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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날 선 대화

"이것이 네가 제일 보고 싶어 하는 모습 아니야?"

세 사람은 학창 시절부터 친구였다. 그러나 박소윤이 주시헌과 연애를 시작한 이후, 안경훈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그녀가 주시헌과 결혼할 때도, 그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처음부터 너희 둘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네가 내 말 안 듣고 고집부린 거지."

"젊은 나이에 주시헌이 어떻게 성질이 고약한 여자한테 목을 맬 수 있겠어?"

그동안 안경훈의 독설에 많이 익숙해졌지만, 이번에는 그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박소윤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누가 성질이 고약하다는 거야?"

안경훈은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기만 할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 것 같았다.

헬기 안은 순식간에 침묵에 잠겼다. 박소윤은 미세한 무중력감을 느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헬기는 급상승했다 급하강했다 하며 롤러코스터보다 훨씬 짜릿한 느낌이었다.

박소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와중에 안경훈을 욕하는 말도 섞여 있었다.

"안경훈,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남자는 속도를 줄이며 약간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이혼 서류 제출했어?"

박소윤은 입술을 꽉 깨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안경훈은 주시헌의 소꿉 친구였다. 그녀가 이혼 서류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주시헌에게 일러바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헬기 안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헬기가 갑자기 속도를 내자, 박소윤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제출했어?"

박소윤은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돌아보는 안경훈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주시헌은 아직 몰라."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안경훈의 안색이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이혼 합의서에 서명했어." 박소윤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안경훈의 눈빛에 언뜻 기쁨이 스치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박소윤, 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수법이 좋은 것 같아."

그 말은 비난처럼 들리기도 했고, 칭찬처럼 들리기도 했다.

박소윤은 어색하게 웃으며 동문서답했다. "속도를 좀 줄여. 경치 좀 감상하고 싶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비행이 익숙해지자, 무중력감도 사라졌다.

"주시헌의 내연녀 이름이 뭐야?"

안경훈이 갑자기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박소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건 왜 물어봐? 주시헌의 내연녀를 뺏으려고?"

"무슨 소리하는 거야. 그 여자가 너보다 예쁜지 확인하려는 것뿐이야. 그래야 주시헌이 너한테서 벗어나 그 여자한테 목을 매달지." 안경훈은 비아냥거리면서도 박소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박소윤은 참지 못하고 그를 흘겨봤다.

안경훈은 그녀가 주시헌과 연애를 시작한 이후로 줄곧 이런 태도를 보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녀가 그의 절친을 빼앗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알기로 그는 게이도 아니었는데, 왜 그녀와 주시헌의 관계에 관해서는 항상 날 선 태도를 보이는 걸까?

"말을 좀 줄이면 죽어?"

"나 안 예뻐?"

"안경훈, 눈이 나쁘면 나한테 말해. 학창 시절 동창인데, 지금은 적어도 친구는 맞잖아. 내가 치료비를 대줄 수 있어."

박소윤의 말에 안경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녀를 돌아보며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주시헌이 네가 다른 사람 앞에서 이렇게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지내는 걸 알고 있을까? 왜 나한테는 이렇게 쌀쌀맞게 굴면서 주시헌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거야?"

그동안 박소윤은 주시헌 앞에서 항상 상냥하고 친절하며 배려심 깊은 모습만 보여줬다. 그래서 주시헌은 마음 놓고 밖에서 다른 여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그녀를 바보로 생각하며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게 했다.

"너도 마찬가지잖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차갑고 도도한 척하면서."

박소윤은 말을 마친 후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안경훈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래. 주시헌이 내 원래 성격을 알게 되면, 여전히 날 사랑했을 까?'

그는 그저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여자가 필요할 뿐이었다.

"변호사는 알아봤어? "

"이혼 소송에 능한 변호사를 알고 있는데, 소개해 줄까?"

안경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시험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내가 주시헌한테 말해주는 게 두렵지 않아?" 박소윤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물었다.

"난 그저 널 도와주려는 것뿐이야. 싫으면 그만둬."

안경훈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갑자기 호의를 베풀자, 박소윤은 어리둥절했다.

"안경훈, 난 가끔 네가 주시헌을 정말 친구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그녀는 형제의 결혼을 깨뜨리려는 사람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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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45장

  1. 1장제1화 제1장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생겼다
  2. 2장제2화 바람을 피웠을 뿐
  3. 3장제3화 날 선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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