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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이제 당신이 나를 도와줄 차례예요
양미란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비아냥거렸다. "오세영, 너 그동안 바람피웠어? 그래서 급하게 신랑을 바꾼 거야?"
"당신이 전화 못하겠으면, 내가 해줄게요." 오세영은 양미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곽지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피커폰을 누르자 곽지범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조용한 결혼식장에 울려 퍼졌다.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지금 연정이와 함께 있으니 오늘 너와 결혼할 수 없다고. 한 번만 더 전화하면 네 번호를 차단할 거야!"
"곽지범!" 오세영은 차갑게 실소를 터뜨렸다. "어떻게든 오늘 결혼식은 계속 진행될 거야!"
오세영이 결혼을 강요한다고 생각한 곽지범은 차갑게 실소를 터뜨렸다. "나 말고 누가 너와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해. 나한테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전화가 끊기자 현장은 더욱 기이한 침묵에 휩싸였다.
양미란은 화를 참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했다.
오세영은 오히려 환하게 미소 지었다. "저와 곽지성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페라리는 굉음을 내며 멀리 사라졌다.
차 안에서 오세영은 곽지성을 돌아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여기서 내려도 될 것 같아요."
곽지성은 차를 세우지 않고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았어."
오세영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곽지성은 오세영을 돌아보며 입 꼬리를 살짝 올렸다. "당신 남편의 신분을 확실히 해야지."
구청에서 나와 손에 든 결혼 증명서를 내려다보자, 그제서야 오세영은 곽지성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손에 든 결혼 증명서를 빼앗아갔다. 오세영은 고개를 들어 곽지성을 쳐다봤다.
곽지성은 두 사람의 결혼 증명서를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가자."
"어디로요?" 오세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곽지성은 오세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도와줬으니, 이제 당신이 나를 도와줄 차례지."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구중천 클럽이었다. A시에서 유명한 유흥업소인 구중천은 하룻밤에 수십억 원의 자금이 유동하는 곳이다.
오세영은 차에서 내리는 곽지성을 돌아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곽지성 씨, 이런 취미도 있었어요?"
"원래는 비지니스 땜에 와야 했는데..." 곽지성은 담담하게 말했다. "오세영 씨와 결혼하느라 늦었어."
"그럼 제가 곽지성 씨에게 고맙다고 해야 겠네요." 오세영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곽지성은 입 꼬리를 살짝 올리고 웃었다. "천만에요, 곽 사모님."
오세영은 할 말을 잃었다.
'이 남자, 정말 능글맞네.'
두 사람이 클럽 안으로 들어서자 누군가 곽지성의 곁에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남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래." 곽지성은 차갑게 대답하고 오세영을 돌아봤다. "웨딩드레스가 불편하니까, 옷을 준비해 달라고 할게."
"네." 오세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지성이 자리를 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 직원이 오세영을 1층 카지노로 안내했다. "곽 사모님, 곽 대표께서 사모님을 마음껏 즐기시라고 하셨습니다. 사모님께서 이기신 돈은 사모님 것이고, 잃으신 돈은 전부 곽 대표가 책임지신다고 하셨습니다."
1층 카지노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오세영을 본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쳐다봤다.
오세영은 흥미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여기서 기다릴게요."
직원을 돌려보낸 오세영은 휴식 공간에 앉으려고 몸을 돌렸다.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오세영은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열려다 자리에 벙졌다.
곽지범이 짜증이 가득 묻어나는 얼굴로 물었다. "오세영,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범 씨, 오세영 씨 정말 대단하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당신을 잡으러 왔네요?"
"오세영 씨, 제가 몸이 불편해서 지범 씨가 저를 데리고 바람 쐬러 나온 거에요. 여기까지 쫓아올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나연정은 곽지범의 곁에 다가와 오세영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오세영 씨, 웨딩드레스를 입고 이곳에 오기 불편하지 않아요? 지범 씨도 참, 오세영 씨를 먼저 집에 데려다줘야지."
곽지범은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내가 먼저 집에 가라고 했잖아? 오세영, 너도 알잖아. 나한테 이런거 안 먹혀."
오세영은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뜨릴 뻔했다. 곽지범은 그녀를 길가에 버리고 결혼식까지 미루면서 나연정과 함께 바람을 쐬러 이곳에 온 것이다.
그녀는 정말 눈이 멀었나 보다. 이제야 곽지범의 마음에 그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오세영은 곽지범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말했다. "난 당신을 찾으러 온 게 아니야."
"오세영 씨, 이제 그만 고집 부려요." 서송걸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이곳에 온 게 지범이를 찾으러 온 게 아니라면, 도박을 하러 온 건가요?"
곁에 있던 누군가 농담을 던졌다. "오세영 씨가 얼마나 착한데, 도박을 할 줄 알겠어?"
"오씨 가문의 아가씨가 염치도 없이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정말 가오가 떨어지네."
나연정은 곽지범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지범 씨도 나 때문에 결혼식을 미루지 않았을 텐데. 지범 씨, 나 이제 괜찮아졌으니 오세영 씨와 함께 집에 돌아가."
나연정의 말을 들은 곽지범은 처음으로 오세영에게 화를 냈다. "오세영, 꼭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몰아붙여야겠어?"
"연정이가 정말 아파서 그래.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냐고? 내가 너와 결혼하겠다고 했잖아. 하루 일찍 결혼하든, 하루 늦게 결혼하든 무슨 상관이야!"
오세영이 반박하려 했지만, 곽지범의 친구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서송걸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범이가 당신을 버릴까 봐 두려운 거겠지. 당신 가족들도 당신을 버리려고 하는데, 솔직히 기생충처럼 지범이 곁에 붙어 있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잖아."
"결혼하면 지범이 바지 지퍼에 자물쇠를 잠가야겠네."
"오세영 씨, 지범이한테 정조대도 채우는 거 아니야? 아, 생각만 해도 웃겨!"
말이 끝나자 주위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연정은 오세영을 돌아보며 미소 지었다. "오세영 씨,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나쁜 의도는 없어요."
"그만해!" 곽지범은 미간을 찌푸리고 사람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리고 오세영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기사한테 너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할게."
"놔!" 오세영은 곽지범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곽지범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 말 있으면 집에 돌아가서 해. 내 친구들 앞에서 날 난처하게 굴지마."
그때, 누군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깔끔한 정장을 입은 남자를 본 곽지범은 바로 그를 알아봤다. 그는 구중천의 사장 곁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바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지수호 씨, 죄송합니다. 저희가 이곳의 질서를 방해한 것 같네요. 제가 바로 이 여자를..."
곽지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수호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
남자는 오세영을 돌아보며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곽 사모님 맞으시죠?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위층으로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챕터 목록
총 30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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