나무가 약간 흔들렸다.
박성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고, 앞으로 다가와서 밧줄을 잡아 나를 뒤로 끌어당겼다.
그는 나를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이 상황에서 그렇게 움직이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몰라?"
그는 갑자기 자신이 너무 거칠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을 잡으면 나용준을 협박할 수 있을 줄 알았어. 근데 내가 틀렸어. 당신은 그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나 봐."
나는 가슴이 답답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머릿속은 방금 나용준이 한 말들이 계속 맴돌아 입술에서 피가 나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박성현이 가까이 다가와 손으로 내 입가를 부드럽게 닦아주었고
붉은 피가 그의 손끝을 물들였다.
다음 순간, 그는 피 묻은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넣더니 말했다.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당신을 풀어줄게."
나는 긴장한 채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그와 거리를 두었다.
소문에 따르면 박성현은 난폭하고 변덕이 심해,종종 아주 사소한 일로도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조금 전의 그의 행동도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침범당한 것처럼 느껴졌다.
잔뜩 긴장한 나를 보고, 그는 웃었다. "걱정하지 마, 당신을 죽일 생각은 없어. 나용준한테 가서 당신이 그에게 선물했던 반지를 되찾아와."
나는 순간 멈칫했다. "당신이 어떻게 반지에 대해 알아요?"
그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냥 부하들에게 나를 데려가라고 명령했다.
박성현이 말한 그 반지는 내 부모님이 결혼할 때 직접 만든 반지였다.
나용준의 조직은 우리 부모님에게 큰 빚을 진 적이 있어서 조직 전체가 그들을 존경했고
그 반지도 조직에서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나용준과 막 사귀기 시작했을 때 난 사랑의 표시로 그 반지를 그에게 선물했다.
혹시 박성현은 그것을 이용해 나용준의 조직을 장악하려는 것일까?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조직에 돌아왔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존경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오직 경멸만이 남아 있었다.
"무슨 낯으로 돌아온 거야? 저 여자 때문에 하마터면 보스가 위험할 뻔했잖아!"
"내쫓아!"
"꺼져!"
그들은 독설을 퍼부었지만, 아무도 나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나는 곧장 내가 살던 집의 문 앞까지 걸어갔다.
나용준이 그 반지를 침대 옆 서랍에 두었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거실에서 두 사람이 얽혀 있는 것이 보였다.
나를 본 나용준이 멈칫하더니 곧 비아냥거렸다.
"납치당했던 거 아니었어? 벌써 돌아왔네?"
이다빈은 나의 너덜너덜한 옷을 보고 놀란 듯 입을 가렸다. "어떤 납치범들은 다른 방식으로 대가를 받는다던데. 주리야, 네 옷이 그런 게 혹시...."
그녀는 말을 멈추고 상상의 여지를 남겼다.
그 말은 들은 나용준은 일어나서 내게 다가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내게서 다른 사람의 냄새를 맡은
그의 얼굴은 즉시 어두워졌다. "누가 널 안았어?"
나는 그를 무시하고 침실로 갔다.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내 물건을 되찾으러 왔어."
이다빈이 그때 조용히 말했다. "네 물건은 문 앞에 내놨는데 못 봤어? 여긴 이젠 내가 살 거니까, 내 취향대로 다시 꾸며도 된다고 했어."
나는 그제야 방 안에 더 이상 예전의 흔적이라고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내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챕터 목록
총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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