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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특별한 의미 (제1부분)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은채는 온몸의 힘이 전부 빠진 것 마냥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배승준과 좋은 결과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배씨 가문의 대표이자, 피라미드 꼭대기에 서 있는 재벌 2세였다.

그에 비해 그녀는 고작 그의 첫사랑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의 곁에 남겨진 대체품에 불과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고, 체면을 지켜 퇴장한 다음, 그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뿐이다.

그런데 왜 마음이 이토록 아픈 걸까?

다음 날, 고은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방미나를 맞이했다.

"고은채 씨, 결혼식과 웨딩드레스 준비를 직접 맡아주셔서 감사해요. 결혼식에 참석하는 손님들은 모두 재벌 가문 사람들이니, 실수 없이 잘 준비해 주세요."

방미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은채를 향해 악수를 청했다. 그녀의 약지에 끼워진 다이아몬드 반지가 눈부시게 빛났다.

고은채는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씁쓸함을 억누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박혔으나 그녀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

"승준이가 그러는데, 모든 것을 다 최고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예산에 제한을 두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방미나의 눈가에 승자의 미소가 번졌다. "승준이는 귀한 몸이라 먹고 입는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아요. 그러니 결혼식도 당연히 누구보다 화려하게 준비해야죠."

그때, 민지가 방미나에게 디자인 초안을 건넸다.

방미나는 고은채가 밤을 새워가며 그린 디자인 초안을 대충 훑어보았다. 마치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것 같았다.

방미나가 초안 중 한 장을 바닥에 휙 던졌다. 방미나의 목소리에 차가운 비아냥거림이 묻어났다. "이건 너무 촌스럽네요."

"이건 특징이 없어요."

"이건... 하, 너무 촌스러워서 눈 뜨고 못 봐주겠네요."

수많은 밤을 새워가며 정성을 쏟아 부어 작성한 초안이 쓰레기처럼 짓밟히는 것을 지켜보는 고은채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방미나는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온 것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을 짓밟으러 온 것이 분명했다.

방미나는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맨 마지막 초안에 시선을 고정했다.

초안의 오른쪽 하단에는 힘 있는 필체로 쓰여진 사인이 있었다.

배승준.

그것은 고은채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초안이었다.

그녀가 이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할 때, 배승준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은 채로 그녀의 손을 잡아 웨딩드레스 등 부분에 장미꽃을 몇 송이 그려 넣었다. 당시 그는 고은채가 장미를 입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 드레스로 할게요." 방미나의 눈빛에 음침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이건 안 돼요!" 고은채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판매용이 아니에요. 제 친구가 저를 위해 디자인한 드레스라 저한테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특별한 의미요?" 방미나가 코웃음을 쳤다. "고은채 씨, 저는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다른 드레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네요. 정말 거절하실 건가요? 고은채 씨 때문에 배씨 가문의 결혼식이 늦어지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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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89장

  1. 1장제1화 이별 통보
  2. 2장제2화 특별한 의미 (제1부분)
  3. 3장제3화 특별한 의미 (제2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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