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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동명 실(同命丝)
남자의 손에 목이 졸린 야천설은 불안감과 질식감을 느낀 동시에 남자의 차갑게 식은 붉은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녀는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남녀 간의 힘 차이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도망치지 못했다.
'겨우 시체를 빌려 환생에 성공했는데, 내가 이름도 모르는 남자의 손에 목이 졸려 죽어야 한다는 말인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야천설은 극음의 몸을 이용해 주위의 음기를 끌어들여 남자를 공격하려 했다.
그 순간, 남자의 안색이 급격하게 일그러지더니 야천설의 목을 움켜쥔 손에 힘을 풀고 얼굴을 돌려 다급하게 기침을 했다. "읍, 콜록콜록!"
곧바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야천설은 다급하게 뒤로 물러서며 남자의 모든 행동을 경계 가득한 눈길로 지켜봤다.
날카롭게 눈을 번뜩인 그녀는 남자의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오는 선혈을 발견했다. 그녀의 공격에 남자는 어쩌면 크게 다친 것 같았다.
야천설이 손을 들어 올리자 두 사람을 연결한 붉은 실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가볍게 흔들렸다.
어렵게 기침을 멈춘 봉무제는 눈앞에 놓인 붉은 실을 발견하고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동명 실?"
야천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동명 실?'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진 남자의 눈언저리에 살의가 번지더니 당장에 자리에서 일어나 방울을 낚아채려 했다.
야천설은 눈앞에 흰색 비단이 언뜻 스쳐 지나가는 것 같더니 동시에 손목이 단단한 무언가에 잡힌 것을 느꼈다.
서로의 살결이 맞닿은 순간, 그녀의 등줄기에서부터 열기가 피어 올랐다. 그의 체온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고, 몸에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니라 용암인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이 손 놔!" 몸을 뒤로 젖힌 야천설이 허릿심을 빌려 몸을 돌리자 머리카락에 봉무제의 입가에 남은 피가 묻었다.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진 봉무제의 눈동자가 더욱 짙게 변하더니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야천설이 무릎으로 그의 복부를 걷어차며 거세게 저항했지만, 가볍게 몸을 틀어 공격을 막아낸 그의 옷소매가 흔들리며 방울에서 맑은소리가 들려왔다.
"이까짓 수작으로 반항하려 했던 것이냐?"
상체를 살짝 숙이고 말하는 남자의 숨결이 그녀의 귓가에 닿자 피비린내와 함께 은은한 난초 향이 코끝에 감돌았다.
야천설이 아무리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해도, 동명 실의 고통을 공유하는 작용하에 결국 방울을 봉무제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봉무제는 방울에 남아 있는 선명한 핏자국을 발견하고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본존의 환혼 방울에 어찌 네 피가 묻어 있는 거지?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야천설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옷소매에서 환혼 방울이 떨어졌고, 그것이 갑자기 내 손가락을 찌르더니 빨간 실이 우리 둘을 이어놓았습니다."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긴 봉무제의 안색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환혼 방울이 너의 손가락을 찔렀단 말이냐?"
야천설은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말을 이어 했다. "네. 설마 피를 맺은 계약이나 그런 건 아니겠죠?"
또다시 고민에 잠긴 봉무제는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환혼 방울에 본존의 피가 묻어 있으니, 동명 실은 아마 너와 본존의 피가 융합되어 생겨난 것 같군."
동명 실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지한 야천설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봉무제를 돌아봤다. "우리 사이에 동명 실이 이어졌으니, 앞으로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요?"
봉무제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설명하려던 찰나, 이상한 느낌에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왜 그러십니까?" 야천설은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안색이 어둡게 변한 봉무제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손끝에서 하얀 기류가 피어 오르더니 바로 사라졌다. "본존의 수련 경지가 어찌 무아 경지에서 입도 경지로 떨어진 거지?"
그의 말을 듣고 야천설은 그만 자리에 얼어붙었다.
몸 주인의 기억에 따르면, 이 세계의 수련 등급은 일곱 개의 경지로 나뉘어져 있다.
봉무제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의 수련 경지는 최고 수준인 무아 경지로 엄청난 실력을 보유한 절세의 강자가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련 경지가 갑자기 초보 수준인 입도 경지로 떨어지다니...'
야천설을 가만히 응시하던 봉무제가 갑자기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움직이지 말거라."
그녀의 수련 경지를 감지한 봉무제는 내키지 않은 듯 입술을 살짝 깨물고 말했다. "너의 수련 경지가 이제 막 입도 일 단계에 머물러 있는구나..."
안색이 짙게 어두워진 봉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동명 실이 두 사람의 명줄을 이어놓아 그녀에게 억제 당한 것도 모자라 수련의 경지마저 입도 경지로 떨어졌다.
동명 실을 풀지 못하면 그의 수련 경지는 결코 회복할 수 없다.
봉무제는 싸늘하게 식은 눈으로 말했다. "너는 본존과 함께 이곳을 떠나 동명 실을 푸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린 야천설은 주저 없이 거절했다. "당신과 함께 떠나야 한다는 말입니까? 안 됩니다."
"너는 거절할 자격이 없다!"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뜬 봉무제의 몸에서 압도적인 기세가 뿜어져 나오더니, 당장이라도 야천설을 찍어 누를 것만 같았다.
야천설의 눈빛에 날카로운 빛이 언뜻 스치더니 입 꼬리가 매혹적인 곡선을 그리며 공중에 떠다니는 검은색 음기를 몰래 소환했다. "난 당신이 두렵지 않습니다!"
팽팽하게 맞선 두 사람은 누구도 쉽게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봉무제의 붉은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것은... 음기! 어린 소녀가 음기를 다룰 수 있다니.'
잠깐 생각에 잠긴 봉무제의 붉은색 눈동자에 빛이 피어 오르더니 독한 말을 내뱉었다. "동명 실, 이름 그대로 생사를 함께한다는 것이다. 본존은 너와 명을 공유하고 있으니, 네가 이대로 떠난다면 우리 모두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챕터 목록
총 14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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