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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다

어쨌든 그녀는 우준성의 아내였다!

아무리 마음이 없어도 그렇지, 지난 3년 동안 자신에게 변함없이 헌신한 사람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우준성은 바다에 빠진 윤서란을 구해줬었다. 의식을 되찾은 그녀는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고 고백했고, 그렇게 우준성은 그녀를 데려가게 되었다.

그는 그녀가 스스로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와 결혼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윤서란이 마치 마법에 걸리기라도 한 듯, 첫눈에 그에게 반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윤서란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싶지 않았지만, 한예슬이라는 과거는 그들의 결혼생활에 가로놓인 채 가장 날카로운 가시처럼 그녀 마음속의 가장 부드러운 곳을 계속 찌르곤 했다.

3년 동안 이런 삶을 참아낸 결과 그녀가 얻은 것은 갈기갈기 찢긴 마음뿐이었다.

"젠장! 우준성의 아내라더니, 우준성은 전화도 안 받잖아!"

우두머리가 머리채를 잡고 그녀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 "우씨 가문이 보복할까 봐 두려웠는데, 그쪽은 너한테 관심도 없는 것 같군. 우리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겠어! 얘들아, 이리 와서 재미 좀 보자! 이 여자가 우준성의 아내든 알 게 뭐야?"

두피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자 윤서란은 신음했다. 납치범들의 얼굴에 떠오른 사악한 미소를 보고 그녀는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그들이 다가오자, 그녀는 가장 가까이 있는 남자에게 달려들어 그의 복부를 강타했다. 그 순간을 틈타 윤서란은 반쯤 열린 창문을 향해 달려갔다.

시야가 피로 흐려졌고,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했으며, 이마에 난 상처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침내 그녀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두부 손상이 심각합니다. 언제 의식을 회복할지는 불확실합니다."

"특수부대가 출동했기에 망정이죠. 안 그랬으면..."

낯설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윤서란이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며 눈꺼풀을 치켜들자, 시야는 흐릿하기만 했다.

자극적인 살균제 냄새가 그녀의 후각을 압도했다. 여전히 흐릿한 시야 너머로 우준성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내가 아직 살아있는 건가?

윤서란의 의식이 점차 돌아오기 시작했다. 온몸이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몸 전체에 퍼졌다.

"사모님, 정신이 드십니까?!" 그녀가 움직이는 것을 알아챈 비서가 서둘러 달려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프신가요?"

윤서란은 병실을 둘러보며 거의 속삭임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준성 씨는요?"

순간 비서의 표정이 경직되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표님은...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나중에 오실 겁니다."

윤서란은 실망감에 휩싸였다.

이것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 있다고?

정말 그녀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걸까?

어떻게 아내의 생존 여부에 이토록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윤서란은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알았어요. 이만 가 봐요. 와줘서 고마워요."

비서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머뭇거렸지만, 우준성의 분부를 떠올리고 아무 말 없이 방에서 나갔다.

홀로 남겨진 윤서란은 병원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가슴 전체로 퍼지는 끔찍한 슬픔이 그녀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녀는 우준성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고통스러운 사실과 씨름했지만, 어쩌면 정말 급한 일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병실 문이 다시 열렸다. 윤서란은 우준성의 비서가 다시 돌아온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나타난 사람은 한예나였다.

윤서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먹을 말아 쥐며 물었다. "한예나 씨, 여긴 어떻게 오셨죠?"

한예나는 그녀를 조롱하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란 언니가 납치를 당해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걱정이 돼서 와 봤어요. 우리 언니와 너무 닮은 외모에 서란 언니에게 언제나 특별한 유대감을 느꼈거든요."

윤서란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한예나는 윤서란이 자신의 언니의 대체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은근히 상기시키고 있었다.

"자기 약혼자 앞에서 착하고 순진한 척하는 모습을 그쪽 언니가 본다면 뭐라고 생각할까요?" 윤서란이 차갑게 대답했다. "게다가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닌데 누구 마음대로 언니라고 부르는 거예요?"

한예나의 얼굴에 놀라움과 짜증의 빛이 잠깐 스쳐 지나갔지만, 곧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서란 언니, 내가 형부와 친하게 지내는 게 불편한 거예요?"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그냥 친구일 뿐이에요. 형부는 우리 언니 때문에 나를 돌봐주는 것 뿐이라고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요."

윤서란은 속이 울렁이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 그녀는 한예나의 말을 믿고 그대로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한예나는 지속적으로 한예슬의 명의로 우준성을 그녀의 곁에서 불러내어 두 사람 간의 불화를 일으키곤 했다. 그러니 윤서란은 어떻게 이 여자의 속셈을 모르겠는가!

"당신이 준성 씨와 무슨 사이든 내가 알 바 아니에요." 윤서란이 차갑게 말했다. "지금 당장 나가주면 고맙겠어요. 연기는 당신 팬들 앞에서나 해요. 난 관심 없으니까."

한예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하기라도 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바로 그때, 그녀가 비틀거리며 일어서자, 휴대폰은 '실수'로 윤서란의 앞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불에 핸드폰이 닿자 화면이 켜지며 그룹 채팅 내용이 나타났다.

채팅방에는 한밤중에 우준성이 한예나를 들어 안고 호텔로 걸어 들어가는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윤서란과 우준성보다 훨씬 잘 어울리는 한 쌍처럼 보였다.

사진 아래에 있는 채팅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한예나 씨 남자 친구분인가요? 정말 미남이시네요!"

"네? 한예나 씨한테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저 지금 상처받았어요..."

윤서란은 손발의 온기가 달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한예슬의 기일을 맞아 무덤을 방문한 후 어젯밤에 호텔에 갔다는 건가?

그녀가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안 우준성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한예나와 밤을 보냈다고?

한예슬의 여동생과 만나면서 그녀를 한예슬의 대역으로 이용했다는 건가?

너무 역겨웠다...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분노와 상처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한예나를 쏘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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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82장

  1. 1장제1화 고작 대체품에 불과할 뿐
  2. 2장제2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다
  3. 3장제3화 주제를 알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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