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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제3장 두효진의 정체를 밝히다

"경찰에 신고해 줄까요?" 남자는 장남성을 보지 않고 심채원에게 물었다.

"내가 이 여자의 남편이야! 우리 집안일이니까 신경 꺼!"

"호오." 남자는 그제야 장남성을 힐끗 쳐다보았다.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결코 다정한 미소는 아니었다. "그럼 당신 아내가 다친 건 봤나?"

장남성은 그제야 심채원의 손바닥에 상처가 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입술만 달싹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남자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심채원을 보며 물었다. "걸을 수 있겠어요?"

심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는 남자의 깊은 눈동자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소용돌이처럼 사람을 빨아들일 것만 같았다.

곽경민 역시 고개를 숙여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살구빛 눈에 하얀 얼굴을 한 그녀는 눈가가 살짝 붉어져 있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했다.

'안타깝네, 보는 눈이 없으니.'

"그건 됐고, 아가씨, 시간 나면 안과나 가보시죠."

말을 마친 곽경민은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 그의 뒤에는 요염하게 생긴 한량이 한 명 따라붙었다. 한참을 멀어졌는데도 심채원은 그가 곽경민에게 큰 소리로 외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경민이 형, 어떻게 입이 그렇게 독해?".

...

목소리가 멀어지자 심채원은 시선을 거두고 장남성과 그 어린 여우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채원아, 이건 정말 오해야..."

심채원이 떠나는 것을 본 장남성은 그녀를 쫓아가 해명하려 했지만 두효진에게 손목을 붙잡혔다.

"남성 오빠, 무서워요..."

두효진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하자 장남성은 차마 그녀를 뿌리치지 못했다. 그가 망설이는 사이 심채원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숙취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더 골치 아픈 것은, 심채원이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에 장남성이 건 부재중 전화가 가득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떠올렸다.

본가에 가서 할머니와 식사하기로 한 날이었다. 어쩐지 장남성이 그렇게 급하게 전화를 했다 싶었다.

씻고 나온 후, 소정은 심채원이 장씨 가문 본가에 돌아간다는 말을 듣고 발을 동동 굴렀다.

"거길 뭐 하러 또 가? 장남성 그 개자식―"

"할머니가 계시잖아." 심채원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할머니는 나한테 잘해주셨어. 할머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

소정은 입을 벌렸다가 더는 말리지 않았다.

심채원이 본가에 도착했을 때, 두효진은 이미 소파에 앉아 있었다.

장 사모님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우리 남성이가 너를 좀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심채원을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심채원은 대꾸하지 않았다.

장남희가 그녀를 곁눈질하며 그녀의 텅 빈 손을 보고 물었다. "끓여 오라고 한 탕은?"

"안 했어요."

장남희는 잠시 멍해졌다.

예전의 심채원이라면 감히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작은 일 하나 제대로 못 하면서 대체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 진작에 성준이더러 너랑 결혼하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아무리 못났어도 시집도 못 가고 올케나 괴롭히는 사람보다는 낫죠."

"뭐라고?" 장남희는 화가 나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

두효진이 즉시 거들었다. "심채원 씨, 남희 언니도 채원 씨를 가족으로 생각해서―"

심채원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딱 한 번 쳐다봤다.

두효진은 목소리가 목구멍에 걸린 듯 저도 모르게 반 걸음 뒤로 물러섰다.

장남성이 문밖에서 들어오자 두효진은 즉시 달려가 그의 팔짱을 꼈다.

장남성은 심채원을 한 번 쳐다보고는 팔을 빼려 했지만, 빼지 못했다.

장남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부추겼다. "남성아, 효진이는 손님인데, 소홀히 대하면 안 되지."

"남희 언니, 성준 오빠한테 언니가 1945년산 로마네 콩티를 계속 찾고 계셨다고 들었어요." 두효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한 병 가져왔어요. 첫인사 선물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정말?" 장남희의 눈이 반짝였다.

그 와인은 그녀가 5년 동안 찾아 헤맨 것으로, 지난번 경매에서 1억 1천만 원에 낙찰되었지만 아쉽게 놓쳤던 것이다.

두효진이 와인을 건네자 장남희는 그것을 두 손으로 받아 들고는 볼수록 만족스러워했다.

곁눈으로 심채원을 힐끗 본 그녀는 또다시 비꼬는 투로 말했다. "효진아, 역시 네가 최고야. 근본도 없는 집안 출신이라 궁상맞은 누구랑은 다르지."

심채원은 와인 병을 한번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이건 로마네 콩티가 아니에요."

장남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헛소리야?"

"로마네 콩티의 라벨은 아이보리색이에요, 그런데 이건 순백색이네요. 병에는 연도와 시리얼 넘버는 있지만, 와이너리 주인의 서명이 없고요. 가장 중요한 건, 1946년부터 1951년까지 프랑스 포도 농장에 우박이 쏟아져서 6년간 와인을 한 병도 생산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 병에 적힌 연도는 1947년이네요."

심채원이 차분하게 말하자 장남희의 표정은 분노에서 망설임으로 바뀌었다.

두효진은 당황했다. "아니에요―"

그녀는 말을 하며 뒷걸음질 치다가 뒤에 있던 샴페인 타워에 부딪혔다.

샴페인 타워가 무너지면서 심채원의 온몸에 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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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33장

  1. 1장제1화 제1장 불륜 현장을 목격하다
  2. 2장제2화 제2장 경찰에 신고해 줄까
  3. 3장제3화 제3장 두효진의 정체를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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