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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제발 당신의 페로몬을 조금만 주세요

지금 자신에게는 그 오메가가 필요했다.

설령 나중에 돈을 좀 쥐여 주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관계로 정리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운전기사는 지은성의 말을 듣고 즉시 사람을 동원해 영심 바의 CCTV 영상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현재 시간은 새벽 2시, 박신 그룹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아니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의사는 원인을 설명했고, 지은성에게 나타난 증상을 해결할 특효약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지은성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고,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철저히 제거하는 것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오직 그 오메가를 찾고 싶을 뿐이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고, 바의 환경도 어두컴컴했던 데다, 하루에도 수많은 미모의 오메가를 만나고 다니는 바람둥이 지은성으로서는 상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상대방의 키가 무척 컸다는 것이다.

지은성은 그렇게 키가 큰 오메가를 본 적이 없었다.

그가 자신을 물었을 때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오메가이길래, 고작 한 번 물렸을 뿐인데 이토록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걸까?

지은성은 정신이 몽롱한 채 병원을 나와 곧장 차에 올라탔다.

딩동...

휴대폰 알림음이 울렸지만, 그는 지금 휴대폰을 들여다볼 힘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옷깃을 잡아당겼고, 뜨거운 손가락 끝으로 옷 단추 두 개를 풀었다. 연한 파란색 셔츠를 입은 지은성은 성숙해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갓 학교를 졸업한 학생 같았다. 차창을 통해 스며든 달빛이 오뚝한 콧날을 타고 흘러내려 새하얀 손끝까지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가만히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정교하게 빚어진 조각상처럼 아름다웠으며, 피부에 얇게 맺힌 땀마저 은밀한 욕망을 자극하듯 묘하게 관능적인 빛을 띠었다. 성스럽기까지 한 아름다움은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로웠고, 가녀린 몸에는 도도함과 눈부신 아름다움이 기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지은성은 유약하거나 요염한 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날카로운 눈매와 뚜렷한 이목구비에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어, 웃음을 지을 때조차 찬바람이 스친 듯한 차가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 특유의 서늘하고 도도한 분위기에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 배경까지 더해져, 적지 않은 오메가들이 그를 흠모하며 떠받들었다.

놀기를 좋아하긴 해도 오메가를 함부로 가지고 놀지는 않았다. 지난번 바에서 그 오메가에게 다가간 것도 상대가 싸움을 잘하는 모습을 보고 흥미가 생겨 말을 걸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덜미를 잡힐 줄이야.

처음부터 백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오메가와 얽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은성은 속으로 사람을 고르는 자신의 안목에 감탄했다.

딩동...

휴대폰 소리가 다시 울리며 지은성의 생각을 끊어 놓았다.

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는 시선을 집중해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지성명이었다. 예의 바르게 말하자면, 그의 아버지였다.

자신이 운전기사에게 사람을 찾으라고 한 일이 그의 귀에까지 들어간 모양이었다.

[네가 지금 누굴 찾고 있는지 알기나 해? 그쪽에서 나한테 전화까지 왔어! 당장 집으로 돌아와!]

지은성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라, 답장을 보낼 기운이 없었다.

이때 차 밖에 있던 운전기사가 재빨리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주소를 알아냈습니다, 도련님."

운전기사의 말은 다소 격앙되어 있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어딘가 난처해하는 기색도 묻어났다.

기사는 고개를 돌려 뒷좌석에 앉은 지은성을 힐끗 보았다.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신이 욕을 먹는 편이 나았다.

"조금만 더 참으십시오. 제가 그 오메가의 집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지은성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빌어먹을 페로몬의 얽힘 때문에, 명색이 알파인 자신이 새벽 2시에 오메가를 찾아가는 처지가 되었다.

그는 언제나 남들 위에 군림해 왔다. 이 약육강식의 시대에 알파는 절대적인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

지은성의 신분과 지위는 더더욱 그를 항상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를 만큼 높고 귀하게 자란 그는 단 한 번도 굽실거리는 일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알파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오메가를 온몸이 떨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마치 누군가에게 구걸하러 가는 신세가 된 것만 같았다.

