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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다툼
차가 낡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성서의 아파트 단지 입구에 멈췄다.
오윤정은 운전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차에서 내린 뒤, 여전히 번거로운 웨딩드레스 자락을 들어 올리고 익숙한 아파트 건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그녀를 향해 쏟아졌다.
"이제야 집에 돌아와? 오윤정, 많이 컸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파혼을 해? 우리 오씨 가문 체면을 완전히 바닥에 떨어뜨렸어! 할아버지가 임종 전에 뭐하고 했는 지 잊었어?"
오윤정의 새어머니인 조미란이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몸에 딱 붙는 원피스를 입고 얼굴에 두껍게 화장을 한 그녀의 얼굴은 분노로 인해 일그러져 있었다.
오윤정은 그런 그녀를 무시하고 몸을 숙여 발을 아프게 하는 하이힐을 벗었다.
"누나 왔어? 맛있는 거 사 왔어?"
통통한 몸집의 어린 소년이 소파에서 뛰어내리더니 오윤정의 앞으로 달려와 웨딩드레스 주머니를 뒤졌다.
그 소년은 오윤정의 이복동생인 오윤호로, 올해 열두 살이다.
"윤호야! 더러워! 만지지 마!" 조미란은 오윤호를 뒤로 끌어당기며 보호했다.
오윤호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비틀었다. "맛있는 거 없어! 누나는 집에 올 때마다 아무것도 사 오지 않아! 아빠!
누나 좀 봐!" 오윤정은 눈앞에 버릇없이 자란 동생을 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혐오감이 치밀어 올랐다.
사생아가 오씨 가문에서 작은 도련님으로 자랐다니, 정말이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윤호야, 그만해." 오건욱이 방에서 나오며 말했다.
오윤호는 눈을 굴리더니 오윤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빠, 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누나가 나를 괴롭혀! 맛있는 것도 사 오지 않았단 말이야!"
"좀 적당히 먹어. 너랑 돼지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 오윤정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
"오윤정!" 오건욱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윤호가 아직 어린데,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이제야 집에 돌아온 거야?"
오윤정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열두 살이 아직 어리다고?
그녀가 열두 살이었을 때, 이미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에게 밥을 가져다주곤 했었다.
"아빠, 오늘 결혼식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있잖아요? 기분도 풀 겸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온 거예요. 안 돼요?" 오윤정은 화를 꾹꾹 눌러 참으며 말했다.
"그게 아빠한테 할 소리야?" 오건욱이 버럭 화를 냈다.
조미란은 옆에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건욱 씨, 이제 그만해요. 육씨 가문과 연을 맺었으니, 우리를 더 무시할 거예요. 결혼식에도 우리를 초대하지 않았잖아요."
"누나 나빠!" 오윤호는 바닥에 주저앉아 두 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오윤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관자놀이가 욱신거렸다.
이곳이 바로 그녀의 '집'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병에 걸린 후, 오건욱은 사생아를 낳은 조미란을 집에 들였고, 그 후 이 집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변했다.
오건욱은 오윤호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꼈다. 먹는 것과 쓰는 것 모두 제일 좋은 것으로 해주었고, 용돈은 그녀의 한 달 생활비보다 많았다. 그러나 버릇없이 자란 오윤호는 학교에서 친구를 괴롭히고 집에서는 어른에게 대들었지만, 오건욱은 그에게 한 번도 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만!" 아들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오건욱은 오윤정을 돌아보며 쏘아붙였다. "아직도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윤호가 울어 기절해야 시름이 놓여? 빨리 방으로 올라가!"
오윤정은 웨딩드레스 자락을 꽉 움켜쥐었고, 손톱이 거의 손바닥에 파고들었다.
그녀는 꾹 참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2층으로 올라갔다.
"잠깐!" 오건욱이 다시 그녀를 불러 세웠다. "결혼식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는 그 사실을 거의 잊을 뻔했다.
오윤정은 자리에 멈춰 서서 그를 등지고 물었다. "무슨 일요?"
"왜 파혼을 한 거야! 그리고 육한주와는 무슨 사이야!" 오건욱은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윤정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남자를 쳐다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빠도 보셨잖아요?" 그녀는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아빠의 예비 사위가 결혼식장에서 제 들러리랑 둘이 무슨 짓을 했는 지. 그래도 저를 그 남자와 결혼시키고 싶어요?"
