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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육서준, 우리 이혼해요

TL 그룹 본사 회의실.

육서준은 막 밖에서 돌아와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

임원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기묘했는데 시선은 불안하게 흔들렸고, 필사적으로 숨기려 했지만 육서준은 그들의 눈동자 깊은 곳에 서린 호기심과... 동정심을 알아차렸다.

육서준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이 이상한 낌새를 무시하고 일단 회의를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 자리에 앉으려할 때, 진현 특별 보조가 밖에서부터 달려 들어왔다.

"육 대표님."

진현은 핸드폰을 꽉 쥔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육서준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먹물처럼 깊은 눈빛이 진현에게로 향했다.

그의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 목소리에는 타고난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무슨 일이야?"

진현은 마른침을 삼키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핸드폰을 육서준에게 건넸다.

육서준은 핸드폰을 받아 들고 고개를 숙여 화면을 보았다.

눈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

1초, 2초, 3초...

시간이 멈춘 듯했다.

#정자 무력증#

#육서준 무력해#

#육서준 남자 구실 못함#

#정자 무력증이 임신 가능?#

...

하나하나의 검색어가 육서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먹물처럼 새까맣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턱선이 바짝 날이 서고, 어금니를 꽉 물자 얼굴 근육이 꿈틀거렸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소름 끼치도록 차가웠다.

'추서연!

이 여자가 미쳤나?'

그는 인터뷰 영상을 클릭했다. 그녀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며, 육서준은 분노로 핸드폰을 쥔 손의 뼈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갑자기 그는 벌떡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는데, 많은 임원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어리둥절해했다.

그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힐끔거렸다.

'회의 끝난 건가?

육 대표님한테 정말 그런 문제가 있었나 보네, 제대로 터졌나보네?'

지금 육서준이 부하 직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리 없었다. 그는 그저 추서연을 죽여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육서준은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문에 들어서자마자 가정부 왕 아줌마가 웃으며 그를 맞았다. "도련님..."

"추서연 어디 있지?"

육서준이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왕 아줌마는 육서준의 모습에 크게 놀라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위층에 계세요."

육서준은 곧장 계단을 세 칸씩 성큼성큼 올라 2층으로 향했다. 침실 문을 밀치고 들어섰을 때, 추서연은 막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는 중이었다.

잔뜩 화가 난 육서준의 얼굴을 보고도 추서연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만지작러리며 육서준을 무시하고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녀가 육서준의 곁을 지나가는 순간, 남자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고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추서연, 누가 너한테 막말을 해대는 담력을 줬지?"

"내가 어떤지 네가 몰라?"

말하는 동안 그의 어두운 눈에는 이미 욕망이 가득했다.

추서연은 육서준의 시선에 두피가 저릿했다.

그녀는 당연히 육서준이 매우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몸에는 유독 집착했다.

결혼 후, 그는 흥이 오르기만 하면 하룻밤에 대여섯 번은 기본이었고, 매번 그녀가 그만하라고 애원해야만 그만두었다.

어떤 면에서든 그는 강압적이고 제멋대로였으며, 남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았다.

잠자리에서든 일에서든, 그녀에게 피임약을 먹게 할 때든, 내연녀를 집안에 들일 때든, 그는 언제나 그녀의 감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3년 동안 그는 그녀가 순종적인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갑작스러운 반항과 배신에 그는 이토록 분노하는 것이다.

남자의 자존심은 건드려서는 안 되는 법이니까.

여기까지 생각하자 추서연은 자신이 너무나도 우습게 느껴졌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이 집에 찾아와 도발하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육서준이 애지중지하는 백서희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그가 백서희를 위해 자신을 계략에 빠뜨리고 이혼을 강요한다는 사실이었다.

백서희는 그녀의 마음속 가시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몸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꽉 쥐었다가 푼 추서연은 갑자기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꼈다. 이 정략결혼을 힘들게 유지해 온 끝에, 그녀가 얻은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깊은 숨을 내쉰 추서연이 고개를 들어 육서준을 바라보았다.

"헛소문이라고 할 것도 없죠. 육 대표님 능력은 정말 보통이잖아요. 능력도 보통, 지속력도 보통, 자세를 바꿀 줄도 잘 모르고. 전 매번 불편했어요. 밖의 그 여자들은 당신한테 불평 한 번 안 하던가요? 아니면 감히 못 하는 건가?"

