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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더 비참하게 만들어 주지!

하지만 도윤서는 이내 상황을 파악했다.

'도미경, 너도 회귀했구나. 그것도 아주 최근에!'

전생에 도미경은 고씨 가문에 시집가고 나서야 끔찍한 진실을 마주했다. 고요한이 오래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데다, 여색을 멀리하는 극도로 냉혹한 성정이라는 것을. 그는 도미경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

결혼한 지 반년 만에 고요한은 암살당했고, 고씨 가문의 거대한 상업 제국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가문에서 쫓겨난 도미경은 상류사회에서 재수 없는 여자라며 철저히 매장당했다. 아무도 그녀를 거들떠보지 않았고, 결국 도윤서가 죽기도 전에 그녀는 길거리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래서 이번 생에는 순순히 심장준과 결혼하려는 것이다. 자신과 혼처를 바꾸면, 남자를 바꾸면 운명도 바뀔 거라고 생각했다.

득의양양한 도미경의 얼굴을 보며 도윤서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래, 아주 좋아.'

심장준 같은 악마 새끼를 어떻게 떼어낼지 고민하던 참이었다. 도미경이 그 쓰레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넘겨주마!

이번 생에는 저들이 내게 진 빚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받아낼 것이다.

거실을 훑어보던 도윤서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맞은편 휠체어에 앉아 있는 고귀한 분위기의 남자.

두 다리를 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기세는 숨이 막힐 정도였다.

고요한은 도윤서가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그녀의 모든 행동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그의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감옥에서 만났던 그날의 냉철함과는 다르군.' 그는 심장준을 마주했을 때 도윤서의 눈빛에서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두려움을 포착했다. 아무리 완벽하게 숨기려 했어도 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이거, 꽤 재미있어지겠는데.'

도윤서는 그의 서늘한 기세에 흠칫 놀랐다.

그가 직접 이곳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각처럼 차가운 얼굴을 한 고요한은 심장준의 말을 듣고도 그저 눈짓 하나만 보낼 뿐이었다. 곁에 서 있던 집사가 즉시 앞으로 나서서 방문 목적을 밝혔다.

"저희 도련님께서 도씨 가문의 큰아가씨께 청혼하러 오셨습니다. 이건 예물입니다."

집사가 가볍게 손을 저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여섯 명의 경호원이 일제히 앞으로 나서서 들고 있던 상자를 열었다.

순간, 거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산장 문서. 최고 사양의 한정판 슈퍼카 키. 전 세계에 몇 개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 보석 세트. 그리고 현금 60억 원이었다.

번화가에 위치한 상가 여섯 채. 그리고 무려 20캐럿에 달하는 희귀한 퍼플 다이아몬드까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재력이었다!

그에 비하면 심장준이 가져온 예물은 초라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울 지경이었다.

심장준의 얼굴은 굴욕감으로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고,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마저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도미경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짙은 질투심이 꿈틀거렸다.

도윤서 역시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생에는 이렇게 엄청난 예물을 보내지 않았는데.' 이 남자,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휠체어에 앉은 남자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도윤서가 감히 그에게 거래를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은 전생의 기억 덕분이었다.

전생에 그녀는 훗날 아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요한의 하반신 마비는 진짜가 아니었다. 전부 철저하게 꾸며낸 연기였다!

가문 내부에 숨어 있는 배신자를 색출하기 위한 그의 치밀한 함정이었던 것이다.

도미경이 죽고 난 뒤에야 그의 진짜 사인이 세상에 밝혀졌다. 고요한은 완벽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고, 원래대로라면 반드시 성공했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는 갑자기 계획을 틀었다. 무언가에 쫓기듯 급히 어딘가로 가다가 정체가 탄로 났고, 결국 암살자들의 손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때 왜 그가 갑자기 계획을 변경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생에는 자신이 있다. 이 남자가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한다면, 기꺼이 그의 목숨을 구해주고 든든한 동맹을 맺을 것이다.

만약 그녀의 호의를 거절한다면? 그때는 자신의 살길만 챙기면 그만이다.

두 무리의 사람들을 번갈아 보며 도윤서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부모님께서 이미 다 정해놓으셨으면서, 왜 새삼스럽게 제 의견을 묻는 척하세요?"

도대산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네가 고씨 가문과 연을 맺게 하려고, 엄마 아빠랑 네 동생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아느냐? 앞으로 네게 든든한 뒷배가 생겼으니, 우리도 이제 마음이 놓인다."

도윤서는 속으로 차갑게 비웃었다.

'뒷배라고?'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도미경이 재빨리 심장준의 팔짱을 끼며 도윤서를 향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맞아요, 언니. 우리는 다 언니를 위해서 이러는 거예요. 그런데 언니 안색이 왜 그렇게 안 좋아요? 감옥에 너무 오래 있어서 집안 환경이 적응이 안 되는 건 아니고요?"

말을 마친 도미경의 눈동자에 통쾌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 그녀 역시 회귀했다. 불과 며칠 전에.

그래서 그녀는 알고 있었다. 고요한이 직접 찾아와 저렇게 어마어마한 예물을 쏟아부어 봤자 무슨 소용인가 ? 어차피 곧 죽어 단명할 운명인데!

전생에 그녀는 막대한 혼수를 싸 들고 시집갔음에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제 자신이 살짝 부추기기만 하면, 앞으로 고씨 가문에서 도윤서가 겪을 지옥 같은 삶은 전생의 자신보다 훨씬 더 비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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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50장

  1. 1장제1화 드디어 출소하다
  2. 2장제2화 감히 네 동생을 이렇게 때려!
  3. 3장제3화 더 비참하게 만들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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