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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허 여왕의 부활
소림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물론 후회 안 해. 하지만 네가 이혼 보상금을 받았으니, 할머니께는 네가 직접 말씀 드려."
소림은 할머니가 허유연만을 손주며느리로 인정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의 다리를 부러뜨릴 게 분명했다.
그러니 이 악역은 허유연이 맡아야 했다.
허유연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난 안 말씀드릴 거야. 3년 동안의 결혼 생활로 소씨 가문에 진 은혜는 이미 다 갚았어. 소림, 소청을 많이 사랑한다며? 설마 할머니께 이혼 사실 말할 용기도 없는 거 아니지?"
고아원에서 자란 그녀는 소씨 가문 할머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성인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소씨 가문에 결혼이 필요할 때, 주저 없이 소림과 결혼한 것이다.
그가 앞을 보지 못하는 것도 개의치 않고, 불평 한마디 없이 보살폈으며, 며느리로서의 본분을 다하며 가족들을 돌보았다.
내건 유일한 조건은 결혼 기간 3년. 3년 후에도 소림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이혼하기로 약속한 것이었다.
이제 해방될 때가 됐다.
"진정한 사랑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다며? 힘내 봐." 허유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하길 빌어."
차 키를 챙겨 떠나려 할 때, 막 집에 들어온 소망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허유연, 오빠가 너랑 이혼한다는 소식 들었어. 이 차는 우리 집 차니까 가져가면 안 돼!"
허유연은 차갑게 실소를 터뜨렸다. "소망, 이 차는 내 돈으로 산 거야. 너도 네 오빠처럼 뻔뻔하구나."
"무슨 소란이야?" 소림이 소란스러운 소리에 달려왔다.
소망은 일부러 큰 소리로 외쳤다. "오빠! 허유연이 차를 가져가려고 해. 나도 지금 차가 꼭 필요한데!"
소림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연아, 차는 소망한테 줘."
"왜?" 허유연은 단호하게 물었다." 안 돼."
"감히? 너 정말 미쳤어!" 소망이 직접 차 키를 빼앗으려 손을 뻗쳤다.
그때, 낡은 여행 가방과 함께 불이 붙은 폭죽 몇 개가 차 안으로 던져졌다.
펑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자, 소망은 화들짝 놀라 차에서 뛰어내려 비명을 질렀다. "악!"
"차는 필요 없어. 너희 줄게." 폭죽을 던진 허유연은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소씨 가문에서 쓰던 물건과 입던 옷은 여기에 남겨두는 게 나았다.
안 그러면 불운이 따라올지도 모르니까.
그녀는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 사실을 간단히 설명했다.
별장 단지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낙천천은 이미 그녀의 낡은 차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에! 우리 허 여왕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낙천천은 과장되게 눈을 비볐다. "3년 동안 너를 한 번도 못 봤어. 전화할 때마다 남편 돌본다고 바쁘다며.
3년 전에 내가 참석한 게 네 결혼식인지, 장례식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는데."
불평을 늘어놓던 그녀는 마른 허유연을 품에 꼭 안고는 마음 아파했다. "이혼 잘했어. 그 눈먼 자식이랑 헤어지는 게 맞아. 이제 우리 자매끼리 맛있는 거 먹고 신나게 지내자."
말을 마치자마자 허벅지를 탁 치며 외쳤다. "안 되겠다. 폭죽을 수백 킬로그램 사서 3일 밤낮으로 터뜨려야겠어. 네 새 인생을 축하해야지."
"이미 터뜨렸어." 허유연이 웃으며 소씨 가문 별장 방향을 가리키자, 그때 멀리서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불이 붙은 차가 폭발한 것이다.
순식간에 불꽃이 하늘로 치솟아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내가 터뜨린 폭죽 소리 어때?" 허유연은 장난스럽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
낙천천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우리 허 여왕이 정말 부활했나 보네. 가자, 축하하러 가야지."
허유연은 차에 올라타 피곤한 듯 하품을 했다. "축하는 다음에 하자. 지금은 잠만 자고 싶어."
3년 동안, 그녀는 수술을 하거나 수술 후의 소림을 돌보느라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 지쳐 있었다.
별장 안에서는 소망이 화가 치밀어 이를 악물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오빠!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허유연 미친 거 아냐? 우리 집 차를 폭파시키다니! 오빠가 꼭 혼내줘야 해!"
"됐어." 소림은 딱하다는 듯 그녀의 말을 끊었다."
명문가 아가씨답지 않게 왜 이렇게 야단이야?" 소망은 바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 어떻게 그 계집애 때문에 나한테 화를 내? 소청 언니한테 오빠가 변했다고 말할 거야. 이젠 날 안 사랑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허유연 같은 촌스러운 여자가 어떻게 그의 여동생과 비교될 수 있겠는가?
소림은 인내심을 갖고 달랬다. "며칠 뒤에 이오야가 능성에 온다는 사실 까먹었어?"
이씨 가문은 상경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가로, 군·정·상 세 분야를 모두 장악하고 있었다.
이오야 이북치는 뛰어난 외모뿐 아니라 이씨 그룹을 쥐고 흔드는 인물이었다. 그가 재채기 한 번만 해도 전국 경제가 흔들릴 정도였다.
더욱 중요한 건, 그는 이씨 가문 다섯 형제 중 유일한 싱글남이었다. 능성은 물론 상경의 아가씨들도 그와 결혼하는 것을 꿈꾸고 있었다.
"기억나." 마음속 남신을 떠올린 소망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소림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렸다. "오빠, 이오야가 이번에 능성에 오는 건 조카의 눈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며.
소청 언니가 이씨 가문 아가씨의 눈을 치료해 주면, 이씨 가문의 은인이자 우리 소씨 가문의 큰 공신이 될 거야. 그러면 할머니도 오빠가 소청 언니와 결혼하는 거 반대 안 하실 거고."
소림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소청이 그의 눈을 치료해 줬기 때문에, 이씨 가문에서 소식을 듣고 능성에 찾아온 것이다.
이건 그들이 이씨 가문에 기대어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때 네가 소청의 조수가 되어 이씨 가문 아가씨의 환심을 사면, 이오야도 쉽게 설득할 수 있을 거야."
"고마워, 오빠!" 소망은 바로 아름다운 환상에 빠져들었다.
소림은 어쩐지 허유연이 폭죽을 던지고 떠나는 뒷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순종적이고 고지식한 여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당당하고 재치 있는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
‘어쩌면, 나는 아내를 다시 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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