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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평생 얌전히 지내

한시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이 잘못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뭐라고 했어?"

"이혼하자고." 송아윤은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한시혁은 그녀의 눈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한때 다정함으로 가득 찼던 그녀의 눈동자는 지금 평온하기만 했다. 그는 그녀가 그저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갑작스러운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덮쳤고, 한시혁은 담배를 피우며 그 말을 곱씹었다. 입가에 비웃음이 번진 그가 말했다. "송아윤, 너 정말 대단하다."

3년 동안 쌓인 고통이 다시 심장을 짓누르는 듯했다. 송아윤이 되물었다. "이게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어?"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져 발로 짓밟았다. "송아윤, 너 설마 잊은 거 아니지? 이 결혼이 네 오빠가 손을 다쳐서 얻어낸 결혼이라는 거."

송아윤은 손가락을 살짝 움켜쥐었지만,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당연히 안 잊었어."

그때 그녀와 연애 중이었던 한시혁이 임서연과 함께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그녀의 오빠는 그녀를 위해 한시혁을 찾아가 따졌고, 그 과정에서 오른손을 다쳤다.

송씨 가문의 장남 송도윤은 의학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의사로서의 경력이 완전히 끝장났다.

당시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송씨 가문 역시 이름난 가문이었기에, 한씨 가문으로서는 체면을 세워야 했다. 결국 한씨 가문은 한시혁에게 그녀와 결혼하라고 강요했다.

그때 송아윤은 한시혁이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했다. 게다가 송씨 가문 역시 이 혼인이 필요했다. 오빠가 억울한 대가를 치렀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결국 그 상황에서 결혼을 받아들였다.

"송씨 가문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얻어낸 결혼이니, 너도 운명을 받아들이고 한씨 가문에서 평생 얌전히 지내." 한시혁이 경고했다.

그러니까 결혼 초기에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했던 것은 모두 연기였고, 이후의 의도적인 냉대는 복수였다.

송아윤이 물었다. "한시혁, 임서연 생각은 해봤어? 너 때문에 그녀가 이렇게 시간만 허비하게 둘 거야?"

그녀와 한시혁의 관계에 끼어든 임서연을 송아윤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지쳤을 뿐, 더 이상 끝도 없는 이 얽힘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때 네 집안에서 나한테 억지로 결혼을 강요했을 때, 서연이한테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안 했어?" 한시혁은 눈이 충혈된 채 그녀를 노려봤다.

그 순간, 송아윤은 그의 눈에서 냉담함이 아니라 분명한 증오와 불만을 보았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미운 걸까? 내가 그랑 임서연을 갈라놔서? 하지만 먼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 건 그였잖아. 만약 결혼할 때, 그가 이미 마음이 변했다고 솔직히 말했다면… 그와 결혼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송아윤은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에서 이혼 합의서를 꺼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그녀는 오늘, 마침내 결심을 굳혔다.

송아윤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혼은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야. 내가 먼저 제안했으니, 너도 동의할 거라고 확신해." 그녀는 서류를 그의 손에 건넸다. "부부로 지낸 시간도 있으니까, 최소한 서로의 체면은 지켜야지. 그 정도는 해주길 바라."

한시혁은 서류에 적힌 글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송아윤, 내가 방금 한 말은 하나도 안 들은 거야?"

"할머니께서 이미 동의하셨어. 할머니는 네 대신 결정해 줄 수 있다고 하셨어." 송아윤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말했다.

한씨 가문을 물려받은 그는 절대적인 권한을 쥐고 있었다. 한씨 가문에서 그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오직 할머니뿐이었다.

한시혁이 차갑게 말했다. "잘 생각해 봐. 우리 결혼할 때 재산 공증했어. 이혼하면 넌 한 푼도 못 받아. 지금 송씨 그룹 상황이 어떤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예전 같지 않아. 다 한씨 가문 인맥으로 버티고 있는 거야. 우리가 이혼하면 송씨 그룹이 어떤 처지에 놓일지,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

그 순간, 그의 위협적인 말투에 송아윤은 잠시 그가 자신을 걱정하는 건 아닐까 착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정신을 차렸다. '이건 분명한 협박이야!'

"송씨 그룹의 미래는 한 대표님께서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송아윤은 차갑게 대답했다.

그 말에 한시혁의 눈빛이 완전히 가라앉더니 펜을 들어 남자 서명란에 자신의 이름을 거칠게 적어 넣은 뒤, 서류를 그녀의 품에 던졌다.

"서명했어." 그는 차갑게 비웃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하나는 장담하지. 이혼은 절대 못 해. 결국 네가 나한테 빌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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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40장

  1. 1장제1화 한시혁, 우리 이혼하자
  2. 2장제2화 평생 얌전히 지내
  3. 3장제3화 자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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