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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그녀의 새로운 직업
서도희와 강유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도중에 강유미는 친근한 태도로 서도희에게 회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최상층 전체가 CEO 사무실이에요. 대부분 직원들은 넘볼 수도 없는 성역이죠. 직접 보고할 일이 있거나, 매우 중요한 일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도 허락 없이 들어갈 수 없어요."
서도희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기만 했다. 상사에 대한 사전 정보는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서도희는 이를 기회로 여기고 감사히 귀를 기울였다.
갑자기 강유미가 말을 멈췄다. 그리고 서도희를 돌아보며 가볍게 물었다. "전에 영광그룹의 해외 지사에서 근무했었다고 들었어요. 갑자기 본사로 전근된 이유는 뭔가요? 혹시 신 사장님과 아는 사이세요?"
강유미의 두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분명 가십거리를 찾고 있는 듯 보였다.
영광그룹 역사상 낙하산 직원 기록은 없었다. 사실 회사에 입사하여 정식 직원이 되기까지는 엄격한 절차와 쉽지 않은 시험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서도희는 그 기록을 깬 첫 사람이었다.
회사 다른 직원들은 서도희의 신분 배경에 대하여 여러 가지 추측을 하고 있었다. 서도희는 직접 사장님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라 그 이유에 대해 강유미는 무척 궁금해했다.
신주원의 직원 채용 기준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이력서 제출 단계에서만 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탈락되곤 했다.
서도희는 강유미의 질문에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오지랖 넓은 사람들을 싫어했다.
그녀는 강유미의 사원증을 흘끗 바라보며 차갑게 내뱉었다. "홍보팀의 기본적인 직업 교육에는 말하는 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 봐요?"
그녀는 강유미에게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서도희가 말을 마치자마자,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에 도착했다.
서도희는 강유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는 엘리베이터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에 강유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서도희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이런 예의 없고 뻔뻔스러운 여자를 봤나! 신인 따위가 선배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두 사람은 CEO 사무실 밖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다.
잠시 후, 강유미가 시계를 살펴보더니 구석으로 가서 전화 한 통을 걸었다. 통화를 마친 다음, 그녀는 서도희에게 다가가 말했다. "신 사장님 지금 오시는 중이에요. 조금 더 기다려야 해요."
서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갑자기 강유미가 태연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신 사장님이 왜 늦는지 알고 싶지 않아요?"
방금 전 서도희의 태도에 여전히 앙심을 품은 강유미는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기강을 바로잡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도희는 상사 개인 사정에 대하여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지만 강유미는 쉽게 넘길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사장님 부인께서 오늘 귀국하셨거든요. 공항에 마중하러 가느라고 업무를 모두 제쳐두셨어요. 너무 다정다감한 남편 아닌가요?"
강유미는 몽환적인 눈빛으로 팔짱을 낀 채 동경과 아쉬움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렇게 일찍 결혼하신 게 너무 아쉬워요. 사장님 부인은 정말 운도 좋으시죠. 어떤 여자분일지 궁금하네요."
그녀의 말에 서도희는 방금 공항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순간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 악마라고 불리우는 상사 신주원도 애처가 이미지인데 그녀의 남편 신재열은 생각만 해도 화가 났다.
오전에 공항에서 거의 한 시간 동안 힘들게 기다렸는데 결국 "바빠서 올 수 없다"는 문자만 툭 보내고 끝인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변명이야! 영광그룹의 CEO보다 바쁘다는 게 말이 돼?'
갑자기 엘리베이터에서 띵 하는 알림 소리가 들렸다.
강유미는 재빨리 옷매무시를 정리하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서도희를 끌어당겼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자 맞춤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다리가 길쭉하고 늘씬해서 보폭이 매우 넓었다. 또한, 어깨는 넓고 허리는 얇았다. 각진 이목구비를 가진 그는 마치 근육질의 핫한 모델 같았다.
서도희는 그의 키가 최소한 190cm는 넘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가 뿜어내는 우아한 아우라가 너무 강해서 그녀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강유미의 목소리에 서도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도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저는 해외지사에서 전근해 온 서도희라고 합니다."
그 이름에 신주원은 한 쪽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 '익숙한 이름 같은데? 어디서 들어봤더라?'
미묘한 혼란스러움에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곧장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무실 안에서 얘기하죠." 그리고 저벅저벅 사무실로 들어갔다.
서도희는 망설임 없이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
신주원은 책상 앞에 앉아 손에 든 이력서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는 작년에 지사에서 큰 성과를 따낸 서도희를 홍보팀 직원 겸 개인비서로 특별히 채용했다. 기록에 의하면, 그녀는 회사의 명성에 흠이 갈 뻔한 일이 생겼을 때마다 뛰어난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작성되어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신주원은 이력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눈을 가늘게 떴다.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써 있네요?" 그의 낮은 목소리가 사무실의 무거운 침묵을 깨뜨렸다.
서도희는 그의 첫 번째 질문이 디자인에 관한 질문일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할 줄 압니다."
신주원은 고개를 들어 그녀의 차분한 얼굴을 주시하면서 계속 질문했다. "이력서에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추가한 이유는 뭐죠?"
사실, 서도희는 이런 질문을 할 것이라고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 자신 있게 대답했다. "회사에서 지금 의류 쪽의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의 개인비서로서 홍보, 마케팅 등 여러 방면에 미적 감각을 가져야 하며 사장님 본인 및 회사 이미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초안 몇 가지를 부록에 추가했습니다."
신주원은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력서를 책상 한 쪽 구석에 툭 던지고 강유미를 바라보며 명령했다. "인수인계 부탁해요. 앞으로 할 작업을 좀 할당해 주세요."
강유미는 깜짝 놀랐다. '면접이 이렇게 빨리 끝났어?'
강유미는 불만 가득한 심정이었으나, 정중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서도희는 사무실을 나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꽉 쥐고 있던 손바닥을 펼치자 안에는 식은 땀이 흥건했다.
CEO의 차갑고 엄숙한 얼굴을 떠올리자 그녀의 불안감은 다시 한번 엄습해왔다. 그의 밑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챕터 목록
총 20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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