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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만남

박지효의 시점: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에 나는 침묵을 지켰고, 김현빈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혼한 지 3년이나 되었지만,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행동했다.

이제 나는 내 남편과 함께 그의 약혼자를 보러 가는 중이었다.

운전 기사는 드림이라는 미슐랭 스타를 세 개나 받은 레스토랑 앞에서 멈춰 섰다. 이 도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사장님, 이은혜 아가씨는 2층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원이 맞이하며 다가왔다. 익숙한 말투에서 김현빈은 이곳의 단골 손님이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었다.

나는 김현빈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은혜 앞에서는 행복해 보이도록 노력해. 침울한 표정 짓지 말고." 김현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 나는 미소를 띤 가면을 장착하며 대답했다.

곧 우리는 개인실로 들어섰다.

"지효 씨, 오랜만이에요."

나는 표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이은혜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녀는 여전히 젊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의 얼굴과 피부는 도자기 같이 매끄러웠다. 그 예쁜 외모와 몸매를 관리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퍼부었을 것이다.

김현빈은 그녀가 죽어가고 있다고 했지만, 나보다 좋아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납득이 되지 않았다.

"네, 오랜만이네요." 나는 냉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차 적응은 잘 했어요? 잠은 잘 잤고요?" 어젯밤에 날 도발한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그녀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잘 잤어요." 나는 대답했다.

오늘의 메인 요리는 스테이크였다. 김현빈은 그녀의 몫을 가져와 꼼꼼히 잘라 주고 있었다.

나는 김현빈이 이렇게 사려 깊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어젯밤에 현빈 씨가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어요."

"맞아요. 그 사람은 화가예요." 나는 그 즉시 이야기를 꾸며냈다.

내가 대답을 하자마자, 김현빈의 손이 약간 떨렸다.

"사진 있어요?"

이은혜의 호기심이 내 허를 찔렀다. 나는 김현빈을 힐끗 봤지만, 그는 나를 보지 않았다.

"음, 없어요.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서요. 아직 남자친구도 아닌 사람의 사진을 핸드폰에 가지고 있는 건 좀 그렇잖아요." 나는 고개를 숙이고, 스테이크를 자르는 데 집중하며 설명했다.

"그 사람의 SNS 계정은요? 거기에도 사진이 없어요?" 이은혜가 계속 물었다.

"아마도요. 찾아볼게요." 나는 그 말을 하면서 내 동기 중 누구를 골라 둘러대야 할지 생각하며 핸드폰을 꺼냈다.

피에르 마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학교 다딜 때 친하게 지낸 사이라 이런 일 쯤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의 SNS 계정을 열고, 건물 앞에서 찍은 그의 사진을 발견했다. 피에르 마틴은 긴 머리에 젊고 잘생긴 얼굴의 소유자였다. 그는 예술가 같았고, 김현빈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나는 핸드폰을 이은혜에게 건네주었다.

"로맨틱한 예술 뿜뿜 넘치는 분이시네요. 제가 다 기뻐요. 현빈 씨, 당신과 지효 씨의 이상형은 완전히 정반대네요." 이은혜는 그 말을 하고 나서 피에르 마틴의 사진을 김현빈에게 보여줬다.

김현빈은 화면을 힐끗 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잘 어울리네."

"그 사람, 여기에 온대요?" 이은혜가 내게 물으며 핸드폰을 돌려줬다.

"아뇨, 아직 유럽에 있어요. 리옹에서 미술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죠. 사실 우리 나라에서 경력을 쌓을 생각도 하고 있어서, 여기로 이사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는 거짓말을 더해 말했다.

"그 사람을 사랑해요?"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물론이죠." 나는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말 다행이네요. 지효 씨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자, 지효 씨와 지효 씨의 특별한 사람을 위해 축배를 들어요." 이은혜는 재잘거리며 잔을 들어 올렸다.

김현빈은 여전히 아무 감정 없는 얼굴로 잔을 들어 올렸다.

"지효 씨, 그 사람과 행복하길 바라요." 이은혜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겉으로 보이게는 전혀 결함이 없었지만, 나는 그녀의 천사 같은 얼굴 아래에 추악한 괴물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마워요. 당신과 현빈 씨도 행복하기를 바라요."

우리는 모두 잔을 비웠다.

잔을 내려놓는데, 손이 떨렸다. 메스꺼움이 찾아왔다. 나는 메스꺼움을 억누르며 식사가 끝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더 이상 가식적인 이은혜와 같은 방에 있고 싶지 않았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 나는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사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저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밖으로 나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돌아오니 김현빈이 이미 이은혜에게 벨벳 코트를 입혀주고 있었다.

"은혜 몸이 안 좋아서. 데려다 주고 올 테니까..."

"괜찮아. 혼자 갈 수 있어."

나는 김현빈이 이은혜의 어깨를 감싸고 레스토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갑자기, 긴장되어 있던 몸이 완전히 풀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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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255장

  1. 1장제1화 이혼
  2. 2장제2화 만남
  3. 3장제3화 뜻밖의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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