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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제2장 경찰에 신고해 줄까

심채원이 언제 모든 걸 털어놓을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절친인 소정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출장 다녀왔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방금 왔어. 나와서 술 한잔할래?"

전화기 너머에서 소정은 바로 좋다고 했다.

미스 바. 소정은 그녀를 보자마자 달려와 와락 껴안았다.

"너 장남성이랑 연애 시작하고부터는 아주 증발해 버리더니. 오늘은 웬일로 내 생각이 다 났대?"

"보고 싶어서 그랬다, 왜?"

소정은 그녀를 2초간 빤히 쳐다보았다. "너 무슨 일 있지?"

심채원은 대답 없이 술 두 잔을 시켰다.

소정도 더는 묻지 않고 잔을 들어 부딪쳤다. "그래, 말하고 싶을 때 해."

두 잔을 비우자 소정은 테이블에 엎드려 버렸다.

심채원은 '주량이 엄청 늘었다'고 큰소리치던 그녀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종업원을 불러 소정을 잠시 봐 달라고 부탁하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복도 저편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한 소녀가 남자 몇 명에게 구석으로 몰려 옷이 마구 흐트러진 채 울면서 애원하고 있었다.

"제발 저 좀 놔주세요, 저 남자 친구 있어요..."

남자들은 비웃으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심채원은 미간을 찌푸리고 다가가 소리쳤다. "놀러 와서 괜히 일을 만들지 마. 한 번만 더 손대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남자들은 잠시 멈칫했고, 소녀는 그 틈을 타 빠져나와 그녀의 등 뒤로 달려갔다.

심채원이 막 입을 열려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 거세게 밀었다. 그녀는 앞으로 몇 걸음 비틀거리다 벽에 부딪혔다.

귓가에 소녀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어차피 여자 찾는 거잖아요, 이 여자로 하세요!"

심채원이 고개를 돌리자, 소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얼굴을 알아봤다.

장남성의 어린 애인이었다.

남자들은 소녀를 쫓아가는 대신, 심채원을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 여자가 훨씬 더 맛있겠는데."

한 남자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 했다.

심채원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손목을 낚아채 허리를 숙였다가 등 힘으로 남자를 땅바닥에 거세게 내리꽂았다.

그녀는 곁에 있던 술병을 집어 들어 벽에 내리쳐 깨뜨린 뒤, 깨진 병목을 쥐고 나머지 남자들을 겨눴다.

"죽고 싶은 놈부터 덤벼."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눈빛에 남자들은 저도 모르게 반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바로 그때, 복도 저편에서 한 남자가 걸어왔다.

남자는 키가 훤칠하고 어두운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표정이 무던했다.

그는 바닥의 깨진 유리 조각과 심채원의 손에 들린 깨진 술병을 차례로 훑어보았지만,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었다.

그의 뒤를 따라온 요염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경민이 형, 여기 일이 생긴 것 같아요..."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녀가 갑자기 모퉁이에서 튀어나와 복도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남자의 품에 뛰어들었다.

심채원이 그쪽을 보니, 장남성이었다.

"남성 오빠, 너무 무서웠어요..."

장남성은 소녀를 감싸 안고 심채원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채원, 여긴 어쩐 일이야?"

심채원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녀가 먼저 말을 가로챘다. "남성 오빠, 심채원 언니를 탓하지 마세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마치 심채원이 방금 자신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 것처럼, 한없이 부드럽고 억울한 말투였다.

장남성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채원, 질투하는 건 알겠지만 얘는 그냥 순진한 애야.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

심채원은 그를 보며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뭐라고?"

"넌 언제부터 이렇게 악독해졌어?" 장남성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심채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바닥의 술병을 집어 들고는 뚜껑을 열어 장남성의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

술이 그의 머리카락과 얼굴, 옷깃을 따라 흘러내려 양복을 전부 적셨다.

"미쳤어?" 장남성이 소리쳤다.

"비켜."

심채원은 손에 든 빈 병을 그의 발치에 내던지고는 몸을 돌려 가 버렸다.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고, 소녀는 비명을 지르며 장남성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장남성은 체면이 깎이자 그녀를 뒤쫓아 와 손목을 붙잡았다. "거기 서! 방금 걔한테 그렇게 상처 줘 놓고 그냥 가? 가서 사과해!"

심채원은 핏대가 선 그의 손을 내려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내가 걔한테 상처를 줬다고? 장남성,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아?"

"네가 사람 몇 명 시켜서 걔 겁주려고 한 거 아니었..."

"됐어."

심채원은 손을 뿌리치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다 바닥의 깨진 유리를 밟았다.

그녀는 중심을 잃고 휘청이며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아까 그 남자들은 멀찍이 피했고, 장남성은 여전히 소녀를 품에 안고 있어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예상했던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 등 뒤에서 그녀를 받아 냈다.

서늘한 우드향에 옅은 담배 냄새가 그녀의 온몸을 감쌌다.

심채원이 눈을 뜨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윤곽이 뚜렷한 얼굴이었다.

남자는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고, 그녀를 받친 팔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안정적이었다.

"괜찮아요?" 낮고 조금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심채원은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몸을 바로 세웠다.

"감사합니다."

"넌 누구야? 채원이한테서 떨어져!"

장남성이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달려들었지만, 그의 손이 닿기도 전에 남자가 아무렇지 않게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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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33장

  1. 1장제1화 제1장 불륜 현장을 목격하다
  2. 2장제2화 제2장 경찰에 신고해 줄까
  3. 3장제3화 제3장 두효진의 정체를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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