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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임신 생각뿐

소유정은 밤새도록 유성훈의 품에서 모진 시달림을 견뎌야 했다.

엎드렸다 누웠다, 작은 몸이 이리저리 뒤집히는 와중에도 다리가 후들거려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새벽에 잠에서 깬 그녀는 옆에서 잠든 남자를 몰래 훔쳐보려 했다.

그러나 소유정이 남자를 바라보는 순간, 그가 바로 눈을 번쩍 떴다.

소유정은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서다 남자의 다리에 부딪혔다. 어젯밤의 방탕한 기억이 떠오른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유성훈도 이제야 여자의 얼굴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

작고 창백한 얼굴에 놀라움과 수줍음으로 인해 불그스레한 홍조가 번졌고, 촉촉하게 젖은 두 눈은 마치 겁에 질린 아기 사슴처럼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소선주가 25살이라고 들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어려 보이는 걸까?'

"네가 이곳에 시집온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겠지?"

유성훈은 그녀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자 여자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네, 둘째 도련님. 저, 저도 빨리 임신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남자의 눈빛이 순간 어둡게 가라앉았다. "둘째 도련님?"

"네, 네."

유성훈의 주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한 순간에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어젯밤 어둠 속에서부터 유성훈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여자는 너무 소심했고, 어머니가 말한 온화하고 차분한 소선주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다만 술에 취한 데다 품에 안긴 몸이 너무 부드러워 그는 잠시 그 차이점을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넌 누구야?"

남자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고, 말투에도 묵직한 위압감이 깃들어 있었다.

소유정은 갑자기 변한 그의 태도에 화들짝 놀라 몸을 떨었다. "저, 저는 소유정이에요…"

"소선주가 아니라고?"

유성훈은 소유정이라는 이름을 되뇌며 차갑게 물었다. "소씨 가문의 둘째 딸…"

소유정은 겁에 질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도 이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눈앞의 남자가 유동준이 아니라, 나의 형부인 유성훈인 걸까? 이제 끝장이다…'

유성훈의 주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압이 무섭게 낮아졌다.

이불을 꼭 끌어안은 소유정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죄, 죄송해요…"

유성훈은 어젯밤 소유정의 서툰 반응과 작은 흐느낌, 그리고 오늘 아침 눈물로 가득 찬 눈동자를 떠올렸다. 어쩐지 그녀가 너무 소심하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자매가 차를 잘못 탄 것이었다!

자신마저도 그 우연한 실수로 다른 여자를 품에 안아 버렸다!

'그렇다면 유동준은…'

유성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이불을 꼭 끌어안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여자를 깊은 눈빛으로 쳐다봤다.

"여기서 기다려. 내 허락 없이 이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마."

소유정은 그의 말에 화들짝 놀라 흐느낌을 억지로 참았지만, 눈가와 콧등이 새빨갛게 물들어 처연하고 가여운 모습 그 자체였다.

유성훈은 휴대폰을 손에 쥐고 방을 나서며 유동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다른 방.

유동준은 아침 일찍부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는 등을 돌리고 깊이 잠든 여자를 흘깃 쳐다본 후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전화를 받은 그의 목소리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었다. "누구야!"

소선주 역시 그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몸을 살짝 뒤척인 그녀는 온몸이 쑤시고 으스러질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32살의 남자가 그런 정력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3개월 안에 임신할 수 있겠지? 유성훈의 정자에 문제가 없다면 말이지.'

유성훈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다면, 앞으로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유씨 가문에서 사모님 신분을 든든히 지켜낼 수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녀도 동생을 보호할 능력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령 유정이가 임신하지 못해 소씨 가문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가 되더라도, 내가 유성훈에게 부탁해 유정이를 데려와 돌볼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면 그만이다.'

그때, 남자의 목소리가 소선주의 생각을 방해했다.

"내가 형수님과 하룻밤을 보냈다고?"

소선주는 그 한 마디에 머릿속이 갑자기 새하얘지며 핑 도는 듯했다.

그러나 유동준은 대수롭지 않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지, 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으니 형수라고 할 수 없지. 형, 우리 다시 바꿀까? 형은 나랑 잤던 여자도 괜찮지?"

전화가 끊긴 후, 소선주 역시 이불을 끌어안은 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유동준은 윗옷을 걸치지 않은 채 침대 머리맡에 느긋이 기대어 옆에 앉은 여자를 쳐다봤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그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여자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엉뚱하게도 다른 여자를 품게 되다니, 그 사실 자체가 너무나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어쩐지 어젯밤 여자가 전혀 겁먹은 기색이 없더라니, 대담한 성격의 여자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동시에 지난밤의 일들을 떠올렸다.

