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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저승사자'와 거래를 하다
서건우를 본 납치범들은 사색이 되어 즉시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형님! 저희가 눈이 멀어 감히 형님을 몰라 뵈었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눈앞에 있는 남자는 바로 지하세계의 왕으로 불리는 서건우였다.
거대한 지하 조직을 거머쥐고 있는 그는 일반 사회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했고 수단이 잔혹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그들 같은 밑바닥 건달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어쩌면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 하필이면 이 미친놈과 만나다니!'
서건우는 납치범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김민정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몸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바로 그때, 임민정은 풀려나기 바쁘게 신속히 바닥에서 비수를 집어 들었다.
그녀에 손에 들린 비수에 서슬 푸른 빛이 어른거렸다.
"푹!"
비수가 조금 전에 그녀를 범하려 했던 그 놈의 목에 정확히 박혔고 그 즉시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남은 납치범들은 모두 겁에 질려 넋이 나갔다.
"너… 너 뭐야!"
김민정은 잔인하고도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 목숨을 거둘 사람."
좁은 창고에 비명 소리와 애원 소리,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끊임 없이 들려왔다.
김민정은 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칼자국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놈은 아직 숨이 끊기지 않은 상태였고 겁에 질린 얼굴로 그녀를 쳐다 봤다. 그의 눈에 김민정은 마치 지옥에서 기어 올라 온 악마처럼 보였다.
"말해 봐. 김지안이 너희에게 얼마를 줬지? 계획은 뭐였어?"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김지안이 … 널 납치하는 댓가로 3억을 줬어... 김지안은 김씨 가문 사람들이 자신을 택할 거라 확신하고 있더군... 우리더러 널 실컷 갖고 논 다음에 깔끔하게 처리하라고 했어..."
칼자국 남자는 극심한 공포에 오줌을 지리고 말았고 말까지 더듬으며 꾸역꾸역 자초지종을 털어 놓았다.
김민정의 눈빛이 더욱 살벌해졌다.
'하, 김지안... 참 대단하네...'
그녀가 그토록 갈망했던 가족도,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약혼자도... 참으로 대단했다.
'기다려! 나 김민정,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녀는 가족의 사랑을 갈망했기에 모든 걸 감내했고 김씨 가문에서 무엇을 요구하든 그녀는 최선을 다해 해내려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기는커녕 그들은 그녀의 진심을 사정없이 짓밟았다.
이제 더 이상 마음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과 같은 피가 흐르는 친딸을 제쳐두고 가짜 딸만 싸고도는 멍청한 놈들! 그런 놈들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김씨 가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꺼져! 내 눈에 띠지 마!"
김민정의 명령이 떨어지자 납치범들은 꽁지가 빠져라 도망쳐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재미있군.'
서건우는 김민정 같은 여자를 처음 보았다. 처음에는 불쌍한 그저 여자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김민정이 서건우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 고마웠어요."
서건우가 입을 열려던 그때, 갑자기 속에 비릿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더니 급기야 피를 토해냈다.
그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고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김민정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즉시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 "중독되셨어요?"
서건우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녀의 말대로 그는 중독된 상태다. 매우 희귀한 독이라 발작이 은밀하게 일어나 예사 의사는 그가 중독 되었다는 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그런데 이 여자는 어떻게 한 눈에 알아차린 거지?'
김민정은 집중하며 그의 맥을 짚었다. 몇 초 후, 그녀는 손을 놓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독에 중독된 지 한 달이 됐어요. 지금 해독하지 않으면 골치 아파져요."
"너, 치료할 수 있어?" 서건우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김민정의 말이 맞다.
서건우의 부하 중 한 명이 'S연맹'에 매수되어 그에게 독을 탔다. 서건우는 다크 웹에 포상금 수십억을 주겠다고 의뢰를 올렸지만 독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절 믿어요? 믿는다면 손을 내밀어 보세요."
김민정이 말했다.
서건우는 의심이 많고 신중한 성격이다. 하지만 김민정의 맑고 확신에 찬 눈빛을 마주한 그는 그의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믿어."
"참아요."
김민정은 그의 팔을 잡더니 비수를 들어 그의 검지에 작은 상처를 냈고 이어 피를 짜냈다. 곧이어 시꺼먼 피가 뚝뚝 떨어졌다.
"형님!" 부하가 깜짝 놀라며 다가섰다.
"지금은 해독에 필요한 장비가 없어요. 일단 독소를 짜내 증상을 완화 시키는 수밖에 없어요."
김민정이 설명했다.
잠시 후, 서건우는 몸이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김민정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집중한 그녀의 눈빛은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 해."
김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방금 절 구해준 은혜를 갚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책임지고 당신의 독을 치료해 줄게요."
서건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김민정은 정말 알 수 없는 여자였다.
"그럼 치료가 끝날 때까지, 당분간 내 곁에 있도록 해."
서건우가 말했다.
결단력이 강한 그는 곁에 종래로 여자를 둔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그는 김민정을 위해 처음으로 원칙을 깼다.
김민정은 놀란 기색이 없었다. 그저 눈썹만 살짝 치켜 올린 채 입을 열었다. "좋아요. 다만 먹고 자는 건 해결해 주셔야 해요. 하지만 그전에 전 먼저 집에 다녀와야 해요. 김씨 가문과 관계를 끊어야 해서요."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던 서건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거래 성립."
챕터 목록
총 28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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