지은성은 마음이 복잡했다. 자신의 행동이 혐오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운전기사는 차를 아주 빠르게 몰았다.

자신의 감정이 도저히 억누를 수 없을 만큼 요동치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마치 페로몬에 지배당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한 것 같았다.

그에게는 그 사람의 페로몬이 필요했다.

적어도, 그와 조금 더 가까이 있어야 했다.

어떻게든 안정을 찾고 싶었다. 가슴속을 짓누르는 답답함은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을 듯했고, 조금만 더 늦으면 뼈까지 모조리 부서질 것 같았다.

아무도 그를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S급 알파는 모든 오메가들이 앞다투어 쫓는 대상이니까.

지난번 그 오메가도 예외는 아닐 터였다.

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주변은 점점 외진 곳으로 변해 갔고, 마침내 도심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공동 임대 주택 앞에 멈춰 섰다.

이런 곳은 지은성이 평생 오지 않을 곳임이 틀림없었다.

"도련님, 들어가자마자 바로 첫 번째 방입니다. 문을 두드리실 때 최대한 예의를 좀 갖춰 주시길 바랍니다."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는 지금 도움을 청하러 가는 거니까요." 운전기사는 지은성이 성질대로 행동할까 봐 몹시 완곡하게 일깨워 주었다.

"문을 두드리신 후, 먼저 실례한다고 말씀하십시오."

그러나 지은성의 귀에 그런 말이 들어올 리 없었다. 그는 들어가서 첫 번째 방이라는 말만 들었다

마치 보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사막을 헤매던 사내가 마침내 수원지를 찾아낸 기분이었다.

더 빨리, 조금 더 빨리 가고 싶었다.

의식으로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저었고, 온몸의 피가 들끓었다.

지은성은 차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그 방을 향해 걸어갔다.

입구에 있는 철문은 오랫동안 수리하지 않은 탓에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었고,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까지 풍겼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으며, 그 지저분한 모습에 지은성은 온몸에 두드러기라도 돋을 것만 같았다.

지은성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금방이라도 바닥에 고꾸라질 듯 위태로웠다.

그는 신사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자신이 알파이니 오메가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니다, 이건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는 결코 방 안에 있는 사람을 자신의 오메가로 인정할 생각이 없었다.

지은성의 노크 소리에 주택의 센서 등이 2층까지 줄줄이 켜졌고,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더해지자 그의 짜증은 한층 더 치밀어 올랐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아예 문을 부숴버려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쾅쾅쾅..." 그의 심장 박동은 끊임없이 빨라졌고,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진동하며 노크 소리보다 더 빠르게 뛰었다.

"쾅쾅쾅!!"

운전기사는 뒤쪽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지은성이 오메가를 찾아가는 것이니, 자신이 너무 가까이 서 있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

지은성의 행동을 지켜보던 기사는 답답한 듯 이마를 짚었다.

하지만 지금 지은성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운전기사는 그저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문을 두드릴수록 지은성은 또다시 힘이 빠졌고, 결국 거칠던 노크 소리도 점차 약해져, 어쩔 수 없이 공손한 노크가 되고 말았다.

그는 심지어 문이 언제 열렸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주먹이 곧장 탄탄한 가슴팍을 힘없이 때릴 때까지 말이다.

지은성은 납덩이처럼 무거운 숨을 내쉬며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다. 손끝을 꽉 움켜쥔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내려 했다.

'예의 바르게. 오메가에게는 예의를 갖춰야 해.'

그의 목소리는 이미 알아듣기 힘들 만큼 흐려져 있었다. "제발... 당신의 페로몬을 조금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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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97장

  1. 1장제1화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2. 2장제2화 제발 당신의 페로몬을 조금만 주세요
  3. 3장제3화 넌 도망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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