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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구혼 광고

구혼 광고

"그래! 두 사람이 결혼하면 나은별은 더 이상 승준이한테 꼬리를 치지 못하지. 그럼 승준이는 네 차지야." 그렇게 말하는 강정아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

"대박! 그야말로 일석이조네요! 나은별도 떼어놓고, 우린 돈도 벌고요!"

흥분에 찬 나세진은 불현듯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그런데 아빠가 그 결혼에 찬성할까요?"

강정아는 코웃음을 쳤다. "네 아빠 회사가 지금 꽤 어려운 상황이야. 마침 이럴 때 변인봉이 투자 제안을 해왔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겠니?"

두 사람이 흥분하며 토론하고 있을 때 나은별은 벌써 모든 계획을 엿듣고 있었다.

연이은 충격에 그녀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어젯밤 일은 우연이 아니라 계획된 함정이었던 것이다.

정말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가 딸을 나이든 괴짜에게 시집 보내려는 걸까?

나씨 그룹이 전성기에 달했을 무렵, 아버지는 그녀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회사가 어려워지니 자신을 물건처럼 취급하려는 걸까? 아무리 그래도 핏줄인데 어떻게...?

"쾅!"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문을 열어 제켰다.

"나은별?" 나세진의 표정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갑자기 여긴 무슨 일이야?"

"그래서 어젯밤 일은 다 네가 꾸민 거라고?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같은 아버지를 둔 가족인데!" 잔뜩 분노한 나은별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것도 잠시 나세진은 뻔뻔한 태도로 다시 돌아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내 남자친구 승준 오빠한테 꼬리쳤던 게 누군데? 어디서 적반하장이야!"

"그래서 다 승준 오빠 때문에 벌인 일이라고?"

나은별은 어이없어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승준 오빠를 만난 건 내가 먼저였어. 교통사고 뒤로 의식 없이 누워있을 때에도 곁에 있었던 건 나라고. 승준 오빠를 위해 난 유학도 포기했어. 승준 오빠가 기억상실에 걸리지만 않았어도, 네가 여우짓만 안 했어도 절대 너한테 마음 줄 일 따위 없었을 거야. 뻔뻔한 건 내가 아니라 너야."

안승준이 반년간 기억상실에 걸려 있었을 때 나은별은 어떻게든 자신과 쌓았던 2년간 추억을 상기시키려 무던히도 애썼다. 하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안승준은 나세진을 여자친구라고 착각했고, 그 사실은 나은별을 무척이나 괴롭혔다.

하지만 나세진은 되려 뻔뻔하게 그녀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승준 오빠가 선택한 건 나야. 너한테는 어젯밤 그 남자 수준이 딱 어울려. 그리고 변인봉과의 결혼도 기껏해야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겠나?"

나은별은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 "네 함정에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내가 변인봉과 결혼할 일은 죽어도 없을 테니까!"

말을 마친 나은별은 돌아섰고, 그때 문 근처에 서 있던 안승준을 발견한 나세진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별아, 이제 승준 오빠와 난 서로 사랑하는 사이야. 그만 빠져줘."

갑자기 그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세진아!"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한 나은별은 그대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안승준은 서둘러 쓰러진 나세진 곁으로 다가갔다. "괜찮아? 은별 씨, 왜 이렇게 언니를 괴롭혀요? 이제 그만해요."

"아니야, 오빠. 그러지 마. 오빠를 좋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은별 씨, 대체 몇 번을 말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세진 씨라고요. 당신이 이럴수록 역겨운 감정만 나타날 뿐이에요." 주먹을 꽉 쥔 채 멍하니 서 있는 나은별을 향해 안승준은 독설을 퍼부었다. 마음이 갈기리 찢기는 고통이었다.

자신에게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나세진을 감싸는 모습은 큰 상처였다.

그녀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말했다. "두 모녀가 날 나이 든 남자와 결혼시키려 음모를 꾸미고 있어요. 도와줄 수 없겠어요?"

그녀의 말에 안승준은 멈칫했다. 그리고는 나세진을 힐끔 바라본 뒤 대답했다. "난 당신 언니의 남자친구일 뿐이에요. 내가 낄 자리가 아닌 것 같네요. 설사 그럴 수 있다 해도 끼어들 생각도 없고요. 별로 돕고 싶은 마음이 없거든요."

그의 마지막 한 마디는 비수가 되어 나은별의 가슴에 돌아왔다.

어떻게든 과거를 되살리기 위해 애썼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이제 언니도 모자라 나까지 끌어들이려 해요? 정말 못됐네요. 괜히 피해만 키우지 말고 아버지 뜻에 따르는 게 좋겠어요. 그게 당신에게 옳은 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안승준이 경멸하듯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쯤 되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나은별은 눈물을 흘리며 실소를 터뜨렸다. "그래요, 그럼! 내가 아무리 기억을 되찾으려 노력해봤자 돌아오는 건 이것 뿐이군요. 저도 이제 지쳤어요. 이제 당신을 놓아줄게요. 나중에 후회나 하지 말아요."

그리고는 침착한 말투로 모녀를 향해 말했다. "날 정말 그 인간과 결혼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착각하지 말아요. 그럴 바에 차라리 오늘 처음 본 남자와 결혼하고 말 테니까. 절대 당신들 뜻대로 되게 놔두지 않을 테니!"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한 시간 뒤 그녀는 자신의 SNS에 신랑감을 찾는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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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305장

  1. 1장제1화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
  2. 2장제2화 구혼 광고
  3. 3장제3화 결혼해요,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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