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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헤어지자

차서주는 수줍게 몸을 피하더니,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떡을 받아 한 입 베어 물었다.

떡을 먹을 때, 그녀의 입가에 떡 부스러기가 묻었다.

남연우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하얗고 긴 손가락이 휴지를 사이에 둔 채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스쳤지만, 결벽증이 있는 남자의 얼굴에는 혐오감이 조금도 비치지 않았다.

"오늘 밤은 여기서 자고 가는 게 어때?" 남연우가 차서주를 부드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차서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강서연은 남연우의 시선이 차서주에게 고정된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음이 무언가에 꽉 막힌 듯 답답해졌다.

몇 달 전, 그녀는 거래처와 술을 마시다 위 천공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강서연은 2주 동안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아무것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그 사이 며칠 만에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

그동안 남연우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면 늘 바쁘다는 말뿐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다른 여자가 배고플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입가에 묻은 음식 부스러기까지 직접 닦아주고 있었다.

강서연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얼굴에는 내색하지 않았다.

차서주는 강서연의 시선을 알아차린 듯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했다. "연우 오빠가 처음으로 저를 가족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라, 제가 긴장할까 봐 특별히 신경 써주는 거예요. 강서연 씨, 오해하지 마세요."

남연우의 가족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서연은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처음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그녀는 차서주와 같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날 그녀는 남연우의 어머니 서윤서의 비아냥을 반나절이나 들어야 했고, 할머니의 부름에 따라 커피를 내오고 물을 따르며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한참을 그렇게 바쁘게 움직인 뒤에야, 겨우 자리에 앉아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녀는 한미숙이 했던 말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클럽에서 술이나 따르던 여자가, 감히 남씨 가문이라는 동아줄을 잡으려 하다니. 분수를 모르는군."

그 이후로 그녀는 남씨 저택에 거의 오지 않았다.

오늘 계약이 급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남씨 가문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차서주는 그녀와 달랐다.

차서주는 연성 보석 재벌 차현준의 딸로, 인품이 고귀하고 가문 또한 흠잡을 데 없었다. 당연히 남연우의 손에서 소중히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었다.

"차서주 씨, 그런 말씀 마세요." 강서연은 예의 바르게 미소 지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남연우의 곁에 있었지만, 그의 보호를 받은 적도 없었고, 보살핌을 기대해 본 적도 없었다.

다만 그가 다른 여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최소한 그 사실만큼은 미리 알려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집착하며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죄송하지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강서연은 마음이 불편해 잠시 감정을 조절할 곳을 찾고 싶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복도에서 단단한 벽에 부딪혔다.

곧게 뻗은 체격과 고귀하면서도 냉랭한 분위기, 거부할 수 없는 압박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남연우의 검은색 셔츠에는 강아지 털이 가득 묻어 있었지만, 그는 조금도 싫은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벽에 기대선 그의 차가운 눈빛이 강서연을 쏘아보았다. "서주한테는 좀 공손하게 대해."

강서연은 입술을 꼭 깨문 채 되물었다. "어떻게 공손하게 대하면 되나요?"

남연우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그 눈빛 속에서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고집을 읽어냈다.

그는 입꼬리를 아주 미세하게 올리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귀 옆에 흘러내린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통통한 귓불을 가볍게 만지며 내려왔다.

"서주는 너와 달라. 깨끗한 아이야. 그러니까 건드리지 마."

서씨 그룹 홍보팀 부장 자리까지 올라온 강서연에게도 나름의 방식과 수단은 있었다.

남연우의 곁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여자들은 대부분 강서연이 해결했다. 그래서 남연우는 그녀에게 경고하러 온 것이다.

그는 그녀가 차서주를 건드릴까 봐 경계하고 있었다. 그 경계 자체는 상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차서주가 자신과는 다르고, 깨끗한 아이라는 남연우의 말은 달랐다. 그 말은 그녀의 가슴을 깊게 찔렀다.

"제가 깨끗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강서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제 직업 때문이요?"

남연우는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내일 서주가 회사에 출근할 거야. 정수연한테 잘 가르치라고 해."

정수연은 강서연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남연우의 비서실 팀장이었다.

대표이사실은 홍보팀과 달리, 남연우의 날개 아래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이었다.

강서연은 홍보팀에서 일하는 동안, 음흉한 속내를 품은 남자들을 수없이 마주해야 했다.

그들은 교활하고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회식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마다 심신이 녹초가 되었고, 술을 강요하거나 집요하게 들러붙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데도 지쳐 있었다.

그녀는 한때 남연우에게 대표이사실로 옮겨, 비교적 부담이 덜한 비서 업무를 맡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남연우의 대답은 늘 같았다. "홍보팀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야. 내가 너를 믿으니까 그 자리에 앉힌 거야."

하지만 차서주가 회사에 출근하게 되자, 남연우는 그녀를 애지중지하며 조금도 고생시키지 않으려 했다.

사람들은 강서연이 홍보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깔보고 무시했지만, 왜 그녀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는지를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강서연은 눈을 내리깔고 모든 생각을 숨긴 채 차갑게 물었다.

"그래서, 차서주 씨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건가요?"

남연우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강서연은 마음 깊숙한 곳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남씨 저택이라는 것도 잊은 채, 강서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저는요? 저는 그동안 뭐였던 거죠?"

남연우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과 똑같아."

사람들 앞에서는 유능한 홍보팀 부장으로, 사람들 뒤에서는 배려심 많고 눈치 빠른 애인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예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공개하지 않겠다는 말은, 이런 상황을 위해서였다는 거였구나.'

강서연은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고통을 꾹 눌러 참으며, 주먹을 세게 움켜쥔 채 고개를 저었다. "남연우 씨, 저는 그렇게 천박한 사람이 아니에요. 만약 차서주 씨랑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면, 우리 헤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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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3장

  1. 1장제1화 오지 말았어야지
  2. 2장제2화 헤어지자
  3. 3장제3화 선을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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