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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녹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아버지도 인정하시잖아요. 내가 아직도 가문의 최적 후계자라는 것을."

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아버지 김재명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김사라, 너무 자신만만하군."

나는 손을 꽉 쥐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자신감이에요. 충분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아버지에게 연락하지 않았겠죠."

"좋아." 아버지의 목소리는 점점 진지해졌다. "널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네 실력으로 브룩스 그룹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봐."

나는 심장이 조여왔다. 악마와 거래하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동의해요."

아버지는 내 직설적인 태도에 만족한 듯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이준우의 전화번호를 줄게. 그가 필요한 걸 제공할 거야. 날 실망하게 하지 마, 김사라."

전화를 끊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전화가 다시 울렸다. 박유나가 녹음 파일을 보내왔다.

나는 클릭해서 재생하자 박유나의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약혼녀랑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녀의 웃음소리는 매혹적이었다.

"자기가 보고 싶다고 했잖아?" 차태호가 숨 가쁜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키스 소리와 옷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녹음 내용은 거기에서 멈추었다.

나는 화면을 바라보며 손이 떨렸고 숨을 쉬는 것조차 너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속이 메스꺼웠고, 그들의 위선적인 가면을 벗겨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사냥꾼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냥감이 될 수 있다.

화면에 낯선 번호가 떴다. "아가씨, 저는 김재명 대표님의 비서 이준우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차분했다. "온라인 방송팀이 준비되었습니다. 언제 진행할까요?"

나는 숨을 고르고 또박또박 말했다. "일주일 후, 제 결혼식에서요."

"알겠습니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이어갔다. "또한 오늘 밤 아가씨는 브룩스 그룹을 대표하여 더글라스 가문의 왕실 자선 연회에 참석해야 합니다. 초대장과 게스트 명단은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아가씨의 드레스와 보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이제 거절할 권리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차태호에게 아무 핑계나 대려고 하는데, 마침 그가 먼저 문자를 보내왔다. [자기야, 미안해. 야근해야 해서 늦게 돌아갈 것 같아.]

나는 문자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 아메드 그룹의 프로젝트 일정은 내가 그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밤에는 야근스케줄이 아예 없었다. 그가 어디로 가려는 지는 너무 뻔하다.

가끔은 그가 들어오지 않는 날들은 박유나의 침대에서 뒹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왕실 자선 연회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브룩스 그룹을 대표하여 사람들의 박수 소리를 받으며 3억 달러의 기부금을 낸다고 서류에 서명했다. 자선 행사는 기부하는 자의 영향력과 지위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나는 샴페인 잔을 들고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속으로 이런 자리가 너무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샌더슨 씨,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아메드 그룹의 수석 기획자 박유나 양입니다. 이번에 귀사와 협력하는 AO3 프로젝트를 전반 담당하고 있습니다."

나는 순간 멈칫하고 뒤돌아섰다.

베이지색 드레스를 입은 박유나는 차태호의 팔짱을 끼고 당당하고 달콤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호흡이 갑자기 멎는 듯했는데 그러다 웃음이 새어나왔다. AO3 프로젝트? 내가 처음부터 맡은 프로젝트였지만, 박유나가 모든 공을 차지했다. 차태호가 이런 행사에 감히 박유나를 데려올 생각을 했다니.

나는 샴페인 잔을 들고 순수한 눈빛으로 놀란 듯 물었다.

"어머, 태호 씨, 여긴 웬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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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24장

  1. 1장제1화 배신
  2. 2장제2화 녹음
  3. 3장제3화 이성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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