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제2화 이 결혼은 무효야

하객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송지연을 바라봤다.

경성에서 송지연이 서승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서승구의 뒤를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회사를 관리해 주고, 보모처럼 그의 일상생활을 돌봐줬다.

해성의 수많은 재벌 2세들이 서승구를 질투하기도 했다. 송지연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그의 곁에서 모든 것을 바치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송지연이 서승구와의 결혼식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안색이 험악하게 일그러진 서승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송지연, 너 지금 제정신이야?"

송지연은 서승구의 말을 무시한 채 단상 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손에 쥐었다. "결혼식장이 이렇게 예쁘게 꾸며졌는데, 결혼하지 않으면 너무 아깝잖아요."

그녀는 오향란을 돌아보며 조롱 섞인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오향란 씨, 차라리 그쪽이 이 결혼식장에서 결혼하는 게 어때요? 마침 내가 버린 남자를 좋아하는 그쪽에게 딱 어울리는 결혼식장인 것 같네요. 오향란 씨와 나의 전 약혼자, 두 연놈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길 바랄게요!"

"너!"

순식간에 안색이 험악하게 일그러진 오향란이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연 언니, 어떻게 그런 악독한 말을 할 수 있어요? 저와 승구 오빠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서승구는 바로 오향란을 품에 안고 송지연을 노려봤다. "송지연! 향란이는 우울증을 앓고 있어! 말조심해!"

그동안 서승구는 오향란의 우울증을 구실로 삼아 송지연이 그녀의 잘못을 수없이 용서하고 봐주도록 강요해왔다.

그렇게 오향란을 용서하고 또 용서하다 보니, 결국 오향란은 그녀의 신장을 요구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신장을 적출 당하던 순간의 극심한 고통을 떠올린 송지연은 당장이라도 칼을 들어 오향란과 서승구에게 똑같은 고통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두 사람을 바로 죽이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다. 그녀는 언젠가 두 사람에게 고통이 무엇인지 똑똑히 깨닫게 해주리라 마음먹었다.

송지연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혼식장을 떠나자, 서승구가 그녀의 뒤에서 목청껏 외쳐댔다.

"송지연, 지금 이 결혼식장을 떠나면 우린 영원히 끝이야!"

그러나 송지연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결혼식장을 빠져 나온 송지연은 바로 고려 호텔로 향했다.

전생에 부성우는 바로 이 고려 호텔에서 누군가가 탄 최음제를 마신 뒤, 호텔을 빠져 나오다가 입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던 것이다.

<부씨 그룹 후계자 길거리에서 쓰러져, 마약 흡입 의심> 이 뉴스는 사흘 밤낮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결국 부씨 그룹의 주가는 폭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생만큼은, 부성우가 누군가의 함정에 빠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송지연은 굳게 다짐했다.

잠시 후 그녀는 고려 호텔에 도착해 기억을 더듬어 609호실로 향했다.

과연, 609호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눈매가 좁고 콧날이 오뚝하며 턱선이 날카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잘생기다 못해 요염하기까지 한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앞에 선 남자는 얼굴에 붉은 기가 가득 올라와 있었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송지연은 남자의 앞에 쪼그려 앉아 손을 내밀었다. "부 대표님, 도움이 필요하세요?"

부성우는 고개를 들어 송지연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눈에 가득 찬 욕망을 드러냈다. "송, 송지연?"

그러자 송지연은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부성우가 나를 알아봤어. 설마 이때부터 나를 좋아하게 된 걸까?'

부성우의 눈에 욕망과 갈망이 가득 차 올랐다.

송지연이 반응하기도 전에, 힘 있는 손이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당겨 방 안으로 끌어들였다.

위스키와 함께 은은한 소나무 향이 섞인 남성의 체취가 송지연의 코끝을 가득 메웠다.

송지연의 몸을 덮친 부성우의 눈에 욕망이 가득 차 오르더니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채, 거친 숨을 내쉬었다.

"송지연, 네가 먼저 내게 다가온 거야."

송지연은 그의 몸을 덮치고 붉은 입술로 그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 "부 대표님, 제가 먼저 다가왔는데, 받아주실 수 있겠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성우의 얇은 입술이 송지연의 입술에 닿았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반복해서 탐하더니, 그녀의 혀를 감싸 안았다.

부성우의 손이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흐음…"

송지연은 참지 못하고 신음 소리를 내뱉었고, 눈동자 역시 욕망으로 가득 차올랐다.

부성우는 그녀의 목선을 따라 입을 맞추더니 가슴을 탐하기 시작했고 송지연의 허벅지를 잡아 자신의 허리에 감게 한 뒤, 그녀를 침대로 안아 올렸다.

송지연은 부드러운 침대에 몸을 맡겼고, 부성우의 굳은살이 배인 손은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부성우는 송지연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넣고 그녀의 귓불을 부드럽게 깨물었다. 그리고 허리를 들어 올리자 두 사람의 몸이 하나로 섞였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여자의 교태 어린 신음 소리가 호텔 방에 울려 퍼졌고, 공기 중에는 음탕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욕망이 극에 달했을 때, 부성우는 송지연의 귓가에 얼굴을 대고 그녀의 이름을 반복해서 불렀다.

마치 그녀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으려는 듯이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송지연은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격렬한 통증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옆에 누운 남자는 아직 깊이 잠들어 있었다. 송지연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날카로운 윤곽을 따라 천천히 더듬어 보았다.

'너무 잘생겼다…'

'대체 나는 왜 서승구 같은 쓰레기에게 눈이 멀었던 걸까?'

옷을 갈아입은 송지연은 부성우를 잠시 바라보더니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방을 나섰다.

그녀가 방을 나서자마자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가 눈을 번쩍 뜨고 얇은 입술을 열었다.

"송지연! 네가 먼저 나를 건드린 거야."

계속 읽으시겠어요?

이어서 읽으면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이어서 읽기

챕터 목록

총 395장

  1. 1장제1화 그녀의 신장을 적출하다
  2. 2장제2화 이 결혼은 무효야
  3. 3장제3화 자신의 것을 되찾다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