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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매를 맞다

빠르게 달리는 차 뒷자리에 앉은 지한성은 방금 건네 받은 서류를 살피고 있었다.

그의 목숨을 구한 여자의 이름은 심윤희.

심씨 가문도 한때 경성에서 꽤 잘나가는 재벌 가문이었다.

심윤희의 조부모인 심창국과 이선홍도 의료 분야에서 손꼽히는 거물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의 아들인 심명덕이 심씨 가문을 물려받았고, 머지않아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원도나와 결혼하고 심윤희를 낳았다.

그러나 심윤희가 한 살이 되던 해, 심씨 가문은 큰 변고를 맞았다.

갑자기 심각한 정신적 질병에 걸린 원도나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남은 시간 모두를 요양원에 갇혀 지내게 된 것이다.

같은 해, 심명덕은 원도나와 이혼하고 두 번째 부인 양운청을 맞이했다.

결혼한 지 6개월밖에 안 됐지만 양운청은 딸 심청연을 낳고, 이듬해에는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결국, 심씨 가문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 심윤희는 더욱 힘든 생활을 지내왔다.

힘든 생활이라...

서류를 아무렇게나 옆에 놓은 지한성이 상처 부위를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통증은 이미 마비되어 저릿한 느낌이 전해졌다.

"대표님,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조수석에 앉은 그의 비서 정문탁이 뒤를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고개를 끄덕인 지한성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두 눈을 꼭 감았다.

그가 기습을 당했다는 소식이 이미 지씨 가문까지 전해졌을 것이다. 지금 돌아가지 않는다면, 지씨 가문에도 큰 혼란이 일겠지.

다음 날 오후, 검은색 옷으로 무장하고 마스크와 모자까지 푹 눌러쓴 심윤희가 다시 골목에 나타났다.

어젯밤에 치료했던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으니 치료비를 받아야 할 시간이었다.

골목에 들어선 지 얼마 안 된 심윤희가 갑자기 자리에 걸음을 멈춰 섰다.

오늘따라 골목길이 더 조용한 것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떠나려고 할 때, 골목 입구에서부터 일찌감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에게 길을 막혔다.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심윤희의 아버지 심명덕이었다.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빠르게 나타나 그녀를 에워싸자 심명덕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몇 달 동안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여기가 집보다 지내기 편해?"

"아니요. 이 허름한 곳이 어떻게 아버지 집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심윤희는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반박했다.

단지 그곳은 그녀의 집이 아닐 뿐.

"잘 됐구나. 그럼 이제 집에 가야지."

심명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심윤희의 곁에 선 경호원이 그녀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

그 시각, 모퉁이에 몸을 숨긴 누군가가 주의 깊게 그들의 행동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심명덕과 그의 경호원들이 떠난 후, 모퉁이에 숨은 사람은 빠르게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다.

메시지를 확인한 정문탁은 곧바로 지한성에게 보고했다.

"대표님, 저희도 조치를 취할까요?"

정문탁의 목소리가 조금은 걱정스럽게 내려앉았다. 심명덕과 그의 경호원이 좋은 의도로 심윤희를 데려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한성은 그저 담담하게 답했다. "조금 더 지켜봐."

"알겠습니다." 정문탁은 빠르게 대답하며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심씨 저택에 돌아온 심윤희는 사당에 버려지듯이 내팽개쳐졌다.

"무릎 꿇어!" 심명덕은 무자비하게 그녀에게 무릎을 꿇도록 지시했다.

차가운 바닥에 강제로 무릎을 꿇은 심윤희의 마스크와 모자가 바닥에 떨어지자 반항적인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심명덕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추궁하듯이 물었다. "너 나 몰래 병원 놀이라도 시작한 거야?"

"그런 적 없어요." 심윤희는 단호한 태도로 심명덕의 말을 반박했다.

"짝!" 채찍이 살점을 때리는 날카로운 소리가 저택에 울려 퍼졌고, 심윤희를 제외한 심씨 자녀들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정작 채찍을 맞은 당사자인 심윤희는 그저 담담한 얼굴에 입술을 꼭 깨물고 신음 한 번 내지 않는 것이다.

"고작 너 따위가 날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또다시 채찍을 휘두른 심명덕이 차갑게 호통쳤다.

"네가 나 몰래 의학 공부를 한 것도 모자라 환자까지 치료했다는 소문이 내 귀에까지 들어왔어. 심윤희, 아직도 아니라고 잡아떼는 거야?"

심윤희의 안색이 이미 하얗게 질렸지만, 목소리와 태도는 더욱 단호했다. "왜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해야 하나요?"

"그래? 그럼 내가 거짓 정보를 입수했다는 거야?"

심명덕은 다시 채찍을 휘두르자 심윤희는 소매 밑으로 주먹을 더욱 단단하게 움켜쥐었다.

"아버지가 어디서 소식을 입수했는지 모르겠지만, 전 의학을 공부한 적도 환자를 치료해 준 적도 없어요. 제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소식을 입수한 사람을 이곳에 불러 삼자대면을 하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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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280장

  1. 1장제1화 귀인의 목숨을 구하다
  2. 2장제2화 매를 맞다
  3. 3장제3화 불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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