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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혼인 신고
서하은은 순간 멈칫하더니 바로 거절했다.
[나랑 네 아빠는 어울리지 않아.]
비록 그녀는 김송이의 아버지를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어찌됐건 둘 사이엔 꽤나 큰 나이 차이가 존재했다. 서하은은 올해 24살이고, 김송이는 20살이다. 대충 계산해 보아도 김송이의 아빠는 마흔이 넘었을 것이다.
김송이와 절친인 그녀는 돈 때문에 김송이의 아버지와 결혼할 수 없었다. 그건 김송이를 이용하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녀가 고민에 잠겨 있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기 너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 아가씨, 저희 대표님께서 아가씨와 협력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오세요. 저는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서하은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쪽 대표님은 누구시죠?"
남자가 말했다. "어젯밤, 그분이세요. 지금 바로 내려오세요. 대표님께서 아가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아가씨 오빠의 치료비 2억 원은 이미 아가씨 계좌에 입금했습니다."
서하은은 깜짝 놀라 휴대폰을 확인했고, 계좌에 정말 2억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두번 다시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돈을 준거 아니었나? 그런데 왜 다시 만나자고 하는 거지?'
이 비서가 재촉했다. "아가씨에게 남은 시간은 3분입니다. 3분 안에 내려오시면 2억 원을 추가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서하은은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남자가 약속을 지키기를 바랐다.
30분 후, 서하은은 M 그룹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 도착하자 이 비서는 서하은을 데리고 화려한 사무실 문 앞에 멈춰 섰다.
그가 공손한 태도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김 대표님, 서 아가씨가 도착했습니다."
"들어와." 김신우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사무실에 들어선 서하은은 책상 위에 놓인 명패를 발견했다. M 그룹 대표 김신우.
M 그룹은 전 세계 최고의 테크 회사로, 시가총액이 전 세계 5위 안에 드는 회사다. 그리고 회사 대표 김신우는 냉정하고 과감한 성격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서하은은 몰리 김신우를 쳐다봤고, 차갑고도 귀티 흐르는 남자의 얼굴을 발견했다.
어젯밤에는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확실히 잘생긴 얼굴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순결을 가져간 사람이 60내 늙은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서하은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두 다리가 덜덜 떨렸다 "저를 왜 부른 거죠? 차용증을 쓰시게요?"
"계약 결혼을 제안하려고 불렀어." 김신우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오빠의 치료비로 쓸 돈이 필요 하다고 들었어. 돈은 내가 낼 테니까 넌 그저 우리 집 식구들을 잘 상대하면 돼."
서하은은 깜짝 놀랐다. "대표님 같은 신분이라면, 정략결혼 상대가 부족하지 않을 텐데요.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저더러 두번 다시 대표님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녀는 남자에게 상처받은 적이 있다.
전 남친은 그녀와 약혼하기 전, 그녀의 전 재산을 챙겨 도망쳤다. 심지어 집안의 냄비, 그릇, 비누, 세제까지 놓치지 않고 전부 훔쳐갔다.
그런데 지금, 재벌 그룹 대표가 갑자기 그녀와 결혼하자고 했고 그녀의 오빠 치료비까지 대주겠다고 했다. 그 대가로 그녀는 그저 아내 역할만 하면 된다.
너무 좋은 조건이라 ,이게 함정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옆에 있던 이 비서가 김신우를 도와 입을 열었다. "서 아가씨,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계약은 아가씨에게 이득만 있을 뿐, 손해는 없을 겁니다."
서하은은 이 비서의 얼굴에 '재벌 가문의 일은 묻지 않는 게 좋다'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나에게 딸이 한 명 있어. 넌 내 딸을 돌봐주면 돼." 김신우는 서하은의 반응을 살폈다.
서하은은 그리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그녀는 거래는 곧 가치교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비서가 서류를 건넸다. "서 아가씨, 저희의 성의를 보여드리기 위해 아가씨 오빠의 병원비 10억 원을 미리 지불했습니다. 이건 영수증입니다."
"이 돈이면, 어젯밤에 아가씨를 괴롭힌 남자가 당분간 아가씨를 괴롭히지 못할 겁니다."
병원 도장을 본 서하은은 마음이 흔들렸다.
'10억! 오빠가 중환자실에서 깨어날 때까지 버틸 수 있어.'
그녀의 오빠는 치매로 앓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오빠를 치료할 수 있는 유명한 의사를 찾고 싶었다. '김신우가 도와준다면 의사를 찾는 일 쯤은 쉽게 해결 할 수 있어.'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펜을 집어 들었다. "계약서는 어디에 있어요? 지금 바로 사인할게요."
그녀는 김신우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걸 선호하고 사람을 협박하는 걸 즐기는 사림인 것 같았다.
결혼 계약서 내용은 간단했다. 기한은 3년, 김신우는 매달 생활비로 서하은에게 최소 2억 원을 주어야 하고 당분간 결혼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계약 내용을 변경하려면 두 사람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조항도 있었다.
서하은은 계약서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고 바로 사인했다.
그녀는 계약서 맨 마지막에 김신우가 이혼을 동의하지 않으면, 결혼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된다는 추가 조항이 있다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오로지 한가지 생각 밖에 없었다. '빚이 2억에서 12억으로 늘어 났어...'
그녀는 빚을 갚기 위해선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았다.
김신우는 계약서를 집어 이 비서에게 건네며 금고에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신분증은 챙겼어?"
서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지금 당장 혼인신고 하러 가." 김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챕터 목록
총 18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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