오건욱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육한주와는 어떻게 된 거야?" 오윤정의 아버지인 그도 결혼식장에 있었고, 그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오윤정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육한주와 이미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리면 안 된다.
그녀와 육한주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오건욱은 그녀에게 돈을 요구할 것이고, 조미란은 그녀를 현금인출기로 생각할 것이다.
그녀는 지금 어머니의 회사를 되찾아야 했고, 오씨 가문도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가족과 완전히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육한주 씨는 그저 저를 도와준 것뿐이에요." 오윤정은 눈을 내리깔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육자명의 삼촌인데, 무슨 사이겠어요?"
오건욱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봤다. "정말이야?"
"못 믿겠으면 육씨 가문에 직접 물어보세요." 오윤정은 태연하게 말했다.
오건욱은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육한주 같은 사람이 아무리 몸이 불편하다고 해도 오윤정을 마음에 들어 할 리 없고, 결혼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그래도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됐어!" 오건욱은 바로 태도를 바꾸며 그녀를 비난했다. "파혼은 그렇다 쳐도, 육한주를 건드리면 안 돼! 육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데! 할아버지 체면이 아니었다면, 너는 육씨 가문에 시집가지도 못했을 거야.그런데 네가 먼저 파혼을 해?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아빠 말이 맞아요!" 오윤호는 언제 바닥에서 일어났는지 오윤정의 코앞에 다가와 손가락질했다. "누나는 바보야! 내가 누나였으면, 일단 육씨 가문에 시집가서 돈을 챙겼을 거야!"
그는 마치 닭을 훔치고 개를 훔치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인 것처럼 당당하게 말했다.
조미란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우리 윤호 정말 똑똑하네."
오윤정은 세 사람을 보며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열두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공부나 인성 교육이 아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등 쳐먹을 수 있는 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 아이가 바로 오건욱이 애지중지하는 아들이다.
"누나가 나를 노려봤어!" 오윤호는 오건욱의 뒤에 숨으며 말했다. "아빠, 누나가 나를 노려봤어요."
오건욱은 바로 아들을 뒤로 숨기고 오윤정을 노려봤다. "왜 윤호를 노려보는 거야? 윤호가 얼마나 어리다고? 뭘 알겠어? 어른이 아이랑 싸우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
오윤정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그러진 오건욱의 얼굴을 보며 할아버지가 임종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건욱이는 귀가 얇은 사람이야. 옆에서 부추기면 바로 넘어갈 거야. 앞으로 오씨 가문은 건욱이에게 맡길 수 없어.'
할아버지의 말이 맞았다.
이곳은 더 이상 그녀의 집이 아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했지만, 이미 충동적으로 행동했어요. 육씨 가문은 더 이상 저를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오윤정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제가 눈에 거슬린다면, 집을 나갈게요."
오건욱은 잠시 멍해졌다.
'집을 나간다고?'
"어디로 갈 거야?" 그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회사 근처에 집을 구하면 돼요." 오윤정은 태연하게 말했다. "아빠는 아들이 있으니, 저 같은 딸은 필요 없잖아요."
"너!" 오건욱은 할 말을 잃었다.
조미란은 눈을 굴리며 오윤정이 당장 집을 나가길 바랐다. 오윤정이 집에 있는 동안, 그녀는 계속 연기를 해야 했다. 오윤정이 집을 나가면, 집은 완전히 그녀와 아들의 것이 될 것이다.
"건욱 씨, 윤정이가 집을 나가고 싶으면 나가게 놔둬요. 아이도 이제 다 컸으니, 자기 생각이 있겠죠." 그녀는 가식적으로 오건욱을 설득했다.
오윤호는 더 직접적으로 말했다. "누나 빨리 나가! 누나가 나가면, 누나 방에 내 장난감을 넣을 거야!"
오윤정은 그를 흘깃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2층으로 올라갔다.
뒤에서 오건욱의 욕설이 들려왔다. "태도가 왜 그래! 윤호가 네 동생인데, 누나라는 사람이!"
챕터 목록
총 13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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