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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이혼해요
깊은 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송지윤의 머리카락이 아직도 반쯤 젖어 있었다. "오셨어요?"
고서준은 현관문 앞에 서서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채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송지윤은 옷깃을 꼭 움켜쥐고 입을 열었다.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요..."
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서준이 송지윤의 턱을 세게 움켜쥐더니 그녀의 고개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
왼쪽 눈썹에서부터 광대뼈까지 길게 이어진 흉터가 조명 아래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마치 구불구불한 지네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흉측하게 자리 잡은 것 같았다.
"할 말이 있다고?" 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송지윤, 언제부터 내 앞에서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지?"
"난 그런 적 없어요..."
고서준이 그녀의 손목을 세게 움켜잡고 힘껏 끌어당기자 그녀는 휘청거리며 그의 품에 안겼다.
다른 손으로 그녀의 잠옷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기자 단추가 떨어졌다.
송지윤은 무의식적으로 그의 가슴을 밀치며 말했다. "저리 가요."
"또 뭐 하려는 거지?" 고서준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비웃음이 가득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값싼 물건을 보는 것 같았다.
"날 이렇게 급하게 부른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니었어? 매달 한 번씩 잠자리를 갖는 건 네가 먼저 요구한 거잖아?"
송지윤은 그 말에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고서준의 눈에 자신과의 잠자리는 그저 의무적인 일에 불과했던 것이다.
송지윤은 3년 동안 그를 위해 몸을 낮추고 모든 것을 바쳤지만, 그의 사랑은 조금도 얻지 못했다.
이제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고서준 씨, 우리 이혼해요."
고서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말해 봐."
송지윤은 이번엔 더욱 또렷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하자고요."
그러나 고서준은 귀찮다는 듯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 송지윤,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지?"
"진심이에요. 당신의 첫사랑이 돌아왔으니, 내가 당신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줄게요."
고서준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그녀를 향해 차가운 경고를 던졌다.
"송지윤, 적당히 하는 게 좋을 거야. 이 집 문턱도 넘지 못하는 네가 이혼하면 어디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송지윤의 가슴을 찔렀다.
그렇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송지윤은 고서준이 황금 새장에 가둬 기르는 못생긴 새에 불과했다.
사회생활도, 직업도, 수입도 없는 그녀는 고서준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송지윤은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내 일이에요.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고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응시했다.
3년 동안, 이 여자는 그의 앞에서 항상 온순하고 비굴한 모습만 보였다.
오늘처럼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송지윤, 밀당도 적당히 해야지. 너무 지나치잖아."
송지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고서준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바로 전화를 받았다. "청미야, 무슨 일이야?"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에 그는 바로 대답했다. "무서워하지 마. 내가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는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고서준은 송지윤이 자신을 떠나지 못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항상 그래왔으니까 말이다.
"쾅!"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침실에는 송지윤 혼자 남았다.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더니 모르는 번호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 사람이 또 날 보러 왔어.]
메시지와 함께 고서준의 옆모습이 찍힌 사진이 전송되었다.
사진 속 그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져 있었고, 눈빛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고서준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다니.'
곧바로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집 밖에 기자가 따라붙은 것 같다고 말했더니 바로 달려왔어. 날 많이 걱정하는 것 같아.]
[아, 맞다. 오늘 그 사람이 <천사의 심장>을 경매에서 낙찰 받아 내게 선물했어.]
[너에게도 장신구를 선물하라고 했지만, 넌 필요 없을 거라고 하더라.]
[하긴, 아무리 아름다운 장신구라도 너의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겠지. 아쉽네.]
[송지윤, 넌 고서준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사람일 뿐이야. 고서준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니까.]
메시지 하나하나가 그들의 배신에 대한 증거였다.
그녀는 3년 동안 자신에게 차갑게 대했던 고서준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이렇게 다정하고 섬세한 모습을 보일 줄은 전혀 몰랐다.
송지윤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답장을 보냈다.
[고서준 같은 중고 남자를 좋아한다면 네가 가져. 너희들은 하늘이 맺어준 한 쌍의 개자식들이야, 다른 사람을 해치지 말고 영원히 둘이 꼭 붙어있어.]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보낸 후, 그녀는 바로 그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
"고서준, 이제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끝이야."
다음 날.
송지윤은 침대 머리맡에 이혼 합의서를 남겨두었다.
그녀는 빈손으로 고씨 가문을 떠나기로 했다. 이혼을 결심한 이상, 깨끗하게 끝내고 싶었다.
그리고 작은 캐리어를 끌고 고씨 가문을 떠났다.
3년 동안, 그녀는 고서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이제 정말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그녀가 대문을 나서자마자, 한정판 롤스로이스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곧이어 차 문이 열리더니 긴 다리가 차에서 내렸다.
송지윤은 차에서 내린 사람을 확인하자마자 눈시울이 빨개졌다. "오빠, 나 이혼했어."
3년 동안 결혼 생활 속에서 참아 왔던 모든 억울함이 오빠를 마주한 순간 터져버렸다.
"지윤아, 자유의 몸이 된 걸 축하해." 곽시진은 그녀를 품에 안고 안타까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이제 너 자신으로 돌아올 때가 되었어. 집에 온 걸 환영해!"
송지윤은 사실 해성 곽씨 가문의 막내딸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성을 따랐고, 조 단위에 달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제 이혼했으니,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그녀는 곧바로 고씨 가문의 감시 시스템에 접속해 고씨 가문에서의 모든 흔적을 말끔히 삭제했다.
이제 더 이상 고 사모님은 없고, 앞으로 곽씨 가문의 큰 아가씨 송지윤만 있다.
챕터 목록
총 23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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