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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이런 가족, 없어도 그만이야

람보르기니가 소씨 빌라 문 앞에 급정거 하더니 문이 활짝 열렸다.

소나영이 미처 몸을 가누기도 전에, 등 뒤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내 차 더럽히지 말고 당장 내려." 우성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준비가 없었던 소나영은 그대로 철푸덕 바닥에 쓰러졌다.

어젯밤에 비가 내린 탓에, 빌라 입구엔 흙탕물이 고여 있었다.

그녀의 낡은 옷은 순식간에 흙탕물에 젖어버렸고,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도 흙탕물이 튀었다.

소나영이 바닥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때, 머리 위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큰절부터 올리는 거야?"

소나영이 고개를 들자, 큰 오빠 소준우가 계단에 서서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언니!"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서연이 우아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딱 봐도 값비싼 맞춤 웨딩드레스였고 겹겹이 쌓인 아름다운 레이스 치마는 햇빛을 아래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다.

그녀는 소나영을 부축하려는 듯 손을 내밀었지만, 흙탕물에 젖은 그녀의 옷을 보더니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눈시울을 붉히며 물었다. "언니,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성호 오빠, 어떻게 언니를 넘어뜨릴 수 있어? 이제 막 교도소에서 나왔잖아... 몸이 아주 허약할 텐데..."

차에서 내린 우성호가 자연스럽게 소서연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서연아, 역시 넌 너무 착해. 소나영처럼 악독한 년은 흙탕물에 처박혀 있어야 해."

소나영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얼굴에 묻은 흙탕물을 닦아내고 천천히 허리를 폈다.

"소서연, 시덥잖은 연기는 이제 그만 두지 그래?" 소나영의 눈빛은 담담했고, 잔뜩 잠긴 목소리는 싸늘하기만 했다. "지난 5년 동안, 소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어. 그런데 오늘, 날 위해 이렇게 성대한 환영식을 준비하다니? 솔직히 말해 봐? 나를 다시 모욕하기 위한 거잖아? 안 그래?"

"언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 소서연은 억울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더니 뒤에 놓인 거대한 3단 케이크를 가리켰다. "오늘은 내 약혼식일 뿐만 아니라, 언니의..."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소준우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됐어, 서연아. 쟤랑 말도 섞지마. 저 년의 재수 없는 기운이 너한테 옮겨 붙겠어. 빨리 약혼식을 끝내자, 케이크 커팅식을 마치고, 저 년더러 얼른 씻으러 꺼지라고 해. 눈에 거슬리니까."

소서연은 우아한 동작으로 와인 한 잔을 따라 소나영 앞에 내밀며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 내 행복을 빌어 주는 동시에 언니의... 새로운 시작도 축하하는 셈 치고, 와인 한 잔 마셔."

와인 잔을 내려다보는 소나영은 속이 울렁거렸다.

'새로운 시작?'

5년 전 오늘, 그녀는 교도소에서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심하게 맞았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오늘, 그들은 그녀더러 원수의 약혼을 축하해 주라고 했다.

"소서연, 넌 와인이나 천천히 즐겨."

소나영의 눈빛이 순간, 날카롭게 빛났다.

와인 잔이 그녀의 코끝에 닿으려 할 때, 그녀는 와인 잔을 낚아채더니 정교한 화장을 한 소서연의 얼굴에 확 뿌렸다.

새빨간 와인이 소서연의 머리카락을 적셨다. 흘러 내린 와인이 그녀의 정교한 화장을 망쳐버렸고 그녀가 입고 있는 값비싼 웨딩드레스까지 더럽혔다.

"소나영! 죽고 싶어 환장했어?" 소준우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녀의 뺨을 때리려 했다.

소나영은 재빨리 회피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죽고 싶어 환장했냐고? 5년 전, 소서연이 우서현을 차로 들이 받았을 때, 너희들은 나더러 소서연 대신 죄를 뒤집어 써달라고 부탁했지. 고작 소씨 가문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손잡고 나를 교도소에 보냈잖아? 그게 나를 죽음으로 몰아 넣는 짓이라는 걸 너희가 몰랐을까?"

"닥쳐!" 우성호가 차갑게 굳은 얼굴로 소나영의 목덜미를 움켜쥐더니 차가운 벽에 세게 밀어 붙였다. "증거가 확실한데! 아직도 서연이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 들어? 소나영, 너 같은 년은 평생 교도소에서 썩어야 마땅해!"

소나영은 숨이 막혀왔지만,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 "우성호, 정신 차려. 우서현은 아직 죽지 않았어. 내가 손을 쓰면, 깨어날 수 있어."

순간, 주위 공기가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하지만 이내, 귀에 거슬리는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손을 쓰면 깨어 나?" 소준우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웃긴 농담을 들은 것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소나영, 교도소에 갇혀 있더니 아주 미쳐버린거야? 해성시 최고의 의사들도 전부 속수무책인데, 교도소에서 막 나온 네 년이 겁도 없이 큰소리를 쳐?"

우성호의 눈에 비친 혐오감이 더욱 짙어지더니 급기야 마치 쓰레기를 버리듯이 그녀의 손목을 내팽개쳤다. "소씨 가문에 남기 위해, 못하는 거짓말이 없군. 소나영, 너 너무 역겨워."

바닥에 주저앉은 소나영은 심하게 기침을 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소위 가족이라는 사람들과, 한때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했던 남자를 바라봤다.

그 순간, 끝 없는 절망이 그녀의 마음 속에 밀려 왔다.

그녀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허리를 곧게 펴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너희들이 믿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오늘부터, 나 소나영은 소씨 가문과 가족의 연을 끊겠어."

그녀는 몸을 돌려 빌라 대문으로 향했다.

"소나영! 이 문을 나서는 순간, 다시는 소씨 가문에 돌아올 생각하지 마!" 소준우가 뒤에서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둘째 오빠 소준걸은 낡은 검은색 백팩을 소나영의 발치에 던졌다. "네 쓰레기를 전부 챙겨서 당장 꺼져!"

셋째 오빠 소준서도 분노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당장 꺼져."

이 곳에 단 1초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기다려, 내게 빚진 것들을 전부 다 돌려 받을 테니까. 그땐, 너희들 전부 무릎 꿇고 나한테 용서를 빌어야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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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361장

  1. 1장제1화 출소
  2. 2장제2화 이런 가족, 없어도 그만이야
  3. 3장제3화 '신의'의 유일한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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