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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집에 돌아오다

채장하의 위엄 있고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에 위험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윤지영, 나랑 이혼하겠다고?"

그는 손을 뻗어 윤지영의 가느다란 목을 세게 움켜쥐었다.

"네가 정말 나 몰래 바람이라도 피운 거야? 평소에는 강아지처럼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더니, 이제 와서 나랑 이혼하겠다고?"

그의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자 신서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채장하. 당신 마음속에는 허청아 씨밖에 없잖아? 내가 이혼해 주면 더 이상 두 사람을 방해하는 사람이 없으니 오히려 잘 된 일이 아니야?"

윤지영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은 채장하의 손에 힘이 조금 풀렸다.

그는 윤지영을 놓아주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아직도 청아를 신경 쓰는 거야? 청아는 그저 내 좋은 친구일 뿐이라고 했잖아. 더 이상 청아를 괴롭히지 마."

바닥에 주저앉은 윤지영은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심장 수술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채장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친 탓에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친구? 같이 잠자리까지 하는 그런 친구 말이야?"

채장하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더니 경고의 말을 던졌다. "윤지영, 네가 청아를 질투한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런 말은 내 앞에서만 해. 만약 청아 앞에서 이런 말을 해서 청아를 난처하게 만든다면, 그때는 네가 채 사모님 자리까지 내놓아야 할 거야."

윤지영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입원 기간 동안 미리 작성해둔 이혼 합의서를 채장하의 앞에 내던졌다.

"잘됐네. 나도 이제 그 잘난 채 사모님의 역할을 하기 싫어. 매달 당신이 주는 생활비 400만 원으로 채씨 가문의 모든 지출을 관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그런데 당신은 첫사랑을 위해 100억을 들여 불꽃놀이를 준비했어. 채장하, 난 이제 더 이상 이런 생활을 못 하겠어."

윤지영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말을 마쳤다.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고른 그녀는 현관 신발장 모서리를 잡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빨개진 눈시울로 채장하에게 말했다.

"채장하, 우리 이제 끝이야."

그리고는 돌아서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 순간, 등 뒤에서 채장하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지영, 네가 이 문을 나서는 순간, 우리 사이는 영원히 끝이야.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 5년 전 내가 갈 곳도 없는 너를 거두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네가 있었을 것 같아?"

그 말에 윤지영의 눈시울이 더욱 빨개졌다.

5년 전,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젊은 여자가 기억을 잃은 채 홀로 거리를 떠돌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를 탐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어느 날, 불량배들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옷을 찢으며 강간하려 했다.

바로 그 절망적인 순간, 채장하가 하늘에서 내려온 신처럼 그녀의 앞에 나타나 경호원들을 시켜 불량배들을 쫓아냈다.

그는 윤지영에게 채씨 가문의 결혼 재촉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가 되어줄 수 있냐고 물었다.

기억을 잃은 윤지영은 채장하를 구명줄로 여기고 그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그의 결혼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후, 그녀는 채장하가 좋아하는 부드럽고 온순한 아내이자, 보모처럼 채씨 가문을 돌보는 아내 역할을 연기했다.

윤지영은 비틀거리며 채씨 가문을 나섰다.

거침없이 내리는 빗줄기가 그녀의 얼굴을 적시며, 마음 깊이 박힌 상처를 씻어 내렸다.

그 순간 윤지영의 머리는 어느 때보다 정신이 맑았다.

더 이상 채장하를 위해 가사를 돌보는 아줌마가 아닌, 윤씨 가문의 아가씨 윤지영으로 돌아갈 것이다.

윤지영은 기억을 잃은 후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전화번호를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로 상대방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영이야? 정말 지영이 맞아?"

여자의 목소리가 긴장으로 인해 떨려왔다. "그동안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야? 엄마가 널 얼마나 애타게 찾아 다녔는지 알아?"

윤지영은 순간 죄책감이 밀려왔고 울음을 참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마, 집에 돌아가서 설명해 드릴게요. 지금은 당장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윤지영의 어머니 진소란은 눈물을 삼키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 너를 데려오게 할게."

윤지영은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

그녀는 윤씨 가문의 딸일 뿐만 아니라, 유명 화가 '뭇별'이기도 했다.

그녀는 윤씨 가문에 돌아가 다시 눈부시게 빛나는 윤씨 가문의 아가씨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소란이 보낸 차가 윤지영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차를 타고 마침내 윤씨 가문의 저택에 도착하자, 진소란과 그녀의 아버지 윤장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윤지영의 손을 꼭 붙잡으며 감격에 겨워 말했다. "지영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그동안 아빠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평소에 냉철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윤장원도 눈시울이 빨개졌다.

윤지영은 두 사람을 품에 꼭 안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빠, 엄마. 정말 죄송해요."

지난 5년 동안 채장하와 비밀리에 결혼 생활을 이어 온 윤지영은 채씨 가문과 윤씨 가문이 같은 도시에 있었음에도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채장하의 보모처럼 채씨 가문에서 집안 살림을 돌보고 시부모를 모시느라, 윤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들도 그녀를 찾지 못했다.

모두 그녀의 잘못이다.

그녀가 지난 5년 동안 있었던 일을 부모님께 설명하려 할 때,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엄마. 이 사람이 바로 언니예요?"

윤지영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순수하고 무해하게 느껴질 만큼 청초한 얼굴을 발견했다.

커다란 눈에 분홍빛 입술, 부드러운 생머리가 어깨 너머로 흘러내린 그 모습은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처럼 보였다.

소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언니?"

왜 갑자기 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 나타난 것일까?

그때, 윤유미가 진소란의 팔짱을 끼고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진소란은 윤유미의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영아, 이 아이는 유미야. 5년 전 네가 실종된 후, 엄마와 아빠는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어. 그래서 유미를 입양하게 됐어. 유미는 정말 착한 아이야. 그동안 유미가 엄마와 아빠를 잘 돌봐줬어."

그 말을 들은 윤지영은 순간 자리에 멈칫했다.

자신이 기억을 잃은 동안, 부모님은 자신의 대체품을 찾은 건가?

윤지영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윤장원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죄책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지영아, 우리는 네가 이렇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동안 유미가 우리 곁에 있어 준 것만으로도 엄마와 아빠에게는 큰 위안이었어."

윤지영은 심장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며 누군가에게 버려진 것 같은 익숙한 감각이 다시 온몸을 휘감았다.

윤유미는 질투심이 가득 찬 눈빛을 감추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언니가 돌아와서 정말 좋아요. 하지만 언니 방은 이제 제가 사용하고 있어요. 언니는 손님방을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만약 언니가 제 방을 사용하고 싶다면, 제가 양보해 드릴 수도 있어요."

진소란은 윤유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정말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윤유미의 말을 들은 윤지영은 차갑게 실소를 터뜨렸다. "됐어.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물건은 쓰고 싶지 않아."

그러나 윤유미는 화를 내지 않고 물 한 잔을 건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차 타고 오느라 힘들었죠? 물 좀 마셔요."

"어머!"

다음 순간, 윤유미가 물잔을 든 손이 미끄러지더니 그대로 신서희의 몸 위로 쏟아졌다.

차가운 물이 순식간에 윤지영의 옷과 몸을 흠뻑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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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36장

  1. 1장제1화 우리 이혼하자
  2. 2장제2화 집에 돌아오다
  3. 3장제3화 내 약혼녀는 윤지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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