추서연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육서준의 예민한 신경을 건드렸다. 그의 눈빛은 사람을 잡아먹을 듯이 음침해졌고 어금니를 한번 갈더니, 갑자기 비웃음을 터뜨렸다. "하아, 추서연,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말과 동시에 육서준은 추서연의 턱을 단단히 붙잡아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맞추게 했다.

이런 느낌은 매우 불쾌했다.

"이거 놔!"

추서연이 몸부림쳤지만 육서준은 놓아주지 않았다.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던 목욕 타월이 갑자기 떨어져 버렸다.

추서연: "..."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그녀가 타월을 집어 들기도 전에 육서준이 입술을 덮쳐왔다. 키스는 점점 강해졌고, 두 사람의 몸은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추서연이 숨이 막혀 헐떡일 때쯤이 되어서야 육서준은 그녀를 놓아주었다.

숨을 헐떡이며 추서연은 도망치려 했지만, 육서준에게 꼼짝없이 붙잡혔다. 그의 눈빛은 마치 그녀를 산 채로 잡아먹을 것 같았다.

"이거 놔!" 추서연은 겁에 질렸다. 3년간 부부로 지내면서, 그녀는 육서준의 이런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육서준은 추서연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한 손으로 추서연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 그녀의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뒤통수를 받쳤다. 그의 길고 가는 손가락이 반쯤 마른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들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키스가 쏟아졌다.

거칠고 급했다.

추서연은 그에게 휘둘려 저항할 힘도 없이 그대로 다리가 풀려버렸다.

"육... 나... 읍..."

잘게 부서진 소리가 추서연의 목구멍에서 새어 나왔다. 그녀는 몸부림치며 육서준이 다가올 틈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육서준은 그녀의 의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대로 그녀를 가로안아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육서준! 하기 싫어... 읍..."

추서연이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육서준이 그대로 덮쳐왔다. 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몸 위를 오가며 불을 지폈고,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갔다. 결국 추서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추서연이 그가 별로라고 말한 것 때문인지, 육서준은 이번에 이전보다 더 격렬했고, 더 감당하기 힘들었다. 육서준이 스스로 만족하고 나니, 추서연은 이미 죽은 생선처럼 침대에 늘어져 있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육서준이 욕실로 씻으러 들어갔다. 추서연은 침대에 누워 머리 위 따뜻한 빛을 내는 샹들리에를 보았다. 모든 장면이 슬라이드 필름처럼 그녀의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3년 전, 백서희가 유학을 떠나고 추씨 가문과 육씨 가문은 정략결혼을 했다. 육서준은 줄곧 그녀가 백서희를 쫓아냈다고 생각했고, 3년의 결혼 생활 내내 그녀를 몹시 차갑게 대했다. 그는 그녀가 추씨 가문의 딸이 아니었다면, 육서준 부인 자리는 백서희의 것이었을 거라고 한두 번 말한 게 아니었다.

그가 온갖 방법으로 바람둥이 행세를 한 것은 그녀가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몇 년간 육서준의 스캔들은 끊이지 않았고, 열흘이나 보름에 한 번꼴로 새로운 여자가 나타났다.

오빠는 그녀에게 빨리 이혼하라고 권고했지만, 그녀는 어릴 적부터 품어온 애정의 마음 때문에 줄곧 인내를 택했다.

하지만 이제 백서희가 돌아왔으니, 그는 백서희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그녀와 이혼하려 할 것이다.

그에게 혐오감을 사느니 차라리...

"쏴아―"

육서준이 욕실에서 나와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위에서 아래로 추서연을 내려다보며 머리카락을 닦고는 썩소를 지었다. "네 재주도 고작 이 정도군. 밀당이나 할 줄 알지."

그는 여전히 오늘 일이 그녀가 일부러 꾸민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추서연이 말이 없자, 육서준은 몸을 돌려 느긋하게 옷을 입으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 장설아가..."

"육서준, 우리 이혼해요."

갑자기, 추서연이 길게 숨을 내쉬며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그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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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250장

  1. 1장제1화 그 남자, 안 서요
  2. 2장제2화 육서준, 우리 이혼해요
  3. 3장제3화 앞으로 그녀는 추서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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