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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관대한 마음

강서아는 피로 얼룩진 손으로 차창을 두드리며 애원했다. "제발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남자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제발요…" 강서아는 점점 가까워지는 납치범을 돌아보며 창백한 얼굴로 애원했다. "제가 꼭 보답할게요."

남자는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더니 말했다. "타."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차는 빠르게 질주했다.

귓가엔 요란한 바람 소리와 엔진 소리만 들렸고 납치범들은 이미 멀리 따돌려졌다.

그녀는 드디어 위험에서 벗어났다.

남자는 강서아를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에 데려다줬다.

강서아는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축축한 액정을 대충 닦아 내고 휴대폰을 열었으나 부재중 전화도, 문자 메시지도, 심지어 카톡 메시지도 한 통 없었다.

강서아는 조용하기만 한 휴대폰을 한참이나 내려다 보았고 순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최후의 희망의 불씨마저 꺼져버렸다.

강서아는 눈을 깜빡이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애써 참았다.

이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 앞에 선 남자를 똑바로 쳐다봤다. "연락처 알려주실래요?"

남자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QR코드를 열어 그녀에게 건넸다.

강서아는 QR코드를 스캔 해 SNS를 추가하고 나서 즉시 그에게 600만 원을 송금했다.

"지금 당장 가진 돈은 이게 전부에요." 강서아는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중에 제가 A국에 돌아가면 제대로 사례할게요."

남자는 피식 웃더니 강서아에게 자신의 이름을 보냈다. [진이준.]

강서아도 답장으로 자신의 이름을 보냈다. [강서아.]

강서아는 고마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전 지금 당장 A국에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조심하고." 말을 마친 진이준은 바로 자리를 떠났다.

'강서아라... 흥미로운 여자군.'

연약하고 모습과는 달리 차갑고 주견이 있었다.

'이런 여자는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법인데 말이야.'

그는 그녀와의 다음 만남이 기대 되기 시작했다.

5시간의 비행 끝에 강서아는 드디어 A국에 도착했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 하늘 저택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해 보니 고지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임은설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게 분명했다.

는 피식 냉소를 짓는 강서아의 마음 속은 조롱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서재로 들어가 컴퓨터를 키고 이혼 합의서 두 장을 프린트 한 뒤, 위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했다.

이어 강서아는 침실로 들어가 짐을 챙겼다.

침대 머리맡에 걸린 웨딩 사진을 본 강서아의 얼굴에 조롱 섞인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침대 위에 올라서서 까치발로 웨딩 사진을 떼어내 바닥에 내던졌다.

쨍그랑!

요란한 소리와 함께 웨딩 사진이 산산조각 났다. 유리가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바닥을 어지럽혔다.

깨진 웨딩사진, 무수한 유리 파편, 원래대로 되돌린 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강서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질러진 바닥을 지나쳐 낡은 20인치 캐리어를 찾아 냈다.

그녀가 시집올 때 가져온 짐이라곤 이것뿐이었고, 떠나는 지금 그녀가 챙겨 갈 짐도 오직 그 캐리어 하나 뿐이었다. 몇 벌의 낡은 티셔츠와 닳아 색이 바랜 청바지, 그리고 낡은 앨범 한 부. 그게 전부였다.

고지혁이 체면치레라도 하라고 그녀에게 선물했던 값 비싼 옷들과 장신구들은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

10분 후.

캐리어를 끌고 1층으로 내려 온 강서아는 이혼 합의서를 거실 대리석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때, 현관문에서 삐리릭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지혁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바닥에 널브러진 유리 파편과 쓰레기통에 버려진 웨딩 사진이 그의 시야에 들어 왔고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성큼성큼 침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마침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강서아를 발견했다.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 고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돌아 오지 않으면? 해외에서 죽으라고?" 강서아는 조롱 섞인 한마디를 내 뱉고는 캐리어를 끌고 떠나려 했다.

"또 왜 이러는 건데?" 고지혁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차갑게 쏘아붙였다. "어젯밤에 전화로 말했잖아. 은설이 심장병이 재발했으니 내가 곁을 지켜야 한다고. 너 고씨 가문의 사모님이잖아? 조금 관대해 질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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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230장

  1. 1장제1화 절망
  2. 2장제2화 관대한 마음
  3. 3장제3화 이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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