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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공개적으로 모욕당하다
훈련을 잘 받은 경호원들이 빠르게 통제선을 설치하고 사람들을 클럽 밖으로 내쫓았다.
안의 상황을 볼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온갖 자극적인 추측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저 여자가 정말 의사 맞아? 육서준 씨에게 접근하려고 일부러 쇼를 하는 것 같은데."
또 다른 이가 혀를 차며 덧붙였다. "간도 크지. 육서준 씨는 수작 부리는 여자를 제일 싫어하는데, 저 여자는 이제 끝났어."
비서도 의심을 품고 다시 남지은을 제지하려 했지만, 그녀의 집중한 눈빛에 아무 잡념도 섞이지 않은 것을 보고 다시 손을 내렸다.
남지은은 육서준의 바지를 배꼽 아래까지 내리고 정확한 혈자리를 찾아 은침을 찔러 넣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육서준의 고통이 한결 완화되었다.
육서준이 여전히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을 본 남지은은 자세를 바로잡고 두 손을 육서준의 가슴에 포개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약 10분 후, 육서준의 호흡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그때, 구급차가 마침 클럽 앞에 도착했다.
"나머지는 병원으로 옮겨서 해결하면 될 것 같아요." 말을 마친 남지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오늘의 일은 그녀의 의사 경력 중 한 번의 응급처치에 불과했기에, 남지은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복도 끝에서 방려나와 마주친 순간, 방려나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지은아, 네가 방금 만진 사람이 누군지 알아?"
남지은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은 방려나는 도둑이라도 만난 듯 서둘러 문나이트 클럽을 빠져나갔다.
문나이트 클럽을 나선 후에도 방려나는 차를 빠르게 몰아 십여 블록을 내달리다가, 인적이 드문 골목에 차를 세우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지은은 방려나를 괴물이라도 본 듯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남지은, 너 이제 큰일 났어!"
방려나는 아직도 겁에 질린 채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네가 방금 만진 그 남자가 바로 육서준이야! 육서준이 누군지 알아?"
지난 15년 동안 할아버지와 함께 서주 외곽에서 지낸 남지은은 결혼을 이행하기 위해 란성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곳의 사람과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육서준이라는 이름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알고 있었다.
A국에서 서주는 가장 낙후되고 가난한 지역이며, 남주는 가장 부유하고 번화한 지역이다. 그 중 란성은 남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육서준은 란성 최고의 재벌가인 육씨 가문의 장손으로, 26세의 나이에 육씨 재단의 총수가 되었다.
잔인하고 무자비하기로 소문난 그는 살아있는 염라대왕으로 불리며,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은 즉시 지옥을 맛보게 된다는 말이 자자했다.
"육서준은 여자를 싫어해!"
란성 토박이 재벌 가문의 딸인 방려나는 남지은보다 아는 것이 더 많았다.
"육서준에게 접근하려는 여자는 많지만, 단 한명도 그의 반경 2m 내에 나타난 적이 없어. 왜 그런지 알아? 감히 선을 넘은 여자들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야!"
방려나는 과장된 몸짓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남지은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난 육서준에게 접근할 생각이 없어."
"하지만 넌 육서준의 옷을 벗기고 배와 가슴을 만졌잖아!"
"그건 경락을 통하게 해서 심장과 페를 소생시킨 거야."
"하지만 육서준 같은 남자에게는 둘 다 똑같아!"
남지은은 잠시 할 말을 잃더니 휴대폰으로 문나이트 클럽의 감시 시스템에 침입해 자신과 관련된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그때 상황이 혼란스러웠으니 아무도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거야. 게다가 사후에도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이 없으니 육서준은 날 찾아낼 방법이 없어."
"너 진짜 대단하다!"
방려나는 남지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니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그 쓰레기 같은 남편이 네 본 모습을 보게 되면 후회하지 않을까?"
남지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만약 그 남자가 여자의 외모만 보는 그런 사람이라면, 아마 썩 좋은 사람은 아닐 거야."
방려나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의심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너의 그 쓰레기 같은 남편은 아직도 미스터리야. 당원 같은 초호화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걸 보면 재력이 엄청날 텐데, 그런데 란성의 재벌 가문 중에 심씨 성을 가진 사람은 없어.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걸까?"
남지은은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가 아는 것이라고는 남편의 이름이 심창익이라는 사실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심지어 그의 가족조차 단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었다.
할아버지의 유언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절대 이런 황당한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 사람은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남지은은 몰래 당원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같은 시각, 병원에 입원해 있던 육서준도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다.
육서준의 어머니 성씨가 심씨인 탓에, 그의 신분증에 적힌 이름도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심창익이 육서준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남지은 역시 자신이 어젯밤에 응급 처치했던 남자가 바로 자신이 쓰레기라고 욕하던 남편일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병실 안의 분위기는 숨이 막힐 듯 무거웠고, 육서준의 시선이 닿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리를 후들거렸다.
특히 육서준의 특급 비서인 정일준은 제일 먼저 화살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육서준은 원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못생긴 아내와 강제로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다른 여자와 엮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일준은 어젯밤에 남지은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고 응급처치를 허락했을 뿐만 아니라, 남지은이 육서준의 몸을 만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밖에서는 육서준이 한 여자에게 공개적으로 모욕당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챕터 목록
총 27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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