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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아가씨, 저는 같은 편입니다.

김유진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어두운 눈빛으로 의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전 그냥 머리가 아플 뿐인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 검사는 꼭 필요합니다, 유진 도련님."

의사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김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어쩔 바를 몰랐다.

상의를 들어 올리면, 그냐가 여자라는 사실이 즉시 탄로 날 것이다.

"유진아, 의사 선생님 말씀 들어." 김유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 "겉으로 보기엔 큰 상처는 보이지 않지만 내상을 입었을 수도 있어."

"저..."

"유진아!!"

바로 그때, 한 여자가 병실로 뛰어 들어 왔다.

병상에 앉아 있는 김유진을 발견한 여자는 곧바로 다가가 그녀를 몸을 품에 꽉 끌어 안았다.

"아이고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떡해... 엄마가 드디어 우리 아들을 찾았어."

김유진은 여자의 온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몸을 빳빳하게 굳힌 채 감히 미동도 하지 못했다. 자칫 움직였다가 붕대로 압박한 가슴이 여자에게 닿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어머니, 진정하세요. 유진이 지금 검사를 받고 있는 중이에요." 김유진이 그녀를 설득했다.

"검사?" 이서윤은 멈칫하더니 옆에 있는 의사를 돌아봤다.

"의사 선생님, 우리 아들 괜찮은 거예요?"

"사모님, 작은 도련님께서는 현재 정상이십니다. 다만 도련님께서 두통을 호소하셔서 확인하러 왔습니다."

"네, 그럼 우리 아들 몸 구석구석 꼼꼼하게 검사해 주세요." 이서윤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의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김유현을 향해 밖으로 나가자고 손짓했다.

두 사람이 병실을 나가는 것을 본 김유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건 바로 의사를 따돌리는 일이었다. 만약 의사가 계속 검사를 진행한다면, 그녀가 여자인 것을 숨길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 편입니다."

김유진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손날로 의사의 목을 겨눴다.

의사는 황급히 두 손을 들고 어색하게 웃었다. "아가씨, 진정하십시오!!"

김유진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진정하라고? 지금 이 상황에 진정하게 생겼어?"

"말해, 그 영감탱이가 도대체 뭘 꾸미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뜬 김유진의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의사는 눈앞에 있는 여자가 겉으로 보기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단이 잔인한 아가씨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의 대답이 그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어쩌면 그는 당장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

"아가씨, 저희 흑하회는 지난 수년간 대부님을 살해한 진범을 추적해왔습니다. 최근 저희는 그 법인이 김씨 가문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소식을 입수했습니다. 하지만 김씨 가문은 해성에서 권세가 대단하여 그들 내부로 침투하여 자세한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유일한 방법은 아가씨께서 김씨 가문의 잃어버린 막내 아들로 위장해 김씨 가문의 신임을 얻은 다음, 진범을 색출해 내는 것입니다."

김유진은 손을 거두고는 침대에 주저않아 쓴 웃음을 지었다. "수라의 행방을 찾기도 전에 내 정체가 먼저 탄로 날 판이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가씨. 이것 좀 보십시오."

의사는 사진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사진을 본 윤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김씨 가문의 가족사진입니다."

김유진은 사진 속 사람들을 훑어 봤다. 이내 이서윤과 김유현을 알아 봤고 이어 그녀의 눈빛은 사진 속 한 남자에게 집중되었다. 깊은 눈매와 온몸에서 퍼져 나오는 위압감을 보아하니 김씨 가문의 가주 운천성이 틀림 없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남자는 김씨 가문의 첫째 아들 김유혁과 셋째 아들 김유민일 것이다.

"이 사진을 왜 나한테 보여주는 거야?" 김유진은많이 궁금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의사를 쳐다봤다.

"아가씨, 사진 속 사람들과 아가씨께서 많이 닮으셨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그 말을 들은 김유진은 다시 사진을 쳐다봤다. 그제야 자신이 김씨 가문의 형제들과 많이 닮아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겨우 닮았다는 이유 하나로 나보고 김씨 가문의 막내 아들로 위장하라고?"

"아가씨, 신분 세탁은 완벽하게 처리했습니다. 차질 없을 겁니다. 이번 교통사고는 아가씨께 기억상실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드리기 위함입니다. 많은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의 일은 전적으로 아가씨께 달렸습니다."

의사의 말을 들은 김유진은 속으로 둘째 어르신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멸문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김유진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의사를 쏘아봤다.

"흑하회 규율 알 텐데."

의사는 윤리의 눈빛에 짐짓 몸을 떨더니 어색하게 웃었다. "아, 아가씨, 그건 걱정 마십시오. 여씨 가문은 악질 중의 악질이라 죽어 마땅합니다."

의사의 말을 들은 김유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흑하회는 비록 어둠의 세력이지만, 지킬 건 지키는 조직이라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건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병실 밖, 이서윤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상위자의 기세를 뿜어냈다.

"대체 누가 우리 아들에게 손을 댔는지 범인은 찾았어?"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말했다. "감히 내 아들을 건드려? 아주 죽고 싶어서 발악을 하는 구나!"

"엄마, 아무래도 굳이 우리가 손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김유현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가 범인을 찾았을 때는, 이미 누군가가 그들을 처리한 뒤였어."

"처리했다고?"

이서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김유현을 쳐다봤다.

"누가 한 짓이야?"

김유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조사 중이야. 일단은 추측이긴 하지만 흑하회에서 처리한 것 같아."

"흑하회?" 이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흑하회는 M국에서 새롭게 떠오른 조직이잖아. 조직의 우두머리가 여자라는 소문도 들었어. 그런 조직이 왜 갑자기 해성에 나타난 거지?"

이서윤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김유현에게 지시했다. "이 일은 네가 몰래 조사해. 유진이를 어렵게 되찾았고 그 애는 가문에 돌아 온지도 얼마 되지 않았어. 그 애는 아직 집안 사정을 잘 몰라. 그러니 조심스럽게 대해야 해. 가능한 이런 일들에 손 대게 하지마."

여기까지 말한 이서윤의 눈빛에 슬픔이 가득 번졌다. "우리 유진이, 밖에서 고생 많이 했을 거야. 그러니 우리가 잘 보듬어줘야 해."

"응 엄마, 걱정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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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16장

  1. 1장제1화 남장을 한 여자
  2. 2장제2화 아가씨, 저는 같은 편입니다.
  3. 3장제3화 셋째 형보다 더 잘생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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