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제2화이왕 할 거면, 판을 크게

미스터리 바.

소여안은 두꺼운 뿔테 안경을 벗자, 그녀의 두 눈이 한층 더 생기발랄하게 빛났다.

칠흑 같던 긴 생머리는 굵은 웨이브 펌으로 바뀌었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모습은 농염한 매력을 물씬 풍겼다.

그녀의 손짓과 몸짓 하나하나에 매혹적인 분위기가 묻어났다. 집에서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던 그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맞다, 다음 주에 사격 대회가 열리는데, 갈 거야?" 임제니가 물었다.

소여안은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안 한 지 오래돼서 감 다 잃었어."

"감 잃었으면 어때? 그냥 스트레스 푼다고 생각해." 임제니는 싱긋 웃으며 그녀를 쳐다봤다. "허천우 그 등신 새끼를 과녁이라 생각하고, 아주 작살을 내버려!"

소여안이 와인 한 모금을 머금으며 말했다. "그거 괜찮은 제안이네." "그렇지?

게다가 4년 전 너를 거의 이길 뻔했던 라이벌 엘도 참가한대. 네가 대회에서 은퇴한 후에 그놈이 계속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더라. 네가 가면 진짜 볼만할 거야."

임제니는 신이 나서 상품까지 덧붙여 설명했다. "듣자 하니 올해 우승 상품은 특별 주문 제작한 부가티래. 전 세계에 딱 한 대뿐인!"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사격 대회의 규정이 적힌 휴대폰을 소여안에게 건넸다.

소여안은 대충 훑어보았다. 이 대회는 두둑한 상금 외에도 또 다른 볼거리가 있었다.

바로 모든 참가자가 가면을 쓰고 코드네임으로 참가하며, 우승자는 패자에게 가면을 벗으라고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는 점이었다.

"이번 대회에 나가서 이기면 꼭 엘의 가면을 벗겨줘. 널 거의 이길 뻔했다는 그 엘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임제니가 말했다.

"음." 소여안은 와인잔을 흔들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왕 나가는 거, 판을 크게 벌여야지."

"어떻게 판을 키우게?" 임제니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소여안은 알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네가 소문 좀 내줘. 이번 대회 우승자는 신의 왕에게 치료받을 기회를 얻게 될 거라고. 신의 왕의 규칙에만 부합하면 언제든 유효하다고 말이야."

임제니는 당장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엄청난 소식이 퍼지면, 사격 대회는 사람들로 미어터지겠는데! 완전 짜릿하겠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소여안은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몇몇 남자들이 소여안의 앞을 가로막았다.

"미녀, 우리랑 한잔할까?"

남자들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시선이 저속했다.

소여안은 싸늘한 얼굴로 온기 없는 목소리를 냈다. "꺼져."

"성깔 장난 아닌데? 하하! 형은 이런 스타일 좋아해. 우리 형제들이 원래 이렇게 화끈한 여자 정복하는 걸 좋아하거든."

소여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좋은 말로 할 때 길 막지 말고 꺼져."

한 남자가 휘파람을 불며 웃더니, 소여안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여안은 완전히 인내심을 잃고, 빠르고 정확하게 손날로 내리쳤다.

"악!" 남자의 손뼈가 부러지며 돼지 멱따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네가 감히……." 나머지 남자들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하나둘씩 발에 차여 날아갔다.

불과 몇 호흡 만에 그들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날 생각도 못 했다.

2층.

"와우! 저 여자 진짜 멋있다. 얼굴도 예쁘고, 완전 내 스타일인데." 허천우는 친구의 말을 듣고 그 웨이브 머리의 여자를 흘깃 쳐다봤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낯이 익었다. 마치 그의 전처인 소여안 같았다!

그는 안나의 진료가 끝난 후, 그녀가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고 해서 바에 온 것이었는데, 뜻밖에 아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저…… 저분 소여안 언니 아니에요?" 이안나가 놀라 물었다.

"뭐? 저 여자가 소여안이라고? 저렇게 기 세고 예쁜 여자가 어떻게 그 재미없고 무뚝뚝한 가정주부 소여안일 수가 있어?"

사람들은 그제야 자세히 보고는, 손짓 하나 몸짓 하나에 농염한 매력이 넘치는 여자가 허천우의 전처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허천우의 여동생 허미미가 비꼬았다. "저렇게 싸구려처럼 야하게 차려입고, 제대로 된 년일 리가 없지. 오빠한테 버림받자마자 저 꼴로 바에서 물주 잡으러 온 거겠지. 저런 건 몸이나 팔아야 먹고살 수 있어."

허미미 외에 다른 남자 몇몇도 조롱에 가세했다.

"원래 저렇게 밝히는 년들은 남자가 없으면 죽어. 남자가 만족시켜 줘야 하거든."

"네 형이 이혼하길 잘했네. 저렇게 끼 부리는 여자는 언제든 남자 머리에 뿔 나게 할 년이니까."

"저런 건 남자한테 기생해야만 살 수 있어. 남자 없으면 혼자서는 먹고살지도 못해. 평생 창녀로 살 팔자야."

그들의 조롱에 허천우는 짜증이 치밀었다. 그는 낮게 윽박질렀다. "닥쳐!"

허천우는 그들을 쏘아보고는, 몸을 돌려 소여안이 있는 쪽으로 서둘러 걸어갔다.

계속 읽으시겠어요?

이어서 읽으면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이어서 읽기

챕터 목록

총 652장

  1. 1장제1화버림받은 아내
  2. 2장제2화이왕 할 거면, 판을 크게
  3. 3장제3화전남편, 무슨 일로 찾아왔어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