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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엄마 병위

웨딩숍 밖, 심유진은 맨발로 차갑고 거친 바닥을 밟고 섰다.

늦은 밤 바람이 얇은 원피스 자락을 휘날리며 몸의 마지막 온기마저 앗아갔다.

그녀는 택시를 잡지 않고 그저 걷기만 했다.

화려한 상업 거리에서 조용한 주택가까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밑의 돌멩이가 그녀의 발을 찔렀고, 통증이 선명하게 전해졌다.

하지만 가슴의 통증에 비하면 만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드디어 그녀가 5년 동안 살았던 저택 앞에 도착했다.

지문 인식이 성공하자 문이 '띠리릭' 소리를 내며 열렸다.

안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따뜻한 불빛도,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다.

불을 켠 그녀가 현관에 서서 한때 '집'이라고 불렀던 곳을 둘러보았다.

모든 곳에 고경환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거실에 그가 자주 앉는 소파, 레스토랑에서 그를 위해 특별히 산 커피 머신, 서재에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책상...

그리고 벽에 걸린 커다란 단체 사진.

사진 속의 그녀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고, 눈빛은 빛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 그 빛은 사라졌다.

심유진은 사진이 걸린 벽으로 다가가 발끝을 세우고 힘껏 액자를 떼어냈다.

'쾅!'

액자가 그녀의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리가 깨지며 사방으로 튀었다.

그녀는 사진 속 반으로 갈라진 웃는 얼굴을 오랫동안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유리 조각을 집어 사진을 찢었다.

날카로운 모서리가 그녀의 손가락을 베었고, 피가 사진에 떨어져 고경환의 얼굴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저 깨진 유리와 핏자국 사이에서 자신의 반쪽 사진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리고 사진을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모든 일을 마친 그녀는 2층으로 올라가 침실로 들어갔다.

심유진은 자신의 물건을 하나씩 정리하며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대학교에서 웨딩드레스까지, 7년의 사랑과 7년의 헌신이었다.

어린 시절의 달콤한 썸과 생사를 오가는 순간에도 곁을 지켰다.

그녀는 두 사람이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웃음거리일 뿐이다.

갑자기,

날카로운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심유진이 전화를 받자, 절친 임채원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아! 큰일 났어... 고씨 가문에서 네 엄마를 특수 병실에서 옮겼대. 약도 끊어버렸다고 했어. 이대로 두면 아주머니가 죽을지도 몰라!"

'띠잉-'

심유진의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손에서 미끄러진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

몇 초간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갑자기 차 키를 움켜쥐고 차고로 달려갔다.

"엄마... 엄마 조금만 기다려, 내가 지금 갈게..."

차가 병원으로 향하는 도로를 빠르게 달렸다.

심유진은 운전대를 잡은 손이 심하게 떨렸고,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가득했다.

'고경환!

네가 어떻게 감히!

세상에 유일한 가족인 엄마한테...'

그녀가 그를 구하기 위해 수술 칼을 잡을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는 눈시울이 빨개진 얼굴로 그녀를 끌어안고 몇 번이나 약속했었다.

"유진아, 이제 네 엄마는 내 엄마야. 내가 평생 책임지고 돌볼게."

"두려워하지 마, 유진아. 내가 있는 한 아주머니는 절대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고씨 가문 최고의 의료 자원을 아주머니를 위해 남겨둘게."

"아주머니가 깨어나면 집으로 모셔올 거야. 최고의 의료진을 고용해서 아주머니를 돌보게 할게."

"유진아, 날 믿어."

그녀는 몇 년 동안 그를 전적으로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그녀의 눈앞에서 다른 여자와 친밀하게 지내는 그의 모습과, 그녀의 엄마의 목숨으로 그녀를 협박하는 것이었다.

'삐익-'

귀를 찢는 경적 소리가 왼쪽 뒤에서 들려왔다.

심유진이 운전대를 세게 꺾자 타이어와 바닥이 마찰하며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쾅!'

차가 도로 옆 난간에 세게 부딪혔다.

에어백이 순식간에 터져나왔다.

동시에,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심유진의 엄마의 생명 모니터에서 마지막 소리가 길게 울렸다.

'띠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같은 시각,

고경환은 울다 지친 강세희를 별장 객실에 데려다 놓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

서재 창가에 선 그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마음은 초조했지만 승리는 이미 확정된 것 같았다.

집사가 문을 노크하고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도련님, 병원에서 도련님의 지시대로 심유진 씨 어머니의 약을 끊었습니다. 의사가 말하길, 약을 48시간 이상 끊으면..."

고경환은 손을 들어 집사의 말을 끊었다. "알았어."

뒤로 돌아선 그의 얼굴에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차가움만 남았다.

"심유진은? 돌아왔어?"

"심유진 씨의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사람을 보내 찾아볼까요?"

"필요 없어." 고경환의 입가에 확신에 찬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걔가 어디에 가겠어? 쓸모없는 친구들을 찾아가 하소연하겠지."

그는 책상 앞으로 다가가 서랍을 열고 새 혼전 계약서를 꺼냈다.

계약서에는 조항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걔가 모든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도 약을 구할 수 없을 때..." 그가 계약서를 책상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본인의 엄마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고경환, 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집사가 고개를 숙였다. "만약 심유진 씨가 약을 구하러 오면요?"

고경환이 잠시 멈칫하더니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번졌다.

"유진에게 전해."

"엄마를 살리고 싶으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세희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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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목록

총 155장

  1. 1장제1화 세희가 임신한 아이, 내 아이야
  2. 2장제2화 엄마 병위
  3. 3장제3화 폭군 육서준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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