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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이혼 요청
병원.
"환자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비켜! 정나연 안에 있는 거 알아!"
그 소리를 듣고 정나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
힘들게 고개를 돌린 정나연의 눈에 간호사를 밀어내고 분노한 채 침대 옆으로 걸어오는 남궁정이 보였다. 남궁정은 마치 그녀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그녀를 노려보았다.
"정나연, 너 이 비열한 것! 어떻게 은하 언니를 죽이려고 할 수 있어? 언니 신장은 심각하게 손상됐어. 상태가 좋지 않다고. 넌 감옥에서 썩어 죽을 거야."
"내가 안 그랬어!" 정나연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궁정이 소리쳤다. "네가 그랬잖아! 거짓말 할 생각 하지 마. 네가 아니면 누가 언니를 찔렀다는 거야? 부엌에는 너랑 언니 둘 뿐이었어. 언니가 스스로를 찔렀다는 말을 하려는 거야? 넌 우리 오빠가 은하 언니를 사랑하니까 질투하는 거지. 은하 언니만 없으면 라이벌이 사라질 테니까. 그래서 언니를 죽여버리고 싶었던 거지."
정나연이 막 반박을 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남궁민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멈췄다.
그는 완벽하게 새겨진 눈썹과 몽환적인 눈을 가진 키가 큰 남자였다.
정나연은 마지막 희망을 품고 그를 바라보았다.
"남궁민, 내가 그러지 않았다고 하면 믿을 건가요?"
남궁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봤다.
"변명 따위 듣기 싫어, 정나연. 난 못 속여. 잘못을 저질렀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은하한테 사과 해."
"사과로는 부족해!" 남궁정이 외쳤다. "지금 은하언니 신장이 터져버렸어. 그에 대한 대가로 정나연 이 년이 은하 언니한테 자기 신장으로 보상해야 해."
그녀는 남궁민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고 그의 뒤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 "저 여자 즉시 수술실로 데려 가세요!"
경호원들은 지시대로 행동했다.
그들에게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기엔 정나연은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남편을 바라보며 물었다. "남궁민, 지금 날 의심하는 겁니까? 이렇게 지켜보고만 있을 건가요?"
그녀는 왠지 모르게 남궁민이 자신을 믿을 거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남궁민은 그냥 서서 무관심하게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는 남궁정의 의사를 따르기로 한 게 분명했다.
정나연의 마음에는 실망과 절망이 엉켜있었다.
어떻게 그녀를 그렇게 잔인하게 버릴 수 있는가? 남궁민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이 순간부터 사라졌다.
이 끝없이 기다림 속에서 고통만 느끼게 하는 짝사랑은 이제 진절머리가 났다. 단 한 순간이라도 남궁민은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뭐라고 해도 이젠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그녀를 의심했기 때문이다.
정나연에게 처음으로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녀는 더 이상 이 비참한 결혼을 유지하고 싶지 않았다.
"남궁민, 우리 이혼합시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남궁민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마치 정나연이 까닭 없이 트집을 잡고 있는 것처럼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혼한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순 없어, 멍청아." 남궁정은 경멸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나연의 눈이 차갑게 변했다. "왜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처벌을 받아야 하죠? 그 사람을 위해 내 신장을 얻으려는 게 우습네요. 얼마나 심각하게 다쳤는지 한 번 봐야겠어요!"
분노한 정나연의 몸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솟아났다. 그녀는 마침내 경호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금방 심은하의 병실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녀가 뭔가를 하기도 전에 남궁민이 심은하를 보호하려고 급히 들어왔다.
"정나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심은하는 침대에 누워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남궁민의 셔츠를 부여잡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민아, 나 무서워."
남궁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정나연을 쏘아보며 소리쳤다. "정나연, 이제 그만해. 그냥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
정나연의 얼굴에 뉘우치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침대로 걸어갔다.
심은하의 눈이 우월감으로 반짝거렸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매우 기대하는 듯한 눈빛으로 정나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정나연은 손을 들어 심은하의 볼에 내려쳤다.
"짝" 소리가 병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모두가 놀라 얼어붙었다. 정나연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심은하의 복부를 감싸고 있던 거즈를 벗겨냈다.
작은 상처가 즉시 드러났다. 피는 이미 멈췄다.
그것을 본 남궁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봐요! 작은 상처 뿐이잖아요. 칼은 복부를 뚫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나 보고 신장을 달라니. 대단한 연기네요, 심은하 씨!"
정나연은 처음부터 의심스런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심은하가 스스로 찔렀으니 정나연은 그 상처가 그리 깊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심했다.
그녀의 의심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렇게 작은 상처가 신장을 위험하게 한다니 말도 안 됐다.
심은하는 급히 배를 가렸다.
"사실 대로 말해, 은하야. 어떻게 된 거야?" 남궁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심은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사실은, 나... 나도 몰라.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 정나연 씨가 나를 찌르고 난 후 난 혼수상태에 빠졌잖아. 방금 깨어났고. 의사가 오진을 했을지도 몰라."
"오진처럼 보이지 않는데요. 내가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지금쯤 내 신장은 당신 몸에 가 있겠죠!" 정나연은 얄궂게 웃었다. "한 가지 더. 신장에 손상이 간 것처럼 보이게 하려면 배가 아니라 등허리를 찔렀어야죠. 하지만 당신은 스스로 찔렀으니까 복부가 다쳤고요."
"헛소리!" 심은하는 겁에 질려 남궁민을 바라보았다. "민아, 저 여자 말 믿지 마. 나를 찌른 사람은 정나연이었어."
남궁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심은하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후, 그의 눈은 정나연에게로 향했다.
"알아볼 시간을 좀 줘. 오해였다면 원하는 대로 보상해 줄게."
정나연은 아무런 감정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남궁민에게 가졌던 사랑은 이제 죽어버렸다.
지난 몇 년 간의 결혼 생활 동안, 남궁민은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지금 보상하려는 이유는 단지 심은하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나연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럼 이혼해줘요!"
남궁민은 놀라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가 자신의 아내를 이렇게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은 3년 동안 처음이었다.
하지만 정나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등을 돌리고 떠났다.
병원을 나오자마자 그녀의 몸은 매우 힘들어졌다.
방금 남편이라는 사람과 심은하에게 남은 힘을 모두 써 버렸다.
정나연은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곧 검은색 린컨이 정나연의 앞에서 멈췄다. 잘 다린 정장을 입은 잘 생긴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이때 정나연이 휘청거리더니 쓰러지고 말았다.
남자는 그녀를 제때 붙잡았다.
정나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태환 삼촌..." 그리고는 그의 품 안에서 기절했다.
챕터 목록
총 4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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