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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남씨 형제들의 표정을 본 소한별은 너무 웃겨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지만 꾹 참고, 상처 받은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가정부는 소한별을 방으로 안내했다. 그 방은 남씨 어르신이 특별히 준비한 것으로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기는 러블리한 푸른색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드레스룸은 명품 가방과 옷, 악세사리들로 가득했다. 그녀를 위해 얼마나 신경써서 준비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래층에 앉아 있던 네 형제의 귀에 또다시 소한별의 감탄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이 방, 진짜 넓고 예뻐요!"

"여기 있는 옷이랑 가방, 장신구들 전부 다 제 거예요?"

네 사람의 표정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때, 남재윤이 불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리 중에는 내가 제일 잘생겼잖아. 설마 쟤가 날 고르는 건 아니겠지? 잘생긴 게 불리할 때도 있네."

"우리 중에 네가 제일 잘생겼다고? 양심 없냐?"

저녁 식사 자리, 식탁에는 역시나 소한별과 네 형제 밖에 없었다.

남씨 부부와 어르신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녔고, 집안의 실권자이자 남씨 그룹 대표인 장남은 회사에 붙어 있었다. 나머지 네 형제도 평소에는 각자의 집에서 지냈다. 하지만 며칠 전, 소한별이 집에 오면 반드시 본가에 들어와서 살아야 한다고 어르신이 명령을 내렸다.

빨간색 꽃 무늬 옷을 입고 내려오는 소한별의 모습에 넷은 눈이 썩어 버릴 것 같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인 남수호는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소한별, 위층에 옷도 많은데 다른 걸로 갈아입는 게 어때?"

소한별은 제 옷을 내려다보더니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이 옷 예쁘지 않아요?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 주신 건데."

네 사람은 또다시 말문이 막혔다.

요즘 세상에도 옷을 직접 만들어 입는 사람이 있다니... 덕분에 별걸 다 알게 됐다.

"됐어, 촌뜨기야. 똑똑히 들어. 우리 넷 중 누구도 너랑 약혼할 생각이 없고, 큰형은 널 거들떠보지 않을 거야. 눈치가 있으면 알아서 떠나." 입을 연 사람은 남승우였는데, 그는 남씨 형제들 중 가장 독설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 말을 들은 소한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하지만 할아버지한테는 뭐라고 말씀드리죠?"

"넌 그냥 우리 집 돈을 보고 온 거잖아. 말해 두는데, 여기 눌러 앉아 봤자 좋은 꼴은 못 봐."

소한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밥만 먹었다. 가뜩이나 못생긴 얼굴로 울상까지 짓고 있으니, 네 형제는 밥맛이 뚝 떨어졌고 아예 그녀와 대화할 기분조차 들지 않았다.

그들이 식탁을 떠나자 소한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맛있게 식사를 즐겼다. 남씨 집안의 음식은 맛이 좋았고 그녀의 입맛에 딱 맞았다.

'내 작전이 완벽하게 먹혀 들어갔어. 남씨 집안에는 날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일 년 뒤에 서로 다시는 보지 말자, 이것들아.'

소한별이 방으로 돌아왔을 때, 침대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문자가 도착한 것이다.

[대장, A시에 도착했어? 어때?] [남씨 집안 놈들이 대장을 괴롭히진 않았지?]

문자를 읽은 소한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 놈들이 날 괴롭힐 수 있을 것 같아?]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역시 대장이야, 하지만 남씨 집안 놈들은 만만한 놈이 없어. 특히 남지훈이 속이 깊은 놈이야. 대장, 그 자식만큼은 꼭 조심해야 해.]

소한별은 눈을 깜박였다. '남지훈? 회의가 있어 회사로 간 그 자식을 말하는 건가?' 아직 그를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어려서부터 두려움이라는 게 뭔지 모르고 자란 소한별은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소한별은 휴대폰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를 많이 가리는 소한별은 낯선 침대에서 잘 자지 못했다. 밤새 선잠을 자던 그녀는 새벽 네 시 쯤에, 목이 말라 눈을 떴다.

그녀는 이미 화장을 다 지운 상태였다. 한밤중에 마주칠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소한별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슬리퍼를 신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물을 마신 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드러누웠다.

불도 켜지 않은 채 침대에 누운 소한별은 어째서인지 침대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워 보니 전보다 훨씬 편안해진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방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이불을 들췄다. 잠귀가 밝은 소한별은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떴다.

그녀가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낮고 매력적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소한별은 완전히 당황했다. '뭐지? 남씨 가문 놈들 중에 감히 내 방에 쳐들어는 놈이 있어? 그것도 한밤중에?'

"그쪽이야말로 누구신데요? 한 밤중에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오다니, 너무 무례한 거 아니에요?"

불이 꺼져 있어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코웃음 소리와 함께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소한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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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58장

  1. 1장제1화 촌뜨기의 도시 구경
  2. 2장제2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3. 3장제3화 못생김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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