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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6조 원

"뭐라고?"

김태훈은 민강윤의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에 당황했다. 전날 밤 그를 약에 취하게 한 그녀가 무슨 게임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번엔 무슨 속셈이야?"

그녀는 채구가 작았지만 지금 몸에서 내뿜고 있는 엄청난 기운은 김태훈을 위협할 정도였다.

"당신은 늘 나와 이혼하고 싶어 했잖아. 안 그래? 당신 할아버지가 강제로 나와 결혼시켰으니까. 그리고 이제 당신이 그렇게 그리워 하던 배연희가 돌아왔으니 내가 자리를 비워줘야 하지 않겠어? 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당신의 소원이잖아." 민강윤의 말은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김태훈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이렇게 쉽게 자리를 양보한다고? 다른 시나리오를 꾸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민강윤은 진심인 것 같았다. 그래서 김태훈은 콧방귀를 뀌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후회하지 마."

그녀는 비웃음을 터뜨렸다. 이제껏 이보다 더 강한 결심을 한 적이 없었다. 그녀의 마음은 확고했다.

"내가 한 일 중 가장 후회되는 게 당신과 결혼한 거였어." 민강윤은 단호한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김태훈은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오래동안 바라보았다.

그는 이제껏 그녀가 이렇게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가 알고 있던 양처럼 순하고 유순한 여자는 강하고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오늘 갑자기 돌변한 그녀의 태도에 김태훈은 의아했다.

'어쩌면 전날 밤에 일어난 일과 그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녀가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그 날 아침 두 사람은 법정으로 갔다.

민강윤은 평범하고 꾸질꾸질한 옷차림을 했고 김태훈은 윤기 나는 프라다 수트를 입었다. 조화롭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민강윤은 그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가능한 빨리 이혼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집중했다.

몇 분이 지나고 마침내 그토록 많은 불행을 가져온 결혼은 막을 내렸다.

민강윤은 이혼 서류를 손에 쥐고 순간 황홀한 기분이 들며 그대로 멍하니 서 있었다.

"이걸로 끝이군. 그럼." 김태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고 떠났다.

민강윤은 다른 말도 없이 단 한 순간도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사라지는 김태훈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붙잡지 않았다. 애초에 그녀의 남편이었던 적이 아닌 것처럼 굴었다.

"덕분에 일이 쉬워졌네." 민강윤은 쓴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의 무심한 태도에 그녀는 더 쉽게 미련을 버릴 수 있었다. 이제 그들은 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그녀는 앞으로 나아갔다.

갑자기 윤기 나는 검은 벤트리가 그녀의 앞에 멈추었다.

차문이 열리고 희끗희끗한 머리의 한 노인이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로 걸어왔다. 그 뒤로는 건장한 경호원 넷이 따랐다.

그가 누구인지 알아본 민강윤은 허리를 곧게 펴고 귀족적인 분위기를 내뿜었다. "아버지 소식통은 엄청나네. 지금 막 이혼했는데 벌써 아저씨를 보내시다니."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 노인, 임 집사는 친절한 미소를 짓고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가씨, 오늘은 회장님과 하신 3년 계약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는 민강윤의 손에 들고 있는 문서를 잠깐 바라보았다.

그는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분을 설득하지 못한 것 같군요. 그렇다면 약속대로 서월시로 돌아가 가업을 이어받으셔야 합니다."

민강윤은 얼굴을 찌푸리고 침묵을 유지했다. 영원 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15살 때, 민강윤은 그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기억을 잃고 방원시에 있는 고아원으로 가게 되었다. 나중에 여러가지 인연으로 김 씨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고 그 은혜로 김 씨 집안으로 들어갔으며 성년이 된 그날, 할아버지는 김태훈을 협박하여 그녀와 결혼하게 했다.

민강윤이 기억을 되찾은 건 김태훈과의 결혼 첫날밤이었다. 당시에 그녀는 아버지 대신 김태훈을 선택하고, 만약 3년 안에 그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제서야 민강윤은 소중한 3년 시간을 한번도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는 남자에게 낭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멍난 독에 물 붓기였던 것이다.

"회장님이 무척 보고 싶어하십니다. 제발 저와 함께 가주시죠. 회장님의 화를 더 돋우지 마세요. 그 분은..."

"임 집사." 민강윤은 그의 말을 막으며 말했다. 과거를 언급하자 그녀의 얼굴은 더욱 차가워졌다. "아버지 옆에 그 여자가 있어. 그리고 민 씨 집안은 내가 있든 없든 상관이 없으니까 더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난 방원시에서 처리할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 임 집사와 돌아가지 않을 거야."

지난 3년 동안 그녀는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하며 왜 그녀가 기억을 잃었고 어떻게 방원시에 오게 되었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많은 노력 끝에 그녀는 그 사람이 민 씨 그룹 소속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누가 그 일에 가담했는지 알 수 없었다.

민강윤은 그림자 속에 적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민 씨 집안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게다가 계모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었다.

임 집사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회장님 말씀이 맞았네요. 여전히 그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고 쉽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거 말이에요."

그는 지갑에서 수프림 신용카드를 꺼내 공손하게 민강윤에게 건넸다. "아가씨 은행 카드입니다. 6조 원이 들어있습니다."

그런 다음 그가 자신의 뒤에 서 있던 경호원들에게 손짓을 하자 그들은 즉시 새로운 계약서를 민강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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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408장

  1. 1장제1화 이혼해
  2. 2장제2화 6조 원
  3. 3장제3화 졸부가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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