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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개만도 못한 남자
남자는 몸을 옆으로 돌려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상대방의 말을 들은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화장대 위에 놓인 재킷을 손에 쥐고 대답했다. "지금 바로 갈게."
그리고는 송정연을 돌아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착하지. 나 지금 급한 일이 생겼어. 먼저 자고 있어. 기다리지 않아도 돼. 이따가 따뜻한 약탕을 보내 줄게. 너무 아프면 병원에 가. 사람을 보내줄테니까, 같이 가."
말을 마친 남자는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
이런 상황 처음은 아니다. 지난 3년간 수없이 많이 일어났다.
그는 매번 최설아를 위해 그녀를 버렸다.
두 사람이 막 운동을 마쳤을 때든지, 그녀가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었을 때든지, 늘 똑같았다.
송정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예전에는 참았지만, 이제 이혼을 앞둔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베개를 집어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왜? 내가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해서 다른 곳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는 거야? 그렇다면 꼭 콘돔을 착용해. 병에 걸리지 않게."
베개에 맞은 남자는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장난치지 마. 일 끝나면 바로 올게."
기승현은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최설아는 그를 위해 자기 인생을 망쳤다. 그건 그가 최설아에게 진 빚이고, 그 비밀을 지켜주고 그녀의 남은 인생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때문에 그녀의 일이라면 그는 반드시 처리해야 했다.
송정연은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을 공개하려 하지도 않았다.
지난 3년 동안, 그의 곁에서 얌전한 척한 건 송씨 가문의 사업이 너무 큰 구멍이 나서 기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에게 진심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 침대 위에서 가장 격렬하고 뜨거운 순간에도 그녀는 그저 기씨 가문의 며느리 역할만 열심히 했다.
최설아가 돌아온 것 때문에 화를 내는 것 같지만, 실은 생리 기간이라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에게 몇 마디 투정부리는 거라 여겼다.
송정연이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남자는 이미 문을 닫고 떠났다.
곧바로 아래층에서 자동차 시동 소리가 들려왔다.
급박한 굉음과 함께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바닥 창문을 스쳐 지나가더니 사라졌다. 텅 빈 방은 그녀의 영혼을 비웃는 듯했다.
송정연의 눈에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눈물을 닦은 그녀가 다시 욕설을 내뱉었다. "개만도 못한 새끼!"
...
그날 밤, 송정연은 정신없이 잠들었다. 눈을 떴을 때, 동이 막 트고 있었다.
그녀의 옆자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기승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가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5시 반이었다.
휴대폰을 끄려는데, 인스타그램 알림이 떴다.
"만난 지 6년. 우리가 헤어진 적이 없어서 다행이야."
최설아의 인스타그램이었다.
그녀가 게시물을 열어보니, 게시 시간은 새벽 2시 반이었다.
아름다운 야경 사진 몇 장과 남자의 뒷모습이 담겨있었다.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를 가진 남자의 맞춤 셔츠는 그녀가 직접 고른 것이었다. 송정연은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봤다.
송정연은 짜증이 치밀어 휴대폰을 침대 옆에 던져 버렸다.
첫사랑과 이렇게 금슬이 좋은데, 어젯밤에는 왜 그녀와 그런 짓을 하려 했고, 다정한 척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개만도 못한 새끼!'
침대에서 내려온 그녀는 샤워를 하고 화장을 했다.
매 순간 기승현에게 심한 욕을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방송국에서 기자로 일한 그녀는 오늘 화학 공장 부근에서 여론 조사를 진행해야 했다. 옷장으로 향한 그녀가 연회색 캐주얼 슈트를 고르고 허리를 굽혀 어울리는 신발을 찾으려 할 때, 큰 손이 뒤에서 그녀를 품으로 끌어 안았다.
거울에 비친 남자의 눈매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샤워를 마친 그는 상쾌한 향기를 풍기며 나타났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남자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하얀 어깨에 걸린 검은색 어깨끈을 입으로 물었다. 튕기는 소리와 함께 어깨끈이 피부에 가볍게 튕겼다.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귀를 간지럽혔다. 남자는 마치 고기를 훔쳐 먹고 만족한 여우처럼 웃었다.
"이 옷은 안 되겠어. 내 아내의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잖아."
송정연은 기승현이 그녀와 최설아 사이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그녀가 몸을 돌려 남자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짝!" 소리와 함께 남자의 뺨에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송정연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깜짝 놀랐다.
챕터 목록
총 23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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