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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반격
"강모연, 뭐가 그렇게 웃겨?" 뒤이어 허영애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리석었던 지난날의 저를 비웃는 거예요. 부당한 대우를 참고 또 참았지만, 결국에 돌아오는 건 끝없는 탐욕을 채우기 위한 당신들의 약탈뿐이니." 잇새에서 비어져 나오는 실소에는 조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약탈? 언니가 되어 동생에게 디자인 초안 하나 양보하지 못한다는 거야?"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로 날카롭게 반박하는 허영애는 강모연의 차갑게 식은 눈빛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강모연이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한 발씩 양보할 때마다, 당신들이 날 한 번이라도 바라봐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고, 당신들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날 무시하고 짓밟았어요."
절규에 가까운 호소가 넓은 저택에 가득 퍼졌다.
비굴하게 자리에 무릎 꿇고 있던 강모연이 반항심에 가득 찬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강씨 저택에 들어와 살면 부귀영화를 약속했잖아요. 하지만 내가 얻은 건 뭐죠? 지난 일 년 동안, 제대로 된 밥도 한 끼 먹지 못했어요. 당신들이 날 이용하고 짓밟는 것 외에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나요?"
강모연은 가슴을 움켜잡고 처절하게 외쳤다. "나도! 나도 이 집 딸이에요. 당신들은 날 한 번이라도 딸이라고 불러준 적 있어요?"
슬픔으로 가득 찬 얼굴에 자조적인 미소가 피어 올랐다.
허영애는 그녀의 호소에도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대꾸했다. "그러니까 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거 아니야? 딸아, 내 딸. 됐니? 만족해?"
강모연이 미친 듯이 웃었다. "사모님, 저한테 일말의 희망도 내비치지 않는군요."
순간 표정을 굳힌 그녀의 눈빛이 주위까지 얼려버릴 정도로 냉철했다. "저도 더 이상 당신들의 관심을 갈구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이 시각부터 강씨 가문과의 모든 인연을 끊어내겠어요."
"너 정말 미쳤어? 어디서 말도 안 되는 것만 배워 갖고!" 허영애는 언성을 더욱 높이며 옆에 놓인 채찍을 다시 손에 쥔 뒤, 강모연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처음과 달리 날아오는 채찍을 단번에 손에 쥔 그녀의 얼굴에 한기가 가득 차 있었다. "또 채찍을 휘두를 생각이세요? 당신의 딸로 이 집에서 지내는 동안 군말 없이 맞아드렸지만,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날 때리려는 거죠?"
입가에 반항적인 미소가 번진 강모연의 얼굴에 어느새 도도하면서도 당찬 모습이 묻어났다.
그녀는 허영애의 손에서 채찍을 낚아챈 뒤, 허공을 향해 가볍게 휘둘렀다. "사모님께서 날 때렸으니 저도 똑같게 돌려줘야 하지 않겠어요?"
"무, 무슨 짓이야 이게!" 조금 전까지 얌전히 매를 맞던 강모연이 갑자기 위협적인 기세로 다가오자 허영애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채찍이 허영애의 몸을 찢어버릴 듯한 기세로 내려앉았다.
"네가, 감히 네가 날 때려?!" 이를 바득바득 갈며 비명을 내지른 허영애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다.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구나!"
"언니, 어떻게 엄마를 때릴 수 있어?" 덩달아 충격 받은 강연정이 날카롭게 소리치자 강모연이 그녀를 서슬 퍼런 눈빛으로 노려봤다. 강연정은 그 눈빛에 몸을 흠칫 떨었다.
사람이 한순간에 이렇게 돌변할 수 있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니가 그렇게도 효녀였지, 그럼 니가 대신 맞으면 되겠네." 강모연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얼어붙은 공기를 가르고 들려왔다.
그 말과 함께 높게 휘두른 채찍이 강연정의 몸을 힘껏 내리쳤다.
"아!" 채찍이 몸을 때린 순간, 극심한 고통과 함께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느낀 강연정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강모연이 감히 그녀를 향해 채찍을 휘두르다니!
"강모연 멈추지 못해! 감히 우리 연정이한테 손을 대다니!" 허영애는 채찍이 살을 찢는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연정을 품에 안으며 소리쳤다.
그러나 강모연은 허영애의 말을 듣지 못한 듯 계속해서 채찍을 휘둘렀다.
허영애의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저택 가득 울려 퍼졌고,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떨어대는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을 뒤집고 기절할 것 같았다.
이러한 고통은 강모연이 지난 1년 동안 겪었던 고통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것도 최대한 힘을 뺏으니 말이지 아니면 허영애는 이미 거품을 물고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언니 제발 그만해!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 다 내가 잘못했어. 때리려면 차라리 날 때려..." 강연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모연은 그녀를 허영애의 품에서 끌어냈다.
"강모연, 연정이에게서 손 떼!" 허영애는 자신의 살이 찢기고 있는 와중에도 강연정을 걱정했다. 정말이지 이토록 훌륭한 어머니는 없을 것이다.
"너 망고 알레르기가 있다고 했지?" 코웃음 치며 되묻는 강모연의 얼굴에 위험한 미소가 번졌다.
"뭘 어쩌려는 거야? 지금 당장 날 놓아주는 게 좋을 거야. 곧 아빠가 돌아올 시간이니, 언니가 엄마한테 한 짓을 알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두려움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강연정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강모연을 바라봤다.
"그 사람이 날 죽이기 전에, 내가 널 먼저 죽이면 되겠네."
강모연은 말을 하면서 탁자 위에 놓인 망고 푸딩 하나를 강연정의 입에 마구 쑤셔 넣었다.
아무리 몸을 비틀어도 강모연의 손아귀 힘을 버티지 못한 강연정은 망고 푸딩 하나를 그대로 삼키고 말았다.
"강모연 그만해! 연정이를 정말 죽일 셈이야!" 그 광경을 지켜본 허영애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소리쳤다. "제발, 누가 좀 말려줘. 빨리 저년부터 잡아!"
허영애의 악에 받친 비명을 들은 하인들이 빠르게 달려 나와 강모연을 둘러쌌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채찍을 휘두른 덕분에 하인들은 가까이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덤비려면 각오하세요." 강모연의 위험하게 반짝이는 눈빛을 발견한 하인들은 자리에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빛이 새어 나왔다. 평소에 매를 맞아도 신음 한번 내지 않던 그 강모연이 맞는 걸까?
"연정아, 괜찮아?" 허영애가 울면서 강연정을 품에 안았다. "엄마 놀라게 하지 말고 정신 좀 차려봐."
"사모님, 사모님의 착한 딸이 알레르기 반응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똑똑히 지켜보세요."
말을 마친 강모연은 실망만 가득 안겨준 저택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떠났다.
거실에 모인 하인들은 어쩔 바를 모르는 얼굴로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평소 바보같이 온순했던 강모연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마냥 거세게 반항할 줄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허영애에게 채찍질하고 강연정의 얼굴을 움켜잡고 망고 푸딩을 쑤셔 넣는 모습은 온몸에 소름 끼칠 정도로 섬뜩했다.
챕터 목록
총 24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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