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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앞으로 그녀는 추서연일 뿐이다.

이 말을 하고 나면, 추서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낄 줄 알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속은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하기만 했다.

가문의 이익을 위해 맺어진 결혼은 진작에 끝났어야 했다.

아무리 억울해도 이제는 놓아줄 때가 되었다.

육서준의 얼굴에 멍한 표정이 스치더니,

곧바로 평소와 같은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왔다.

"이게 네가 생각해 낸 새로운 수법이야?" 그는 계속해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는 추서연이 이혼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육씨 가문과 추씨 가문의 협력은 더욱 긴밀해졌고, 이제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해성에서 추서연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당시 추서연은 그와 결혼하기 위해 추씨 가문 아가씨의 신분을 이용해 압력을 가했고, 백서희를 해외로 떠나게 만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육서준의 눈빛에서 방금 전까지도 있던 욕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백서희는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역린이었다.

추서연은 백서희만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기에 지난 3년 동안 그는 추서연을 차갑게 대했다. 그는 추서연이 육씨 가문 사모님 자리에 있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육서준은 추서연이 자신과 이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추서연이 그저 화가 나서 투정을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추서연, 내 인내심이 네가 계속해서 투정 부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장설아의 일은 이미 회사에 영향을 미쳤고, 그건 내 실수였어. 그러니 이제 그만해. 장설아는 더 이상..."

"백서희가 돌아왔지, 맞아?"

추서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육서준을 차분하게 바라봤다. 하얗게 질린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백서희를 다시 데려오고, 장설아를 회사로 보내 나를 괴롭히고, 이혼을 강요하는 건, 결국 내가 자리를 양보하길 바라는 거 아니야?"

추서연의 두 눈에 조롱이 가득 번졌다. "육서준, 위선 떨지 마."

예전에는 그녀가 육서준을 잘 대하면, 그도 언젠가는 감동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일 수 있었다.

육서준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녀는 모든 옷과 장신구를 그의 취향에 맞춰 입었고, 그의 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추씨 가문 아가씨인 그녀가 직접 요리를 배우고 매일 그에게 죽을 끓여주었다.

하지만 그는 밖에서 다른 여자들과 놀아나는 것도 모자라, 백서희와도 계속해서 얽혀 있었다. 심지어 내연녀가 집에 들이닥쳐 임신 진단서를 내밀며 그녀에게 이혼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았다.

육서준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아마 영원히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순간, 마음속에 쌓여 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모든 억울함과 슬픔이 뒤섞여 촘촘한 그물되어 그녀를 가두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육서준, 이혼해. 이제 우리 둘의 관계는 끝이야."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며 눈을 들어 다시 한번 말했다.

어린 시절의 짝사랑이든, 3년간의 결혼 생활이든,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왔다.

공기가 몇 초간 정체되었다.

육서준은 추서연을 쳐다보며 안색이 어둡게 드리워졌다.

"오늘 네가 난동을 부린 이유가 서희 때문이야?"

'서희... 하, 얼마나 친밀한 호칭인가.'

추서연은 마음속에 씁쓸한 감정이 피어 올랐고,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

"육서준, 우리 서로 솔직하게 대화하는 게 좋지 않아? 백서희와 결혼하고 싶잖아? 백서희 때문에 할아버지와 싸우고, 육씨 가문 사모님인 나를 투명인간 취급했잖아. 이제 내가 이혼을 제안했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된 거 아니야?"

추서연은 소리를 지른 후, 고집스럽게 육서준을 노려봤다.

육서준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언가를 말하려 할 때,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서희야..."

육서준이 문 밖으로 나가자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추서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들어 추씨 가문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왕 변호사님. 이혼 합의서 초안을 작성해 주세요."

추서연은 변호사와 이혼에 대해 상의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이 단계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육서준이 돌아오면, 이혼에 대해 잘 상의해 봐야겠다고

추서연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1분 1초 흘러갔지만,

육서준은 돌아오지 않았다.

추서연은 무언가를 눈치챈 듯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거실은 예상대로 조용하기만 했다.

육서준은 이미 집을 나갔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아도 추서연은 짐작할 수 있었다.

백서희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

추서연은 자신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육서준과 이혼에 대해 잘 상의하고 싶었다.

하지만 육서준은 그녀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추서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감정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고통이 밀려왔다.

육서준의 행동에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아팠다.

육서준이 이렇게 나온다면, 그녀도 더 이상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었다.

추서연은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얼마 되지 않은 짐을 모두 챙겼다.

추서연은 옷장에 걸린 옷은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

그녀는 육서준의 취향에 맞춰 입는 옷을 좋아하지 않았다.

육서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억지로 산 옷들이었다.

이제 이혼을 앞두고 있으니, 더 이상 누구의 비위도 맞출 필요가 없었다.

앞으로 그녀는 그저 추서연일 뿐이다.

방 문 앞에 서서 텅 빈 침실을 바라보는 추서연은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꼈다.

"사모님, 저녁은 뭘로 준비해 드릴까요?"

"사모님,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왕 아줌마는 육서준이 급하게 집을 나서는 것을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추서연도 떠나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눈빛에 긴장감이 가득 번졌다.

왕 아줌마는 육서준이 고용한 사람이었지만,

추서연과 결혼한 후, 육서준보다 추서연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추서연은 그런 왕 아줌마를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왕 아줌마, 저녁 준비하지 않아도 돼요."

"오늘은 필요없고, 앞으로도 준비하지 않아도 돼요."

말을 마친 추서연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차에 올라타 떠났다.

추서연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본 왕 아줌마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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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250장

  1. 1장제1화 그 남자, 안 서요
  2. 2장제2화 육서준, 우리 이혼해요
  3. 3장제3화 앞으로 그녀는 추서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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