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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감히 네 동생을 이렇게 때려!

멀지 않은 곳에 눈에 띄지 않는 검은색 부가티 한 대가 멈춰 섰다. 그녀를 발견한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즉시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다가왔다.

"도윤서 아가씨, 어르신의 명을 받고 모시러 왔습니다. 지금 본가에는 고씨 가문과 심씨 가문에서 혼담을 제안하러 온 사람들이 오셨어요."

도윤서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역시 내 예상대로야.'

그녀가 했던 예언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길 차례였다.

도윤서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안내하는 대로 고급 승용차의 뒷좌석에 올라탔다.

저택 입구에 차가 멈춰 서자, 도윤서는 차가운 코웃음을 치며 거침없이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한 남자의 음침하고 서늘한 눈빛과 정면으로 부딪히고 말았다.

바로 심장준이었다!

도윤서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흠칫 떨었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을 만큼 극심한 공포가 밀려왔고, 주먹을 꽉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린 채 파들파들 떨렸다.

그녀는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었다. 자신은 도윤서라고. 호화로운 별장에 갇혀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끔찍한 지옥을 겪어야 했던 심장준의 아내가 아니라고. 필사적인 자기 암시 끝에 그녀는 간신히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미처 숨을 고르기도 전에, 눈물범벅이 된 도미경이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언니, 드디어 돌아왔네!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나 때문에 언니가 고생만 하고... 걱정 마, 우리가 다 보상해줄게."

도윤서는 도미경의 손길을 혐오스럽다는 듯 피하며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보상? 나를 또 네 대신 감방에 처넣는 건가?"

그 말은 마치 날카로운 채찍처럼 도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을 후려쳤다. 순식간에 어머니 임영순과 아버지 도대산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옆에 있던 도미경 역시 흠칫 놀라며 굳어버렸다. 도윤서의 서슬 퍼런 시선과 마주친 순간, 도미경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여자는 항상 고분고분하게 당하기만 했잖아? 언제부터 이렇게 소름 끼치는 눈빛을 하게 된 거지?'

하지만 이내 도미경의 눈동자에 교활한 빛이 스치더니, 그녀는 돌연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언니, 다 내 잘못인 거 알아. 언니가 감옥에 간 뒤로 엄마 아빠는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셨어. 나도 언니 대신 벌을 받고 싶었다고! 언니, 그렇게 말하는 건 부모님께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두 분이 얼마나 상처받으시겠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임영순과 도대산의 눈빛에는 양딸을 향한 애틋함이 뚝뚝 묻어났다.

"미경아, 넌 어쩜 이렇게 속이 깊니. 저 기집애는 지가 친딸이라는 것만 믿고 눈에 보이는게 없으니 말이야."

그제야 안도한 도미경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더욱 서럽게 울어댔다.

"언니, 차라리 날 때리든지, 날 욕해! 아니면 내가 무릎이라도 꿇을까? 언니 화가 풀릴 수만 있다면, 부모님만 원망하지 않는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

말을 마치자마자 도미경은 정말로 바닥에 무릎을 꿇으려 했다.

누가 봐도 너무 애절하고 너무 가련해보이는 완벽한 연기였다.

"그래, 좋아!"

사람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도윤서는 귀신같은 움직임으로 임영순과 도대산을 지나쳐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도미경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악! 무자비한 힘에 짓눌린 도미경은 악 소리를 내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이 꿇렸다.

그리고 곧바로 가차없이 도미경의 양뺨을 번갈아 강타했다.

짜악! 짝! 짜아악!

도윤서는 얼얼해진 손을 가볍게 털어내며, 뺨을 맞고 혼이 나간 채 바닥에 널브러진 도미경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동생이 이렇게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겠다는데, 내가 그 성의를 무시할 순 없지."

그녀는 실컷 매질을 끝낸 뒤에야 잡고 있던 머리채를 놓아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임영순과 도대산이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달려와 도미경을 부축했다.

"미경아!"

"도윤서, 너 미쳤어? 감히 네 동생을 이렇게 때려! 미경이는 널 생각해서 제일가는 부자인 고씨 가문과의 혼사까지 너한테 양보했는데! 감옥에서 3년이나 썩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 널 몇 년은 더 가둬뒀어야 했어!"

'양보했다고?'

도윤서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고씨 가문에서 콕 집어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요구했으니, 이들도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뿐었다.

"과연 그럴까요?"

도윤서는 고개를 들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심장준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다행이다. 이번 생은 과거와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 그녀는 남의 운명에 휘둘리는 사냥감이 아니라, 남의 운명을 쥐고 흔드는 사냥꾼이 될 것이다!

심장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독사의 혀처럼 끈적하고 음침한 그의 시선이 도윤서의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러더니 그는 곧장 도미경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부축했다.

도대산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지만, 자리에 고씨 가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는 억지로 화를 억눌렀다. "윤서야,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화를 내다니. 때리기도 했고 욕도 했으니 이제 그만해라. 애꿎은 미경이만 억울하게 됐잖니. 집에서야 부모인 우리는 너를 다 받아주지만, 고씨 가문에 시집가서 이렇게 제멋대로 굴면 안 된다."

참으로 눈물겨운 친아버지의 사랑이었다. 고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친딸을 안하무인에 구제 불능인 골칫덩어리로 깎아내리다니. 행여나 그녀가 고씨 가문에 가서 호강이라도 할까 봐 두려운 모양이었다.

도윤서가 막 입을 열어 반박하려던 찰나, 도미경이 갑자기 심장준의 팔짱을 끼며 다가왔다.

"장준 오빠, 언니 너무 원망하지 마요. 전 정말 괜찮아요." 한껏 억울한 척하면서도 묘하게 애교가 섞인 목소리였다.

그러면서 도미경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윤서를 향해 노골적으로 도발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도윤서는 순간 멈칫했다. 원래대로라면 도미경은 고씨 가문에 시집가겠다고 악착같이 매달렸어야 했다. 고씨 가문이 자신을 지목했다는 사실을 알면 길길이 날뛰며 난동을 부려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평온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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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50장

  1. 1장제1화 드디어 출소하다
  2. 2장제2화 감히 네 동생을 이렇게 때려!
  3. 3장제3화 더 비참하게 만들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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