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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대놓고 보여주다

려서화의 곁에 있는 두 남창은 이미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송씨 가문 큰 도련님이라는 말에 더욱 겁에 질린 듯 몸을 떨었다.

려서화는 마음속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른 채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 "우리 큰 도련님께서 보고 싶으시다는데, 너희가 제대로 보여드려야지. 흥 깨지 말고." 말을 마친 려서화는 다시 눈을 들어 가늘게 뜬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송도현에게 추파를 던졌다."

큰 도련님, 이참에 좀 배우세요. 제 남자친구들이 큰 도련님보다 훨씬 부드러우니까요. 침대에서 군인 티 좀 그만 내시고. 저야 상관없지만, 그 연약한 소꿉친구분은 버티겠어요?"

송도현은 려서화를 차갑게 노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파에 기대앉은 그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냉담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하얀 연기가 그의 얼굴을 감싸 흐릿하게 만들었다.

려서화는 그런 송도현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그에게 상처라도 입힌 것 같았다. 하지만 피 한 방울까지 차가운 저 남자를 대체 누가 상처 입힐 수 있단 말인가?

마음속에서 까닭 모를 불길이 치솟아 오르자, 려서화는 홧김에 곁에 있는 두 사람에게 쏘아붙였다. "뭘 멍하니 서 있어? 큰 도련님께서 보고 싶어 하시니, 어디 한 번 대놓고 보여 드려. 너희들한테서 똑똑히 배우시라고."

말을 마친 려서화는 입고 있던 롱드레스의 어깨끈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곁에 있던 어린 연예인은 겁에 질린 듯 무의식적으로 송도현을 쳐다봤다. 송도현의 차가운 눈빛을 받은 그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려 누나... 저, 우리 그냥 나가면 안 될까요?"

그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우려 하자 려서화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꼼짝도 못 하게 만들었다.

"뭘 겁먹고 그래?"

려서화가 송도현을 쳐다볼 때, 군복 야상 한 벌이 맞은편에서 날아와 정확히 그녀의 몸을 감쌌다. 그녀의 머리까지 덮어 버리자, 그녀가 손을 들어 야상을 벗으려던 순간 몸이 공중으로 번쩍 들리는 것을 느꼈다. 두 개의 커다란 손이 그녀를 통째로 감싸 안아 들었다.

"송도현! 너 뭐 하는 짓이야!!"

머리가 덮여 있었기에 려서화는 송도현의 눈빛을 볼 수 없었다. 그는 겉보기엔 무표정했지만, 그 눈빛은 마치 지옥에서 돌아온 나찰처럼 깊고 어두웠다.

한 손으로 려서화를 어깨에 둘러멘 그는 다른 손의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 사이에 담배 반 개비를 끼운 채였다. 이윽고 그는 손을 들어 그 담뱃불을 다른 남자 모델의 등에 지졌다. 동시에 다른 발로 다른 어린 연예인의 무릎을 걷어찼다.

억눌린 고통의 신음 두 개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문밖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손준은 무슨 일이 생길까 싶어 재빨리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도련님! 말로 하십시오, 말로! 진정하세요!"

"꺼져!" 송도현의 낮은 호통에 손준은 겁을 먹고 더 이상 그를 막지 못했다. 려서화가 송도현의 어깨에 짊어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지프차 뒷좌석에 던져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차는 마치 머리끝까지 치민 분노에 휩싸인 주인처럼 거칠게 질주했다. 려서화가 그 새빨간 침대 위로 던져졌을 때, 오늘 밤 마신 술기운이 그제야 반쯤 가셨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한 번도 같이 잔 적 없는 신혼 침대를 바라보니, 참으로 비참하고 가소로웠다. 결혼 3년, 그들은 쇼윈도 부부는 아니었다. 송도현이 부대에서 돌아올 때마다 아무리 싸워도 침대 위에서만큼은 꽤 조화로웠다. 다만, 두 사람은 각자의 방을 썼고, 이 신혼방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 송도현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려서화를 신혼방에 던져 넣었다.

"송도현! 대체 원하는 게 뭐야?" 려서화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송도현이 이미 그녀의 몸 위로 덮쳐왔다. 그의 눈은 온통 핏발이 서 있었다.

"너, 먹으려고."

어금니를 악물고 그 두 단어를 뱉어낸 송도현은 손을 들어 려서화가 입은 슬립 드레스를 단번에 여러 조각으로 찢어 버렸다.

"려서화, 내가 상냥하지 않다 이거지?"

송도현은 냉소하며 려서화의 귓불을 위협적으로 깨물었다. "그럼 오늘 밤 제대로 맛보게 해줄게. 그 상냥함이란 거."

그에게 짓눌린 려서화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힘껏 두어 번 발버둥 쳐봤지만, 감옥을 벗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두 사람의 몸만 더욱 밀착될 뿐이었다. 송도현은 벌이라도 주듯 그녀의 귓바퀴를 부드럽게 핥았다. 행동은 분명 다정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얼음 조각이 떨어져 나갈 듯 차가웠다.

"려서화, 잊지 마. 넌 남편이 있는 여자야."

그때,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송도현의 휴대폰이었다. 그는 본래 무시할 생각이었지만, 휴대폰이 바지 주머니에 있었다. 어차피 벗어야 할 것이었기에, 그는 귀찮다는 듯 휴대폰을 꺼냈다.발신자 이름을 확인한 그의 얼굴에서 짜증이 눈에 띄게 가라앉는 것을 려서화는 똑똑히 보았다.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의 휴대폰 화면을 흘깃 쳐다봤다. 역시나, 그의 그 소꿉친구였다.

"흐응―" 려서화는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그쪽도 잊지 마. 당신도 와이프 있는 남자라는 거!"

송도현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 려서화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하기도 전에, 그는 손이 허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휴대폰이 이미 려서화의 손에 넘어가 통화 버튼까지 눌린 후였다.

"진소희."

전화기 너머의 상대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놀란 듯 몇 초간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

"서... 서화 언니."려서화는 송도현을 흘깃 쳐다봤다.

그가 자신을 막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더욱 교활하게 웃었다. "네, 저예요. 미안해서 어쩌죠? 지금 우리 도현이랑 오붓하게 시간 좀 보내느라.오랜만에 만났잖아요.그이가 지금 입이 좀 바빠서 전화를 못 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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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0장

  1. 1장제1화하던 거 계속해
  2. 2장제2화대놓고 보여주다
  3. 3장제3화망할 여우년,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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