유동준은 침실 문을 열 때, 어머니가 여자가 20살밖에 되지 않았으니 놀라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말을 떠올렸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했으니, 유동준은 오히려 그녀를 확실히 놀라게 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겨우 20살밖에 되지 않은 여자라면 아직 아무것도 모를 것이다.

유동준은 어두운 방에 태연하게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널 이곳에 데려온 이유가 뭔지 알고 있겠지?" 그는 일부러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소선주는 잠시 침묵했다. 유성훈이 32살이라는 것을 떠올린 그녀는 그가 온갖 부류의 여자들을 겪어보았을 터이니, 자신이 굳이 수줍어하거나 밀당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합시다." 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유동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 '어린 여자가 아는 게 꽤 많은 모양이네.'

그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실루엣만으로도 몸매가 매우 날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가 원한다면, 적어도 내가 흥미를 가질 만하게 만들어야지."

유동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자는 그의 다리 위에 올라앉아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유동준은 눈을 크게 뜨고 장난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제법 반전 매력을 가진 여자였다.

그는 짧게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네가 먼저 옷을 벗어."

유동준은 잠시 숨을 골라 가며 자신의 솟구치는 반응을 억눌렀다. 욕망 때문에 조급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어머니가 골라준 사람은 확실히 나쁘지 않네.'

유동준이 몸을 숙여 그녀를 침대에 눕히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만요, 도련님."

여자는 다른 쪽 베개를 집어 들더니 자신의 허리 아래에 받쳤다.

소선주의 머릿속은 온통 임신 생각뿐이었다.

"30분이면 충분할까요?"

유동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날 임신 도구로 생각하는 건가?'

그는 유선주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며 고개를 그녀에게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모든 것이 끝난 후.

"도련님, 저를 좀 안아주실 수 없을까요?"

유동준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흡족해했다. '역시 어린 여자는, 다 끝나고 나면 달래주는 게 필요하긴 한가 보네.'

그의 입에서 '부탁해 봐' 라는 말이 나오기도 무섭게, 소선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렇게 하면 임신에 도움이 된다고 했어요…"

그 말에 순간적으로 기분이 확 나빠진 유동준은 소선주의 말을 듣지 못한 척했고, 밤새도록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잠자리를 함께 한 여자가 어머니가 형을 위해 준비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유동준은 소선주를 쳐다봤다. 여자는 오히려 자신보다 훨씬 더 태연하고 침착해 보였다.

소선주는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올리고 침묵을 깨뜨렸다. "그러니까, 어젯밤은 오해였던 거네요."

유동준은 그녀의 침착한 모습을 보고 어젯밤 그녀가 먼저 자신의 다리 위에 올라앉아 베개를 허리 아래에 받쳤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자 마음속에 불쾌감이 다시금 치밀어 올랐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래, 오해였어."

소선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그의 경박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따질 때가 아니었다.

"유성훈 씨는 뭐라고 했어요?" 그녀는 여동생과 눈앞에 닥친 이 상황이 더욱 걱정되었다.

그녀와 동생은 절대 소씨 가문으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유동준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형의 차가운 목소리를 떠올렸다. 이 일은 반드시 본가에 돌아가 상의해야 할 사항이었다.

그러나 그는 일부러 툭 던지듯 말했다. "어떻게 하긴, 이미 벌어진 일이니 이대로 쭉 가는 거지."

소선주는 그 말에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소심한 소유정이 유성훈의 손에 넘어갔으니, 지금쯤 많이 두려워하고 있을 게 뻔했다.

"안 돼요!"

소선주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유정이는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니 유성훈 씨 곁에 남겨둘 수 없어요."

"소선주, 유씨 가문이 이런 추문을 허락할 것 같아? 아니면 형이 이미 품에 안은 여자를 내 침대에 보내는 것을 동의할 것 같아?"

소선주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다.

그녀는 유동준이 하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씨 가문은 절대 이런 황당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소선주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것을 본 유동준은 마음속에 불쾌감이 조금 가라앉고 설명할 수 없는 묘한 흥미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침착한 척하는 여자의 약점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유동준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감으며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해."

"나와 함께 지내는 게 형과 함께 지내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야. 아이를 원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는 소선주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적어도 나를 따르면 베개를 허리 아래에 받칠 필요는 없을 거야."

소선주는 마음 한구석이 싸늘하게 식어 내려앉는 걸 느꼈다.

'유정이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솔직히 소선주는 자신이 누구와 함께하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성훈은 유씨 가문의 장남이다. 그러니 소유정은 유성훈 한 사람뿐만 아니라, 유씨 가문의 두 어른까지 상대해야 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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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83장

  1. 1장제1화 잘못 탄 차
  2. 2장제2화 임신 생각뿐
  3. 3장제3화 두 명 다 나한테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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