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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애셔는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베티나는 더 이상 신경 쓸 마음조차 없었다.
새벽이 밝아올 무렵, 그녀는 가정부에게 방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옷장은 애셔가 수년간 선물한 보석과 드레스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그 모든 게 무의미했다. 그녀는 결심했다. 전부 기부하고 떠나기로.
애셔가 베시와 함께 돌아왔을 때, 베티나는 상자에서 다이아몬드 팔찌를 꺼내고 있었다.
첫 결혼기념일에 애셔가 직접 만들어준 것으로,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었다.
베티나가 잠시 망설이는 사이, 베시의 손이 팔찌를 낚아챘다.
"와, 이 팔찌 정말 예뻐요, 애셔!"
"마음에 들면 가져." 애셔는 베티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베시의 손목에 팔찌를 채워줬다.
베티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애셔, 그건···"
그것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려는 순간, 애셔가 말을 잘랐다. "그냥 팔찌야. 베시가 원하면 줘. 당신한텐 더 예쁜 걸로 새로 사줄게."
정말 "그냥 팔찌"일까?
베티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애셔가 잊었다면, 이제 그 의미는 사라진 것이겠지.
애셔는 방 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갑자기 왜 이걸 다 정리하는 거야?"
"별거 아니야. 너무 많아서, 그냥 기부하려고."
베티나는 태연히 대답하며 테이블 위의 상자에서 옥 펜던트를 꺼냈다.
그건 어머니가 남긴 유일한 유품이었다.
다른 건 다 버릴 수 있어도, 이건 가져가야 했다.
"베티나, 그 펜던트 정말 예쁘네요. 나 좀 빌려주면 안 돼요?"
베시의 말에 베티나는 반사적으로 펜던트를 꼭 움켜쥐었다. "안 돼요, 이건 어머니의 유품이에요."
"정말요? 근데 어쩌죠? 나 그거 정말 마음에 드는데. 옥은 행운을 상징하잖아요. 우리 아기가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그때 애셔가 끼어들었다. "그냥 오래된 장신구잖아. 빌려주면 안 돼?"
애셔의 목소리는 점점 조급해졌다. 심지어 베티나의 손에서 펜던트를 빼앗으려 했다. "베시에게 줘. 별것도 아닌데."
그 한마디가 베티나의 가슴을 날카롭게 찔렀다.
"별것도 아니라고?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이건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야."
그녀는 손에 힘을 줬다. 그럼에도 애셔는 기어이 그녀의 손에서 펜던트를 빼앗으려 했다. 두 사람의 실랑이 끝에 펜던트는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졌다.
"베티나···"애셔는 얼굴을 찌푸리며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베티나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무너지듯 쪼그려 앉아 부서진 조각들을 하나씩 줍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조각들이 그녀의 손가락을 베었다.
피가 번지고, 눈물이 떨어졌다.
"엄마···" 그녀는 부서진 조각을 안고 중얼거렸다.
이윽고 그녀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나가!"
"베티나, 화내지 말아요. 다 내 잘못이에요."
베시가 다가와 애처롭게 말했다. "다 내 잘못이에요. 그냥 대리모일 뿐인데··· 이런 거 욕심내면 안 되는 거 알면서··· 제 주제도 모르고··· 제가 보상할게요. 애셔에게 화내지 말아요."
베티나는 다가오는 그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보상? 이걸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 어떻게 보상할 건데? 이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우리 어머니가 남긴 유일한 유품이라고."
그때 베시가 뒤로 물러나며 캐비닛에 부딪혔다.
"아···배가···"
"베시!" 애셔의 얼굴이 굳어졌다.
"배가···너무 아파요." 베시는 당장이라도 숨 넘어갈 듯한 목소리로 고통을 호소했다.
"제정신이야?" 애셔는 베티나의 팔을 거칠게 붙잡고 벽에 밀어붙였다. "베시는 임신한 몸이야. 어떻게 밀칠 수가 있어?"
그는 베티나가 쥐고 있는 부서진 펜던트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깟 펜던트가 뭐가 그렇게 중요해? 네 엄마한테 직접 물어보게 해줄까? 거기서 착용하게?"
그 말에 베티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 동안 살을 섞고 살아온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제야 지난 수년간의 결혼 생활이 거짓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가! 둘 다!"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테이블 위의 꽃병이 그녀의 손에서 날아갔다.
꽃병은 애셔를 향했지만, 베시가 몸을 던져 막았다.
깨지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신음했다.
"베시, 괜찮아?"
애셔는 서둘러 베시를 안고 걱정스럽게 살폈다.
"괜찮아요, 애셔." 베시는 흐느끼며 말했다. "하지만 배가···"
"병원으로 가자."
애셔는 그녀를 안고 황급히 나갔다.
문턱을 넘기 전, 그가 돌아보며 말했다. "집에서 반성하고 있어. 아기가 무사하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말의 끝을 듣지 않아도 베티나는 알았다.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녀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녀는 결혼한 지 5년이 지난 후 이렇게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베티나는 부서진 펜던트를 손바닥에 쥔 채 흐느껴 울었다. "엄마···애셔와 결혼한 걸, 정말 후회해."
챕터 목록
총 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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